천만 영화 <암살>과 <베테랑> 두 편의 흥행 질주 속에서도 다큐멘터리 <위로공단>과 저예산 독립영화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가 눈에 띄는 선전을 펼치고 있다. 독립영화가 상업적 영화에 비해 객관적으로 상영 여건이 매우 불리한 현실을 감안할 때 더욱 고무적이다.

저예산 독립영화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가 4만 관객을 넘어서며 5만을 향한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또 다큐멘터리 <위로공단>도 6일 1만 관객을 넘어셨다.

천만 영화에 비하면 미미한 기록으로 보일 수 있지만, 평균 하루 20회 안팎으로 교차 상영되는 조건을 생각하면 쉽지 않은 수치다. 저예산 독립영화, 특히 다큐멘터리 분야에 있어서 상징적인 흥행 기준은 1만이다.

두 작품은 각각 물질주의적 사회에 소외된 서민들의 삶의 모습(<성실한 나라의 앨리스>)과 험난한 여정을 이어오고 있는 여성노동운동의 역사(<위로공단>)를 그린 사회성 짙은 작품들이다. 지난 8월 13일 함께 개봉했다.

[5만 향해 질주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지난해 독립영화 기록 넘어서나

 앞치마의 피 때문에 심의가 반려됐던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19금 포스터

앞치마의 피 때문에 심의가 반려됐던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19금 포스터 ⓒ CGV아트하우스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는 한국영화아카데미 장편과정 영화연출 7기 안국진 감독의 데뷔작으로, 코믹잔혹극을 표방하고 있다. 성실하게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힘들게 살아야 하는 사회구조적 문제를 역설적인 상황으로 잔인하면서도 재밌게 버무려냈다. 2억 원이라는 저예산으로 제작됐으며, 지난 5월 전주국제영화제에서 한국경쟁 대상을 수상했고, 북미 밴쿠버영화제에도 초청받는 등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다.

특히 출연료 없이 주연에 나선 이정현의 연기가 평단과 관객들로 큰 호평을 받으며 흥행에 주요 역할을 하고 있다. 극중 '수남'의 역할을 맡은 이정현은 독특한 매력의 캐릭터를 특유의 에너지로 밀도 있게 표현해 영화에 힘을 실었다. 개봉을 앞둔 상태에서 이정현이 피가 잔뜩 뭍은 대걸레와 앞치마를 두루고 있는 포스터가 잔인하다며 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심의 반려 처분을 받기도 했다.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는 개봉 3일째인 지난달 15일 1만 관객을 돌파한 데 이어 19일째인 지난달 31일 4만 관객을 넘어섰다. 6일 현재 누적 관객 42,414명으로, 지난해 대작 상업영화들 사이에서도 독립영화의 자존심을 지켜낸 <족구왕>의 관객수 45,743명에 다가서고 있다.

[1만 돌파 <위로공단>] '퐁당퐁당' 상영 상황에도 분투중

 위로공단 포스터

위로공단 포스터 ⓒ 엣나인필름


<위로공단>은 베니스비엔날레 수상 소식으로 개봉 전부터 주목을 받아 왔다. 임흥순 감독은 70년대부터 이어오는 한국여성들의 노동운동사를 실험적인 영상을 곁들여 특징적으로 담아냈다.

70~80년대 구로공단 민주노조의 중심에 있었던 원풍모방과 동일방직의 투쟁 후일담, 85년 구로동맹파업의 중심이었던 대우어패럴 노동자들이 이야기, 90년대~2000년대로 이어지는 기륭전자와 삼성반도체 산재 피해자, 부산 한진중공업 등 여성 노동자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박정희의 개발독재가 남긴 부정적 폐해가 국내뿐만 아니라 캄보디아로까지 퍼져나가 있음을 알려주는 영화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첫 공개됐고, 영화 뿐 아니라 미술 분야에서도 관심을 받고있는 독특한 다큐멘터리다. 개봉 이후 평균 20~30개 안팎의 스크린에서 주로 '퐁당퐁당'(교차상영)으로 하루 30회 안팎 정도 밖에 상영되지 않는 상황에서도 개봉 25일 만에 1만을 넘어섰다.

위로공단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이정현 안국진 임흥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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