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의 한 장면 ⓒ 대명문화공장
마치 애틋한 신혼부부의 순결하고도 알콩달콩한 러브스토리를 보는 듯, 그러면서도 완숙한 삶의 무게와 사랑의 실체를 보여주는 85분의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가 벌써 20만이 넘는 사람들의 마음을 적시고 울리고 있다.
극장을 찾은 대부분의 관객들이 그 동화 같은 사랑과 눈물 나는 이별에 숨죽이고 훌쩍거린다. 객석을 가득 채운 관객은 20대부터 노년층까지 다양하지만 스크린 속 98세 할아버지와 89세 할머니의 사랑은 메마른 이 시대에 모든 연령층을 하나로 모아 숨죽이는 하나의 행복감으로 모두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각박한 시절, 어려웠던 시절부터 함께 해 온 할아버지와 할머니 부부의 인연과 사랑의 끈은 가족의 해체, 반복되는 이혼과 이별로 점철되는 현재의 부부상과 사랑의 실체를 스스로 반성하게 하는 정화수 같은 영화가 분명하다.
천진난만하게 눈싸움을 하고 물장난을 치는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영화 처음 도입부에는 행복 바이러스가 온 극장 안을 감싸고 연상 폭소와 웃음을 자아낸다.
하지만 76년을 함께 한 할아버지의 죽음을 예견하고 할아버지의 헌 옷을 태우는 할머니의 눈물, 자식 열두 명 중 먼저 하늘나라로 보낸 여섯 자식의 내복을 사 먼저 가는 사람이 내복을 입혀주자는 할머니의 떨리는 목소리, 결국 할머니를 놔두고 먼저 하늘나라로 간 할아버지 산소 앞에서 차마 발을 뗄 수 없어 주저앉아 우는 할머니의 통곡 앞에서, 객석은 모두 마치 자신의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양 연상 눈물을 흘리고 가슴속 깊은 슬픔에 주체할 수 없는 고통을 느낀다.
과연 사랑의 실체는 무엇일까. 무엇이 사랑의 참된 모습이고 어떤 인생길이 부부의 손을 놓지 않게 하는 힘일까. 결혼을 앞둔 사랑하는 연인들이 꼭 봐야 할 지침서 같은 영화, 결혼한 부부들이 살면서 기억해야 할 가치를 가슴으로 느끼게 하는 사랑의 리모컨 같은 영화가 바로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라 하면 너무 과장된 표현일까.
나의 이야기, 우리 부모님의 스토리를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하는 먹먹한 감동의 영화 앞에 차갑게 식은 심장마저 부끄럽게 느껴지는 이 여운을 과연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