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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방영한 tvN <삼시세끼-어촌편>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 대놓고 '먹방'을 지향하는 프로그램이다. 산 좋고 물 좋고 인적이 드문 산골짜기, 섬마을에 들어가 그 지역의 특산물로 요리를 해먹는 모습은 영락없이 KBS <6시 내고향>이다. 지역을 소개하고, 그 지역에서만 나는 특색 있는 식품을 알리는데 초점을 맞춘 <6시 내고향>와는 달리, <삼시세끼-어촌편>의 음식 만들기는 먹고 살기 위한 생존과 맞물려있다.
 
전국에서 나는 농수산물이 집결하는 도시 서울을 벗어나 낯선 어촌 마을에 며칠을 묶어야하는 <삼시세끼-어촌편>의 차승원, 유해진, 손호준은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 그동안 한 번도 시도하지 않았던 낚시도 하게 되었고, 직접 홍합을 채취하기도 하였다.
 
외지인이 농, 어촌 체험이란 명목으로 갯벌에서 어패류를 캐고, 배타고 고기잡이에 나서고, 해산물을 맛보는 모습은 이미 TV에서 질리도록 많이 본 장면이다. 하지만 직접 생선을 잡아오고, 또 그걸 능숙한 칼솜씨로 뚝딱 한 끼 식사를 만들어내는 차승원과 유해진은 방송촬영으로 잠시 섬마을에서 시간을 보내는 연예인이 아니라 만재도에서 수십 년을 거주한 현지인 같은 묘한 페이소스를 느끼게 한다.
 
매주 방송마다 화제가 될 정도로 차승원은 웬만한 식당 주방장 못지않은 수준 높은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유해진이 직접 캐온 홍합으로 얼큰한 국물의 짬뽕을 만들어내고, 매일 싱싱한 해산물을 직접 공수하느라 바쁜 유해진을 위해 그가 좋아한다는 콩자반에 꽃빵을 곁들인 고추잡채를 준비하여 점심 상차림에 올리는 차승원의 요리본색은 보는 이들의 혀를 절로 내두르게 한다.
 
불과 10분 만에 배추 겉절이를 완성하고, 장어 손질부터 중국요리까지 능숙하게 해내는 차승원의 요리솜씨는 하루아침에 이뤄진 재능이 아님을 짐작케 한다. 오랜 시간 꾸준히 가족을 위해 음식을 만들고, 살림을 해왔기에 쌓아진 내공인 것이다.
 
정이 담긴 음식, 동고동락에 유대관계는 깊어져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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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수많은 요리, 맛집 소개 프로그램에 익숙한 시청자들이 유독 차승원표 식탁에 열광하는 것은 그의 요리에서 느껴지는 화려한 미각 때문만은 아니다. 무엇보다도 그의 요리에는 가족을 위해 손수 한 끼 식사를 만들어내는 주부들의 마음이 담겨 있었다.
 
'마법의 가루'(조미료)가 약간 가미되기는 하지만 틈만 나면 정성이 듬뿍 담긴 상차림으로 고된 어촌 생활에 지친 유해진과 손호준의 배를 따뜻하게 채워주는 차승원의 요리는 만재도에서 함께 살게 된 세 남자의 관계를 더욱 끈끈하게 이어주는 '정'이다.
 
이미 15년 전 함께 촬영한 영화 한 편으로 인연을 맺어, 지금까지 줄곧 좋은 친구로 지내왔다는 차승원과 유해진이다. 그런 그들도 외딴 만재도에서 함께 살림살이를 정리하고, 음식을 준비하고, 먹는 과정을 통해 더 돈독한 우정을 쌓게 된다. 하늘과 같은 대선배들에게 다가가기 어려웠던 손호준 역시 차승원, 유해진과 함께 밥을 먹고 일을 하며 자연스레 만재도 라이프에 적응하게 된다.
 
그래서 삼시세끼-어촌편>은 연예인들이 단순히 섬마을에 가서 맛있는 밥을 해 먹는 게 전부인 프로그램이 아니다. 낯선 곳에서 깊은 유대 관계를 맺게 되는 과정이 핵심이다. 여기에 앙증맞은 강아지 산체가 함께 하니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잘 먹고 잘 사는 법이 아닐까.
 
숨 가쁘게 돌아가는 팍팍하고도 빠듯한 일상에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한 끼 식사도 사치가 되어버린 요즘이다. 도시인들에게 사람과 사람이 살아가는 따뜻한 정과 이야기가 묻어나는 <삼시세끼-어촌편>이 주는 여유가 그 어느 때보다 고맙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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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개인 블로그 (너돌양의 세상전망대), 미디어스에 게재되었습니다.
삼시세끼 어촌편 차승원 유해진 손호준 예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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