곪았던 상처가 터진 롯데 자이언츠의 상황이 심상치 않다. 선수단이 그동안 빼지 않고 참았지만 칼을 칼집에서 빼어 들었다.

롯데 선수단은 지난 27일 오후, 성명서를 통해 구단에 이문한 운영부장이 온 이후로 이문한의 편을 드는 소위 '이문한 라인'이 프런트에 형성됐다고 주장했다. 이문한 부장이 하나로 뭉쳐야 할 선수단을 와해 시키고 있다는 주장이다. 선수단은 이문한 부장에게 따로 불려갔던 선수들과 나머지 선수들이 서로 의심하며 싸움이 일어나는 등 갈등이 생겼다며, 서로 대화를 나눈 결과 그 중심에 이문한 부장이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고 밝혔다.

롯데 선수단 성명서에 공필성 코치 불쾌감 표해

 논란의 중심으로 떠오른 공필성 코치의 감독 승격

논란의 중심으로 떠오른 공필성 코치 ⓒ 롯데자이언츠 누리집 갈무리

성명서를 통해 이 부장이 일부 선수를 따로 불러 반박기사를 요구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성명서에 의하면 현재 선수단뿐만 아니라 코치들 사이에서도 편이 갈리며 선수들과 불화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선수들은 또, 시즌 도중 엔트리 변경 과정에서 1군 코치들도 모르는 사이 선수들의 이동이 발생한 적이 있었다고 폭로했다. 이로 인하여 코치들이 선수들을 일일이 찾아 다녀야 하는 웃지 못할 상황까지 발생했다고 전했다. 연봉 협상에서도 최근 3년 동안 구단이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구단이 제시한 금액에 선수들은 도장을 찍을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한편 이같은 소식에 대하여 공필성 롯데 코치 역시 반박에 나섰다. 공 코치는 <부산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롯데 구단에서 밥을 먹은 지 20년이 넘었"으며 그 동안 "한 직장에서 알고 지내온 분들과 날을 세우고 살았어야 했나"고 반문했다. 공 코치는 자신이 친(親)프런트 라인으로 분류되었다는 사실에는 불편한 반응을 보였다.

공 코치는 특정 선수가 감독이나 코칭스태프와 사이가 좋지 않다고 시즌 내내 외면 받는 경우가 있었다고 털어놨다. 자신이 관계를 개선하려고 이야기를 꺼냈던 것이 프런트 앞잡이인 것처럼 오해를 받았다고 해명했다. 공 코치는 선수들의 기본 태도를 문제 삼으며 선수들이 지나친 것이 아니냐는 문제를 제기했고, 이번에 벌어진 사건에 대하여 법적대응도 각오하고 있음을 밝혔다.

한편 롯데는 이번 시즌 5월에 권두조 코치가 해임된 이후로 끊임없이 논란에 시달려 왔다. 특히 화요일 경기에 집중적으로 패하며 정규 시즌 7위에 머물렀다. 결국 3년 계약을 맺었던 김시진 감독은 계약 기간이 1년이나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정규 시즌이 끝나기도 전에 시즌 후 감독직을 떠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9구단 체제에서 포스트 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5개 팀은 모두 계약이 만료된 기존 감독들과 재계약을 하지 않거나 계약이 남은 감독들을 경질했다. SK 와이번스와 한화 이글스는 기존 감독인 이만수와 김응용의 계약이 만료되자 재계약 대신 김용희와 김성근을 선택했다. 두산 베어스는 송일수의 계약이 1년 밖에 지나지 않았음에도 경질하고 김태형을 선택했으며 KIA 타이거즈는 선동열 감독과 재계약을 맺었다가 언론과 팬들의 뭇매를 맞았다. 선 감독이 6일 만에 계약을 파기하며 김기태가 새롭게 영입됐다.

모두 포스트 시즌이 치러지는 동안에 감독을 교체하며 논란이 일었다. 그래도 대부분의 팀은 신임감독과의 계약을 끝내고 마무리 훈련을 떠났다. 롯데가 이번에 불거진 사태를 해결하고 다음 시즌을 착실하게 준비하는 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롯데 자이언츠 선수단 성명서 전문
선수단의 진실을 밝히고 싶어서 이 글을 보냅니다.

이문한 부장이 오고난 뒤 이문한 라인이 형성되었습니다. 이문한 부장에 대해서 말씀 드리겠습니다.

이번 일이 벌어지고 선수들을 따로따로 불러서 이간질을 시키고 하나로 뭉쳐야 될 시기에 선수단을 와해시키는 경우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오늘도 선수를 따로 불러 선수들 전원이 피해보는 일이 없도록 약속을 하면서 반박기사를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두 시간이 지나지 않아 선수가 얘기하지도 않은 화해했다는 말과 있지도 않은 일을 사실인 것처럼 기사를 썼습니다.

그로 인해 불려올라간 선수들은 선수들 사이에서도 의심을 사게 되어 언성을 높이며 싸우는 일도 생겼습니다. 하지만 얘기를 오래 한 결과 이문한 부장이 선수를 이용하여 이간질시켰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문한 부장이 오기 전까지는 아무 문제도 없었고 선수들이 이런 행동을 할 생각조차 가지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문한 부장이 오고나서부터 편이 갈리고 소위 말하는 라인이 생기면서 코치님들 사이에서도 편이 갈리면서 선수들과 불화가 시작됐습니다. 시즌 도중 엔트리 변경에 대해서 1군 코치님들도 모르는 선수들 이동이 있었습니다. 운동시작 전에 코치님들이 선수들한테 누구누구 어딨냐며 물어보는 말도 안 되는 상황이 비일비재하게 벌어졌습니다.

이문한 부장이 오고나서 3년 동안 연봉협상이 아닌 일방적인 통보로 전 선수단이 구단제시액에 도장을 찍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글로 인해 저희 선수단의 진정한 마음이 잘 전해지길 간절히 바랍니다.

롯데 자이언츠 선수단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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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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