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6월 17일, LA 다저스의 유니폼을 입고 있는 조쉬 린드블롬

2011년 6월 17일, LA 다저스의 유니폼을 입고 있는 조쉬 린드블롬 ⓒ 위키백과(UCinternational)


롯데 자이언츠가 지난 15일, 메이저리그 출신 오른팔 투수 조쉬 린드블롬과 계약했다. 14일, 좌완 투수 레일리와 계약한 데 이어 외국인 선수 3명 전원 교체다. 눈에 띄는 성과다. 특히 원투펀치로 나설 외국인 투수 2명의 활약 여부는 내년 롯데의 운명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프로야구 10개 구단 중에서 가장 어수선한 겨울을 보내고 있는 팀은 바로 롯데 자이언츠다. 롯데는 지난 11월 CCTV 불법 사찰이라는 대형 사건이 터지면서 사장과 단장을 비롯한 구단 프런트가 전면 교체되는 내홍을 겪었다.

FA시장에서는 에이스 장원준(두산 베어스)을 비롯한 3명의 내부 FA를 모두 놓친 반면에 전력보강은 보상 선수 정재훈과 LG트윈스에서 방출된 임재철의 영입 정도 밖에 없다. 야구팬들은 벌써부터 롯데를 내년 시즌 하위권으로 분류하고 있을 정도다.

하지만 롯데는 이런 차가운 시선을 뒤로 하고 이종운 신임감독을 중심으로 차분히 내년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좌완 레일리, 이종운 감독이 도미니카에서 발굴한 원석

지난 14일, 롯데가 50만 달러에 계약한 브룩스 레일리는 이종운 감독이 직접 도미니카 윈터리그에서 발견한 인재다. 좌완 선발 요원 레일리는 겨우내 팀을 떠난 장원준과 쉐인 유먼(한화 이글스)의 공백을 메울 투수로 꼽힌다.

사실 레일리의 실적은 다른 팀의 외국인 선수에 비해 다소 떨어진다. 빅리그 통산 성적은 1승 2패 평균자책점 7.04에 불과하고 마이너리그 성적도 30승 41패 4.17이 고작이다. 화려함과는 분명 거리가 멀다.

특히 올 시즌에는 한 번도 빅리그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시즌 중에는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방출돼 LA 에인절스로 이적하기도 했다. 두 팀을 오가면서 거둔 성적은 4패에 7.88이 전부다. 1988년생이라는 젊은 나이를 제외하면 장점이 크게 보이지 않을 정도다.

하지만 11월 말까지 뛰었던 윈터리그로 가면 상황은 달라진다. 레일리는 6경기 모두 선발 출전해 27.2이닝 동안 2.60의 준수한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피안타율이 .291로 다소 높고 삼진을 많이 잡는 유형도 아니다. 그러나 자책점이 단 8점이라는 것은 타자를 상대하는 요령을 알고 있는 투수임을 의미한다.

레일리는 이종운 감독이 직접 점찍은 투수다. 성공한다면 이종운 감독의 안목이 재평가 받겠지만 실패한다면 비난을 피할 수 없다. 장원준과 유먼 두 사람의 몫을 해야 하는 만큼 내년 시즌 레일리의 임무가 막중하다.

우완 린드블롬, 빅리그 통산 3점대 평균자책점의 '거물'

좌완 레일리가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데려 온 투수라면, 우완 조쉬 린드블롬은 오랜 기간 눈여겨 봐오다 귀하게 모셔온 선수다. 90만 달러의 몸값은 20승 투수 앤디 밴 헤켄(넥센 히어로즈)의 80만 달러를 능가한다.

린드블롬은 빅리그 통산 110경기에 등판해 5승 8패 3.82의 성적을 기록했다. 22승 17패 4.29를 기록한 마이너리그 성적보다 빅리그 성적이 더 좋다는 것은 그만큼 빅리그 마운드가 익숙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 2012년에는 LA다저스와 필라델피아 필리스를 오가며 풀타임 빅리거로 활약하기도 했다.

다만 린드블롬은 빅리그 110경기 중 선발 등판은 단 6번에 불과할 정도로 주로 불펜 투수로 활약하던 투수다. 빅리그 선발 자료가 턱없이 부족한 만큼 9이닝에 탈삼진 8.0개 같은 세부 기록은 크게 참고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하지만 최근 2년 동안에는 트리플A에서 선발 투수로 활약했다. 선발 투수의 몸 상태와 리듬에 어느 정도 적응돼 있다는 점은 다행스러운 부분으로 꼽힌다. 물론 장기레이스를 치르면서 170이닝 이상을 책임질 체력을 갖추고 있는지는 아직 증명된 바 없다.

롯데가 내년 시즌 린드블롬과 레일리로 원투펀치를 구성하면, 최근 7년 동안 79승을 올린 송승준은 3선발로 활약할 예정이다. 그러면 나머지 4·5선발 두 자리를 놓고 프로 4년 차 홍성민과 선발 전환을 염두에 두고 있는 최대성이 꼽히고 있다. 이외에도 배장호, 이재곤, 이상화 등이 경합을 벌일 예정이다.

또 한 명 빼놓을 수 없는 선수는 롯데팬들의 '민간신앙'으로 불리는 조정훈이다. 2009년 다승왕을 차지했던 조정훈은 4년째 1군 마운드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그가 구위를 회복해 선발진에 합류할 경우, 롯데의 선발진도 만만치 않은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지난 CCTV 불법사찰 사건은 롯데의 구단 이미지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롯데가 추락한 이미지를 다시 끌어 올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바로 '성적'이다. 롯데가 새로 영입한 외국인 선수를 중심으로 프로야구 최고 인기구단의 위용을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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