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ITAIN SOCCER ENGLISH PREMIER LEAGUE Swansea City's Korean midfielder Ki Sung-Yueng (L) is congratulated by his team mates after he scored during the English Premier League soccer match played between Swansea City AFC and Manchester United FC at the Liberty Stadium in Swansea, Britain, 21 February 2015.

▲ 영국 프리미어 리그 스완지 시티의 미드필터 기성용이 지난 21일(현지시각), 리버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리미어 리그 스완지 시티 AFC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 사이의 경기에서 골을 넣은 후 팀 동료들로부터 축하를 ㅂ다고 있다. ⓒ 연합뉴스/EPA


'국가대표 캡틴' 기성용의 주가가 날로 치솟고 있다. 기성용은 22일(한국시간) 웨일스 스완지 리버티 스타디움서 열린 2014-201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6라운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홈경기서 눈부신 활약을 펼치며 팀의 2-1 역전승을 이끌었다.

기성용은 0-1로 뒤지던 전반 30분, 왼쪽 측면에서 크로스를 이어받아 감각적인 왼발 슈팅으로 귀중한 동점골을 뽑아냈다. 기성용의 올 시즌 리그 5호골이었다. 1-1로 팽팽하던 후반 28분, 바페팀비 고미스의 역전 결승골로 이어진 존조 셸비의 중거리슈팅 역시 기성용의 패스에서부터 시작됐다.

스완지로서는 역사적인 날이었다. EPL 최고 명문으로 꼽히는 맨유를 상대로 시즌 더블(홈-어웨이 2연승)을 달성한 것은 스완지 구단 역사상 최초였다.

특히 기성용은 올 시즌 맨유와의 시즌 개막전 원정 경기와 이번 홈경기 모두에서 골을 넣으며 새 역사의 중심에 당당히 섰다. 올 시즌 맨유에게 기성용은 결코 잊을 수 없는 이름이 된 셈이다. 최근 부인인 탤런트 한혜진의 첫 임신 소식과 함께, 득점과 팀 승리까지 이끌었으니 그야말로 '겹경사'다.

'악동'에서 믿음직한 '기둥'으로... 그의 성장은 계속된다

기성용-한혜진 백년가약, '행복하게 살게요' 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배우 한혜진과 축구 선수 기성용과의 결혼식 기자회견에서 신부 한혜진과 신랑 기성용이 손으로 하트 모양을 만들어 보이고있다.

▲ 기성용-한혜진 백년가약, '행복하게 살게요' 지난 2013년 7월 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배우 한혜진과 축구 선수 기성용과의 결혼식 기자회견에서 신부 한혜진과 신랑 기성용이 손으로 하트 모양을 만들어 보이고있다. ⓒ 유성호


기성용은 올 시즌 유럽 진출 이래 최고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임대 복귀 이후 스완지에서 부동의 주전이자 중원의 핵으로 확고하게 자리 잡았다.

그는 EPL 톱클래스를 달리는 패스성공률과 능수능란한 경기운영을 앞세워 빅 리그에서도 인정받는 정상급 미드필더로 성장했다. 대표팀에서는 첫 주장 완장을 달고 2015 호주 AFC 아시안컵에서 27년만의 준우승을 이끌어내는 성과도 누렸다. 불과 1년 반 전까지만 해도 SNS 파문 등 많은 구설수로 인하여 '문제아'·'악동' 이미지가 따라다녔던 것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을 느낄 정도의 반전이다.

특히 기성용은 최근 1년간 많이 성숙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럽 진출 초창기 때만해도 감정적으로 불안정하고 자아가 워낙 강하여 누가 자신을 공격한다고 느끼면 예민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한 심리적인 기복이 경기력에까지 영향을 미칠 때가 잦았다. 하지만 이제는 나이와 경험이 쌓이면서 일거수일투족이 진중해졌다. 결혼을 통해 가장이 되면서 자신만의 세계에서 벗어나 사회적인 책임감을 자각하게 된 것도 중요한 변화였다.

원숙해진 기성용의 모습은 플레이스타일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경기를 아우르는 넓은 시야와 완급조절은 물론, 상황에 따라 여러 포지션을 넘나들며 공수양면에서 폭넓게 활약할 수 있는 여유까지 갖췄다. 대표팀과 소속팀에서 모두 '전천후 기성용'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다.

아시안컵에서 기성용은 상황에 따라 수비형 미드필더는 물론 세컨드 스트라이커와 윙 포워드까지도 소화했다. 벤치의 지시가 있기 전 스스로의 판단으로 변화를 유도할 만큼 적극성과 자신감이 돋보였다. 지난 맨유전에서도 팀이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가는 경기를 펼치자 과감하게 라인을 끌어올려 공격수나 다름없는 움직임을 선보였고 결국 동점골을 뽑아내는 공격본능을 과시했다.

맨유전 더블과 연속골은 전성기에 접어든 기성용의 커리어에 또 하나의 중대한 이정표가 될 수 있는 사건이다. 웨일즈 소속인 스완지는 아직 영국축구계 내에서 전국구 인기구단도 아니고, 유럽클럽대항전에 나서는 팀도 아니다. 하지만 스완지가 유럽 최고의 명문 중 하나인 맨유를 두 번이나 격침시킨 것은, 영국축구계에서 단연 화제가 될 수밖에 없는 큰 사건이다.

특히 가장 돋보이는 활약을 펼친 기성용에게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는 여느 팀을 상대로 보여준 것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스완지가 기성용의 종착역은 아니라고 했을 때, 앞으로 빅 클럽 등에서 기성용의 가치를 평가할 때 좋은 자료가 될 수 있는 장면이다.

박지성이 맨유에서 활약하던 시절, AC밀란·첼시·아스널 등 강팀들과의 빅 매치에서 유난히 강한 모습을 보였던 것은 지금도 유럽축구계에 회자될 만큼 깊은 인상을 남겼다. 기성용도 이번 맨유전 활약을 통하여 자신의 경력에 '최고의 순간' 중 하나가 될 의미 있는 역사를 추가했다.

훗날 시간이 흘러 기성용의 축구인생을 다시 되돌아보는 시점이 되어서도 2014-15 시즌 맨유전 더블의 업적은 오랫동안 최고의 하이라이트 필름으로 두고두고 회자될 것이다. 우리가 예전에 알고 있던 문제아 기성용은, 이제는 어느덧 믿음직한 한국축구의 기둥으로 성장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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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스완지 시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기성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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