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하게 웃는 김성근 한화 이글스 감독 김성근 한화 이글스 감독이 28일 오후 대전 중구 한밭야구장에서 열린 감독 취임식에서 유니폼을 입고서 환하게 웃고 있다.

▲ 환하게 웃는 김성근 한화 이글스 감독 김성근 한화 이글스 감독이 지난 2014년 10월 28일 오후 대전 중구 한밭야구장에서 열린 감독 취임식에서 유니폼을 입고서 환하게 웃고 있다. ⓒ 연합뉴스


현역 시절 최고의 클러치 히터로 이름을 날리던 '야왕' 한대화. 그러나 그에게도 한화 감독은 버거운 자리였다. 통산 한국시리즈 10회 우승에 빛나는 '코끼리' 김응용 감독도 2년 동안 '탈꼴찌'라는 미션을 수행하지 못했다.

결국 한화 이글스는 지난 3년 간 KBO리그를 떠나 있던 '야신' 김성근 감독을 모셔왔다. 최근 6년 간 5번의 꼴찌를 기록한 한화에게 김성근 카드는 최선의 선택이라기 보단 '최후의 보루'나 다름없다. 만약 한화가 김성근 감독으로도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한다면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사실상 없어진다.

한화 선수들은 작년 마무리 캠프와 올해 스프링 캠프를 통해 '김성근식 지옥훈련'을 소화했다. 그럼에도 시범경기 성적은 신생구단 kt 위즈에게도 뒤진 최하위였다. 김성근 감독은 지난 23일에 열린 미디어 데이를 통해 "훈련을 시켜보니 왜 이 팀이 꼴찌인줄 알겠더라"며 자조 섞인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하지만 김성근 감독의 '엄살'은 4년 동안 세 번이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뤄냈던 SK 와이번스 시절에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김성근 감독은 쌍방울 레이더스 시절이던 1997년, 시범 경기에서 꼴찌를 한 후 정규리그에서 3위를 했다며 넌지시 자신감을 내비쳤다. 지난 7년 동안 '가을야구 가뭄'에 시달려온 한화팬들은 김성근 감독의 말을 믿고 있다.

[투수력] 1선발부터 4선발까지 모두 바꿨다

작년 시즌, 한화는 6.35의 팀 평균자책점으로 프로 원년의 삼미 슈퍼스타즈(6.23)를 제치고 역사적인 불명예 기록을 세웠다. 10승을 따낸 선발 투수는 물론이고 10세이브나 10홀드를 기록한 불펜 투수도 없었다.

이에 김성근 감독은 부임하자마자 마운드 강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고m 구단도 통 큰 투자로 김성근 감독의 부름에 응답했다. 먼저 수년째 실패를 거듭하고 있는 외국인 투수는 새 얼굴보다는 KBO리그에서 검증된 투수를 선택했다.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고 3년 연속 12승 이상을 기록한 좌완 쉐인 유먼과 2012년 삼성 라이온즈 소속으로 14승을 올렸던 우완 미치 탈보트는 올해도 충분히 두 자리 승수를 기대할 수 있는 투수다. 다만 유먼은 무릎, 탈보트는 팔꿈치 쪽에 고질적인 부상을 안고 있다는 점이 걱정이다.

2013년 137억 원을 쏟아 부어 이용규와 정근우를 영입했던 한화는 작년 FA시장에서는 투수 3명을 영입하기 위해 87억5000만 원을 투자했다. 배영수와 송은범은 선발 투수로, 권혁은 안정진 트리오(안영명·박정진·윤규진)와 함께 불펜의 중심으로 활약할 예정이다.

작년 시즌 한화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이태양은 올해 유창식과 5선발 경쟁을 벌인다. 이태양과 유창식 모두 투구내용에 기복이 심한 편이다. 먼저 안정감을 찾는 선수에게 더 많은 기회가 갈 전망이다.

불펜에서는 상대적으로 잠수함 투수가 부족한 편이다. 김성근 감독이 불혹의 임경완을 영입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기존의 중고유망주 정대훈과 허유강을 포함한 '잠수함 트리오' 중 1명이 필승조에 포함된다면 한화의 불펜운용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다.

