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 오월은 어린이날 우리들 세상.'

아이들만 자라는 것이 아니다. 프로야구 2군 리그인 퓨처스리그 또한 마찬가지다. 미래의 1군을 꿈꾸는 치열한 청춘들의 한판 승부가 지난 5일, 고양 국가대표야구 훈련장에서 열렸다. 고양 다이노스는 기아 타이거즈 2군과의 경기에서 투타의 완벽한 조화를 선보이며 5-1로 완승을 거뒀다.

고양 다이노스는 마낙길-김준완-박정준-조평호-윤병호-이창섭-강민국-김태진-정성민으로 타선을 꾸렸고, 선발 투수는 민성기였다. 이에 맞서는 기아 타이거즈 2군은 이호신-김민우-이종환-박진두-김주형-김원섭-박정우-백용환-최병언으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으며 마운드에는 문경찬이 선발 등판 했다.

고양이 5회 말 이창섭의 솔로포로 앞서 나가자, 곧바로 기아는 6회 초 박진두의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1타점 적시타를 날리며 만회했다. 팽팽히 맞선 6회 말 선두 타자로 들어선 마낙길은 문경찬의 공을 그대로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기는 결승 솔로 홈런을 쏘아 올렸다.

고양은 7회에도 기아의 실책에 편승해 1점을 추가, 살얼음판 리드를 지켜 나갔다. 이러한 팽팽한 경기 흐름을 일거에 뒤집은 선수는 고양 다이노스의 2루수 김태진이었다. 이창섭과 강민국이 연속 볼넷으로 잡은 찬스에서 김태진은 중견수 앞 안타를 날렸다. 이 타구에 기아의 중견수 이호신의 실책까지 겹치며 루상에 있던 모든 주자가 홈을 밟았다. 일거에 2득점, 승부의 추가 완전히 고양 쪽으로 기우는 순간이었다.

고양은 9회 초 몸이 덜 풀린 이혜천이 연속 볼넷을 허용하며 주자 1, 2루 위기 상황에서 박진우가 등판했다. 그는 기아의 8번 타자 백용환을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그대로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수훈선수 마낙길 "주루 플레이는 자신감이다"

마낙길           마낙길 선수가 경기가 끝난후 훈련을 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 마낙길 마낙길 선수가 경기가 끝난후 훈련을 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 강윤기


오늘 결승 홈런의 주인공 고양 다이노스의 리드오프(1번 타자) 마낙길을 경기가 끝난 후 만났다. 마낙길은 201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NC의 9라운드 86순위로 지명됐다. 비록 낮은 순번에 지명되어 실망 할 수도 있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대주자, 대수비로 경기를 나서던 그는 자신감 있는 플레이를 선보이며 김경문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다.

13시즌 24게임에 나가 29타수 9안타 타율 3할1푼을 기록하면서 도루도 2개나 성공했다. 빠른 발을 선보였으나 수비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이며 1군 게임에는 나서지 못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치른 스프링 캠프에서도 어깨 부상을 입고 귀국한 그였다.

마낙길은 "작년은 잔부상이 많았던 한 해였다"며 "선수들에게 부상은 가장 큰 적이다, 정말 힘들었다"고 말했다.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를 하는 그에게 있어 부상은 늘 가까이 있다.

마낙길의 야구 인생에서 가장 큰 고비는 대학 때였다. 경희대 재학 시절 어깨 수술과 뼛조각 제거 수술을 하고 나서 야구가 정말 하기 싫었단다. 당시 그에게 가장 큰 힘이 되어준 사람은 박경식 경희대 코치였다. 흔들리던 마음을 다잡아준 박 코치 덕분에 프로에 오게 되었다며 머리를 긁적이는 마낙길 선수. 그는 자신을 끝까지 믿고 기대해주는 사람이 있다고 말했다.

"이제 곧 어버이날이기도 하지만, 아버지라고 말하고 싶어요. 성적 보고 바로 문자 보내주시면서 내일은 더 잘할 거라고 응원해주세요. 시합 끝날 때마다 어디 다친 데는 없냐며 앞으로 야구할 날이 훨씬 더 많으니 항상 힘내자고 용기를 북돋아 주셔요."

효심 가득한 모습을 보이는 그에게, 야구는 어떤 것인지 궁금했다.

"노래 제목 같긴 한데 야구는 내 삶의 반인 것 같아요. 18년 동안 해왔으니까요. 전준호 코치님이 늘 말씀해 주시는 부분이 있어요. 주루플레이는 자신감이다. 자신 있게 뛰어라. 아웃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라. 저도 두려움 없이, 원 없이 제가 좋아하는 야구 한번 해보려 합니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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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KU, 스포츠 야구 전문기자 , 강윤기의 야구 터치 운영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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