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3경기 연속 멀티히트... 타율 0.336 일본 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이대호가 26일 일본 미야기현 센다이의 코보 스타디움에서 열린 라쿠텐 골든이글스와의 원정경기에서 1회초 1사 2, 3루 때 1타점 중전 적시타를 치고 있다.
이대호는 이날 5타수 2안타 1타점으로 활약하며 지난 24일 세이부 라이온스전부터 이어온 멀티히트(1경기 2안타 이상) 행진을 3경기째로 이어갔다. 시즌 타율은 0.335에서 0.336(250타수 84안타)으로 올랐다.

▲ 이대호, 3경기 연속 멀티히트... 타율 0.336 일본 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이대호가 26일 일본 미야기현 센다이의 코보 스타디움에서 열린 라쿠텐 골든이글스와의 원정경기에서 1회초 1사 2, 3루 때 1타점 중전 적시타를 치고 있다. 이대호는 이날 5타수 2안타 1타점으로 활약하며 지난 24일 세이부 라이온스전부터 이어온 멀티히트(1경기 2안타 이상) 행진을 3경기째로 이어갔다. 시즌 타율은 0.335에서 0.336(250타수 84안타)으로 올랐다. ⓒ 연합뉴스


'빅 보이' 이대호(소프트뱅크 호크스)의 맹타가 좀처럼 식을 줄 모른다. 이대호는 지난 26일 일본 코보 스타디움 미야기에서 열린 일본 프로야구 라쿠텐 골든이글스와의 경기에 5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 5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소프트뱅크는 이대호 활약 속 라쿠텐을 5-1로 제압, 2연승을 달렸다. 시즌 성적 42승 3무 25패로 퍼시픽리그 선두를 유지했다.

이대호는 지난 24, 25일 세이부전에서 2안타를 기록한 데 이어 3경기 연속 멀티히트 행진을 지속했다. 범위를 넓히면 지난 6월 11일 한신전 이후 11경기중 이대호가 안타를 친 7경기에서 모두 2안타 이상을 기록했다. 그야말로 쳤다하면 멀티히트다. 시즌 타율도 3할 3푼 6리까지 향상됐다.

완벽한 시즌 보내는 이대호, 여름보다 뜨거운 방망이

이대호는 올 시즌 현재까지,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을 만큼' 완벽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 현재 퍼시픽리그에서 타격 4위, 홈런 4위(17개), 최다안타 5위(84개), 타점 5위(49개), 출루율 6위(.406), 장타율 2위(.608) 등 사실상 각종 타격 주요부문에서 모두 상위권에 올라 일본 무대에서도 최정상급 타자로 인정받고 있다.

이대호의 일본 진출 이후 최고 시즌이었던 2012-2013년 오릭스 시절(24홈런 91타점)을 상회하는 페이스다. 이대호는 일본 진출 첫해이던 2012년 퍼시픽리그 타점왕에 올랐고, 2013년에는 타율 3할 3리로 일본진출 이후 가장 높은 타율을 기록한바 있다. 지금의 페이스라면 이대호는 일본 진출 이후 사상 첫 3할-30홈런-100타점 이상은 물론이고 홈런왕 등 개인 타이틀 수상도 노려볼 수 있다.

이대호의 현재 위상이 더욱 놀라운 것은, 불과 두 달 전만 해도 이대호가 '일본무대 데뷔 이후 최악의 위기'라고 할 정도로 극심한 슬럼프를 겪었기 때문이다. 이대호는 4월까지 치른 26경기에서 타율 0.22(195타수 21안타) 4홈런 11타점에 그쳤다. 이대호 이전에 일본무대에 진출한 모든 한국인 선수들이 한 번쯤 겪었던 고비가 마침내 이대호에게도 찾아온 듯했다.

하지만 4월 후반부터 서서히 정상궤도에 돌입하더니 5월 들어 23경기에서 타율 4할3푼9리(82타수 36안타) 8홈런 24타점라는 괴물 같은 활약을 펼치며 완전히 부활했다. 8홈런은 이대호의 일본 리그 월간 최다 홈런 타이기록이다. 장타율(0.829)과 출루율(0.505) 모두 퍼시픽리그 1위였다. 이대호는 5월의 선수로 꼽히며 일본 진출이후 4번째 월간 MVP를 수상했다.