[타선] 베일에 싸인 모건은 개막전부터 합류할 수 있을까

한화 타선의 자랑은 이용규와 정근우로 이어지는 국가대표 테이블세터다. 하지만 지난 스프링캠프에서 두 선수는 명암이 엇갈렸다. 어깨부상에서 회복한 이용규가 수비에 나설 수 있게 된 반면, 정근우는 턱 부상을 당하며 시범경기를 소화하지 못해 경기감각이 무디다.

이용규가 외야 한 자리를 지키며 테이블세터로 나선다면 한화의 공격력은 대폭 상승한다. 반면에 정근우가 개막전에서 2루 수비에 나설 수 없다면 한화의 공격력은 그만큼 반감될 수밖에 없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이용규와 정근우의 건강이다.

좌익수로 변신한 송광민은 시범경기에서 타율 .333 1홈런 5타점으로 선전했고 수비에서도 실책을 저지르지 않았다. 송광민이 정규리그에서도 좌익수로 나설 수 있다면 어깨와 무릎이 좋지 않은 최진행을 지명타자로 활용할 수 있다.

'앉아쏴' 조인성이 종아리 부상으로 이탈한 안방은 다행히 정범모가 팔꿈치 부상에서 돌아와 최악의 상황을 면했다. 1군 경험이 풍부한 정범모와 시범경기를 통해 강한 어깨를 과시한 신에 지성준이 선의의 경쟁을 한다면 조인성의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다.

내야 수비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유격수는 노장 권용관과 신예 강경학이 경쟁하고 있다. 김성근 감독은 우선 노련한 권용관을 주전으로 기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발목 부상에서 돌아온 한상훈이 언제든지 잠재적 경쟁상대로 떠오를 수 있다.

외국인 선수 나이저 모건은 올 시즌 한화 타선의 최대 변수다. 비록 시범경기조차 나오지 못했지만 김성근 감독은 시즌 개막을 3일 앞둔 지난 25일 모건을 1군으로 불렀다. 빅 리그 통산 타율 .282에 빛나는 모건이 중심타선에 합류한다면 한화 타선의 무게감은 몰라보게 달라질 수 있다.

[주목할 선수] 30홈런 목표 김태균, '김똑딱'은 이제 그만

 15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화-두산 경기. 2회초 2사 만루 한화 김태균이 3타점 안타를 치고 달리고 있다. 2012.5.15

지난 2012년 5월 15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화-두산 경기. 2회초 2사 만루 한화 김태균이 3타점 안타를 치고 달리고 있다. ⓒ 연합뉴스


한화의 간판타자 김태균은 지난 2012년부터 올해까지 15억 원의 연봉을 받으며 4년 연속 연봉킹의 자리를 지켰다. 2012년 타격왕에 올랐을 뿐만 아니라 2012년부터 3년 연속 출루율도 1위였다. 타율은 2013년의 .319가 가장 나쁜 기록이었다. 국내 최고의 오른손 타자로서 손색이 없는 성적이다.

하지만 김태균의 성적에는 어딘가 아쉬움이 남는다. 바로 상대적으로 부족한 홈런개수다. 프로 입단 후 9년 동안 6번이나 20개 이상의 홈런을 때려냈던 김태균은, 국내 복귀 후 3년 동안 한 번도 20홈런을 넘겨보지 못했다. 이는 분명 김태균의 이름에는 어울리지 않는 기록이다.

김성근 감독 역시 홈런을 치지 못하는 4번 타자가 성에 찰 리 없다 이에 김성근 감독은 김태균에게 올 시즌 타율 .330 30홈런 120타점이라는 숙제를 내줬다. 지난 3년의 성적을 보면 다소 버거워 보이긴 하지만, 김태균 정도 되는 수준의 선수라면 높은 목표를 가지고 시즌을 준비해야 한다는 뜻에서 내린 숙제다.

김태균은 스프링캠프 기간 동안 강도 높은 훈련을 통해 몸무게를 5kg이나 감량했다. 살이 빠지면서 데뷔 초기 '김미남' 시절의 미모(?)도 되찾아 가고 있다. 하지만 2015년 김태균이 진정으로 바라는 건 20대 시절의 외모가 아닌 그 시절의 넘치는 '파괴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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