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한화 감독. 사진은 지난 23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벌어진 KIA 타이거즈와 한화 이글스와 경기 당시 모습.

김성근 한화 감독. 사진은 지난 23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벌어진 KIA 타이거즈와 한화 이글스와 경기 당시 모습. ⓒ 연합뉴스


프로야구 순위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팀당 정규 시즌 경기는 이제 30여 경기밖에 남지 않았지만 각 팀의 순위 경쟁은 윤곽이 드러나기는커녕 더욱 오리무중으로 치닫고 있다.

표면적으로 지난주 7위 롯데와 8위 SK가 자리를 바꾼 것을 제외하고 순위 판도에 큰 변화는 없었지만 실제로는 팀 간 격차가 좁혀지며 다시금 혼전의 불씨를 남겼다. 1위 삼성이 꾸준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2위 NC가 파죽의 5연승을 달리며 다시 격차를 2.5 게임으로 좁히고 삼성의 독주체제를 양강 체제로 바꿔놨다. 4위 넥센은 3연패에 빠지며 5위 기아에게 3게임 차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5위 경쟁 판도 어떻게 흘러갈까

최대의 격전지는 여전히 5위 경쟁이다. 10개 구단 체제로 바뀐 올해 와일드카드 제도의 도입으로 가을야구 티켓이 5장까지 늘어나면서 중위권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지난주 기아가 SK(2승)-한화(1승 1패)와의 맞대결에서 3승 2패로 선방하며 일단 5위 자리를 지키는 데 성공했지만 여전히 1.5게임 차에 불과하다.

여기에 SK가 최근 주춤하고 있지만 롯데가 지난주 4승 2패의 상승세를 바탕으로 5강 경쟁의 불씨를 다시 지폈다. 5위부터 8위까지의 격차는 3.5게임으로 아직 LG와 KT를 제외한 모든 팀에게 가을잔치의 가능성은 열려있는 상황이다.

이번 주 순위 판도의 가장 큰 변수는 역시 한화와 롯데의 행보에 달려있다. 지난주 7연패의 수렁에서 간신히 벗어난 한화는 이번 주 숨 돌릴 틈도 없이 리그 1~3위팀(삼성-NC-두산)을 순서대로 2연전씩 격돌하는 지옥의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롯데 역시 2~4위팀(두산-넥센-NC)와의 맞대결이 기다리고 있다. 1위에서 5위 경쟁까지 한화와 롯데의 선방 여부에 따라 순위권 전체가 요동칠 수도 있다.

한화는 선두 삼성에게만 상대 전적에서 7승 6패로 근소하게 앞서고 있지만, NC(4승 7패)와 두산(4승 6패)에게는 모두 열세다. 한화는 지난주 7연패를 당하는 동안 삼성-NC에게 2연전 싹쓸이 패배가 포함돼있다.

무엇보다 한화는 최근 흔들리고 있는 마운드가 얼마나 버텨줄 지가 관건이다. 에스밀 로저스와 미치 탈보트의 원투 펀치가 그나마 건재하지만 이들은 빨라도 27일(수요일) 넥센전 이후에나 등판이 가능하다. 이들이 등판하지 않는 남은 경기에서 송창식-안영명 등 토종 선발들의 분전이 절실하다.

또한 후반기들어 눈에 띄게 약해진 필승조의 구위 회복도 시급하다. 윤규진이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한화는 권혁-박정진-배영수 등으로 필승조를 재구성했지만, 여전히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화는 지난 일요일 기아전에서 중반 타선이 역전에 성공하고도 배영수-권혁의 필승조가 종반 대량실점을 허용하면서 뼈아픈 역전패를 당한 바 있다.

설상가상으로 롯데는 두산(4승 5패), 넥센(6승7패), NC(4승 9패) 등 상위권 팀들과의 상대 전적이 하나같이 좋지 않았다. 롯데는 최근 10경기에서 7승 3패(전체 2위)로 선방하는 동안, 타선의 폭발력에 기댄 바 컸다. 짐 아두치와 최준석, 손아섭, 정훈, 강민호 등으로 이어지는 불방망이 타선이 이번주에도 화력을 유지해주느냐가 관건이다.

다소 불안한 5위를 유지하고 있는 기아로서도 이번주 성적에 따라 중하위권과의 격차를 벌리느냐 뒤집히느냐의 분수령이다. 험난한 대진운을 앞두고 있는 한화와 롯데에 비교하면 이번주 일정은 분명 상대적으로 기아에 유리하다.

기아는 SK-kt를 상대로 원정 4연전을 치르고 홈으로 돌아와 넥센을 만나는 한 주 일정이다. 최근 하향세의 SK에게는 5연승 포함 상대 전적 7승 3패, kt에게도 9승 4패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

다만 벼랑 끝에 몰린 SK가 다음주부터 베스트 멤버들의 가세로 총력전을 예고하고 있는 것이 변수다. kt에는 전체 상대 전적에서는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최근 5번의 맞대결에 국한하면 오히려 1승 4패로 끌려갔다. 특히 주말에 격돌하게 될 넥센을 상대로는 4승 10패로 올시즌 상대 전적에서 가장 열세를 드러내고 있어서 설욕이 절실하다.

기아는 최근 투타 밸런스가 비교적 안정적인 데다 에반-김광수-윤석민의 필승조가 확실하게 자리를 잡으면서 뒷심이 좋아졌다. 후반기 들어 특급 신인 황대인과 대체선발 임준혁의 활약 등이 더해지며 기존 주전들의 공백을 잘 메우고 있다는 것도 호재다.

한편 SK는 가장 벼랑 끝에 몰려있다. 8월 승률이 6승 13패에 지난주 성적도 1승 6패에 그치며 극심한 역주행을 하고 있다. 지난주 7경기에서 고작 15점(경기당 2.1점)에 그친 답답한 공격력의 부활이 절실하다. 간판스타 최정의 선발 복귀와 선발진의 호투가 유일한 희망이다.

SK로서는 다음주 기아(3승 7패)와의 첫 2연전이 가을잔치의 희망을 이어갈 수 있는 분수령이다. 이후 상대 전적에서 앞서있는 하위권인 LG-kt(이상 8승 5패)을 잇달아 만나게 되어 마지막 희망을 걸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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