6월 들어서 이대호가 대한 각 구단들의 집중견제가 더욱 심해졌지만 여전히 이대호는 6월타율 .370(73타수 27안타) 4홈런 14타점으로 제 몫을 다하고 있다.

흔들리지 않는 '강철' 멘탈, 위기마다 빛난다

지난 23일 세이부전에서 오심 논란으로 홈런 1개를 잃는 해프닝도 있었다. 당시 이대호는 3회 2사에서 좌측 펜스 안쪽 폴대를 맞고 담장을 넘기는 홈런 타구를 날렸으나 심판은 파울로 판정했다. <산케이스포츠> 등 일본 주요 스포츠 언론에서도 오심이라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공교롭게도 이승엽도 일본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활약하던 시절 2006년 지바 롯데 마린스와의 경기에서 3회 우월 투런 홈런을 터뜨렸으나 1루 주자였던 오제키 데쓰야의 누의공과가 선언돼 홈런이 무효 처리되는 황당한 사태를 겪었다. 이후 이승엽은 페이스가 다소 흔들리며 부상까지 겹쳐 고비를 겪기도 했다.

하지만 이대호는 흔들리지 않았다. 홈런을 빼앗긴 23일 경기에서 3타수 무안타에 그치며 다소 주춤했지만, 이후 3경기에서 연속 멀티히트를 기록할만큼 무서운 집중력을 과시하고 있다. 비록 홈런은 6경기 연속 뽑아내지 못하며 주춤한 상태지만 분위기에 휩쓸리지않고 금새 자신의 페이스를 찾아가는 회복력은 단연 독보적이라고 할수 있다.

이처럼 이대호가 일본무대에서도 성공을 이어갈수 있는 원동력은 바로 슬럼프나 외부 변수에 오래 휘둘리지않는 꾸준함이다. 이대호는 국내 프로야구 시절부터 풀타임 주전으로 자리잡은 2004년 이후 일시적인 슬럼프는 있었어도 한 시즌 자체를 망칠 정도로 부진하거나 장기부상에 시달린 시즌이 전무하다.

이대호는 2004년부터 한국무대에서 8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 이상을 기록했고 일본무대 시절까지 범위를 확장하면 12년 연속이다. 3할대 이상의 타율을 기록한 기록한 시즌만 7차례(한국 5회, 일본 2회)고, 2005년(.266) 이후로는 타율이 2할 8푼대 이하로 떨어진 경우가 전무하다. 그야말로 정교함과 선구안을 모두 겸비한 완벽한 타자(도루만 빼고)의 표본이라고 할만하다.

특히 일본무대는 집요한 현미경 야구와 외국인 선수들에 대한 텃세 등으로 메이저리그 출신 대형 타자들도 오래 버티기 쉽지 않은 곳이다. 이승엽, 이종범, 김태균 등 이대호 이전에도 일본무대에 진출한 한국 타자들이 통한 시즌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길어야 2~3년을 넘기지못하고 한계를 드러내곤 했다.

그처럼 녹록지않은 무대에서 이대호는 무려 4년째 부동의 주전이자 리그내에서도 손꼽히는 강타자로 인정받고 있다. 당장의 실력이나 재능도 중요하지만, 낯선 타지에서 외국인 '용병'으로 매순간 압박감을 극복할수 있는 배짱과 여유, 현지에 대한 적응력과 자기개발에 대한 끊임없는 의지 등, 국내에서보다 훨씬 강인한 '멘탈리티'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그리고 30대 중반을 향해가는 지금도 이대호는 기량이 녹슬기는커녕 오히려 역대 최고성적을 기대할 만큼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소속팀 소프트뱅크는 지난 시즌 우승팀이자 올해도 퍼시픽리그 1위를 질주하고 있다. 개인성적과 팀 공헌도 모두 흠잡을 데 없는 이대호는 일본에 진출한 역대 한국프로야구 출신 선수를 통틀어 최고의 성공사례이자, 앞으로 해외무대를 꿈꾸는 선수들에게 모범이 될 만한 존재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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