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경남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2차전 NC다이노스와 LG트윈스의 경기가 LG의 4-2 승리로 끝났다. 경기를 마친 뒤 LG 선수들이 더그 아웃으로 들어오며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22일 경남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2차전 NC다이노스와 LG트윈스의 경기가 LG의 4-2 승리로 끝났다. 경기를 마친 뒤 LG 선수들이 더그 아웃으로 들어오며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 연합뉴스


"소개팅에서 만난 남자가 LG트윈스 팬이라면 적어도 그 사람이 바람을 피워서 헤어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라는 우스갯소리가 떠돈 적이 있다. LG의 팬이라는 건 10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라는 수모 속에서도 끝까지 지조를 지킨 '순애보'를 지닌 사람이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LG는 지난 2013년, 화려했던 '토토가 시절'을 그리워하며 암흑의 2000년대를 보낸 팬들에게 마침내 가을야구를 선물했다. 비록 플레이오프에서 아쉽게 탈락했지만, 한 많은 유광점퍼를 꺼내 입은 LG팬들에게 가을야구는 그 자체로 충분히 행복했다.

LG는 작년 시즌에도 꼴찌부터 차근차근 올라와 또 한 번 가을야구에 진출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준플레이오프에서는 NC다이노스를 제압하며 12년 만에 포스트시즌 시리즈 승리의 기쁨을 누리기도 했다. 하지만 플레이오프에서는 새로운 라이벌 넥센 히어로즈에게 패하며 2년 연속 한국시리즈 문턱에서 탈락했다.

LG는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며 명문팀의 이미지를 회복하고 있다. 이는 LG팬들도 이제 더 이상 가을야구 진출 정도로는 만족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과연 양상문 감독과 쌍둥이 군단의 선수들은 열광적인 팬들에게 13년 만에 한국시리즈 초대장을 선물할 수 있을까.

[투수력] 신구조화로 3년 연속 최강 불펜에 도전한다

에이스 역할을 해주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광속구 투수 레다메스 리즈가 무릎 부상으로 이탈했다. 새롭게 선발진에 합류한 코리 리오단과 에버렛 티포드도 14승을 합작하는 데 그쳤다. 한 마디로 작년 외국인 투수의 활약은 미미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LG는 작년 시즌 4.58의 팀 평균자책점(3위)으로 비교적 탄탄한 마운드 높이를 자랑했다. 국내에 몇 남지 않은 잠수함 선발 투수 우규민이 11승을 거두며 에이스 역할을 해줬고 류제국도 147.2이닝을 책임지며 9승을 보탰다.

올 시즌 LG는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에이스였던 루카스 하렐과 작년 KBO리그 승률왕 헨리 소사를 영입해 외국인 원투펀치를 구성했다. 고관절 수술로 초반 결장이 예상되던 우규민은 시범경기에 등판하며 양상문 감독의 걱정을 덜었다.

무릎 수술을 받은 류제국과 사회복무요원으로 입대한 신정락의 공백은 좌완 임지섭과 작년 시즌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1군에서 많은 경험을 쌓은 임정우가 맡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강속구를 던지는 2년 차 임지섭에게 거는 기대가 매우 크다.

사실 LG 마운드의 진정한 힘은 작년 불펜 평균자책점 1위(4.22)를 차지한 뒷문에 있다. 마무리 봉중근을 중심으로 신재웅, 유원상, 이동현으로 이어지는 필승조의 위력은 단연 10개 구단 최강이다. 여기에 정찬헌, 윤지웅, 최동환 등 '젊은 피'의 성장도 순조롭다.

올해 LG의 불펜에서는 매년 꾸준히 기회를 보장받으면서도 이렇다 할 활약을 하지 못했던 잠수함 투수 김선규의 활약 여부가 큰 관심거리다. 만약 김선규가 중간에서 제 역할을 해준다면 LG불펜은 부족했던 '마지막 퍼즐'을 완성하는 셈이다.

[타선] LG 노장 타자들의 시간은 거꾸로 흐른다

사실 LG 타선의 문제점은 매년 비슷하다. 바로 주전 선수들의 고령화다. 박용택, 이진영, 정성훈은 어느덧 30대 중반을 훌쩍 넘겼고 LG에서는 신진세력에 가까운 이병규(7번)와 김용의, 정의윤도 30대가 됐다. KBO리그 최고령 선수 이병규(9번)는 말할 것도 없다.

그럼에도 LG는 작년 시즌 4명의 3할 타자(정성훈, 박용택, 이진영, 이병규)를 배출했다. 모두 30세를 넘긴 선수들이었다. 철저한 자기관리와 꾸준한 훈련으로 수 년째 변함없는 기량을 유지하고 있는 LG의 노장들에게 나이를 들먹이는 것은 큰 실례가 될 것이다.

이 선수들은 올해도 LG의 상위타선에 배치될 예정이다. 특히 작년 시즌 66경기에 결장하며 부진을 면치 못했던 '적토마' 이병규가 시범경기에서 좋은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양상문 감독과 노찬엽 타격코치를 흐뭇하게 만들기 충분하다.

1번 타자로 배치될 오지환은 스프링캠프를 통해 타격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상당한 발전을 이뤄냈다. 작년 시즌 데뷔 후 최고의 성적을 올린 2루수 손주인과 키스톤 콤비를 형성하며 어떤 활약을 펼칠지 기대된다.

다만 100만 달러를 투자해서 영입한 외국인 선수 잭 한나한이 종아리 근육통으로 개막전 출전이 불투명해진 점은 LG에겐 큰 악재다. 물론 한나한이 빅리그 경험이 풍부한 거물급 선수인 것은 분명하지만 경기에 나올 수 없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주목할 선수] 최승준, 오랜 숙원을 풀어줄 우타 거포 유망주

한나한이 부상을 당하면서 작년 시즌 1루수로 변신했던 정성훈이 3루로 일시 복귀한다. 작년 2루수로 활약했던 김용의가 외야로 전향해 손주인의 3루 전향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공격력을 보장해 주는 3루수 요원은 정성훈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성훈이 3루로 이동하면 1루 자리에 다시 구멍이 생긴다. 두 명의 이병규 중 한 명이 1루수로 전향하는 방법도 있지만 양상문 감독의 의중에는 다른 선수가 자리잡고 있다. 프로 입단 후 9년 동안 1군 28경기 출전에 불과한 최승준이다.

인천 동산고 시절 류현진(LA다저스)과 호흡을 맞춘 포수였던 최승준은 2013년부터 1루수로 전향해 작년 퓨처스리그에서 홈런 2위(20개)를 차지하며 주목을 받았다. 최승준은 시범경기에서도 탁월한 장타력과 날렵한 수비력을 과시하며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의외로 선구안이 뛰어나다는 점도 최승준의 또 다른 경쟁무기다.

최승준이 1루수 혹은 지명타자로 자리를 잡아 하위타선에서 장타를 터트려 준다면 좌타 일색의 LG는 그야말로 천군만마를 얻게 되는 셈이다. '우타 거포'는 지난 십 수 년 동안 풀지 못한 LG의 오랜 숙원이기 때문이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KBO리그 전력분석 LG트윈스 양상문 감독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