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는 스타는 물론 예능, 드라마 등 각종 프로그램에 대한 리뷰, 주장, 반론 그리고 인터뷰 등 시민기자들의 취재 기사까지도 폭넓게 싣고 있습니다. 언제든지 '노크'하세요. <오마이스타>는 시민기자들에게 항상 활짝 열려 있습니다. 편집자 말

 영화 <엣지 오브 투모로우>의 포스터

영화 <엣지 오브 투모로우>의 포스터 ⓒ 워너브라더스


일본 소설 < All you need is Kill(올 유 니드 이스 킬) >을 원작으로 한 영화 <엣지 오브 투모로우>는 '믿고 보는 톰아저씨'라는 우스갯소리가 괜히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는 웰메이드 SF 영화다. 가까운 미래에 외계인과 싸움을 벌인다는 측면에선 지난 2013년 개봉한 톰 크루즈의 <오블리비언>과, 타임 루프 속에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분투한다는 점은 제이크 질렌할 주연의 <소스코드>와 닮았다.

또 과거로의 시간 여행을 통해 미래를 바꾼다는 타임워프(시간 왜곡) 설정은 최근 개봉한 <엑스맨 :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와 비슷하다. 인간이 외계 종족(미믹)의 피를 뒤집어쓰면서 미믹의 중추신경계인 오메가와 연결돼 그들의 생각을 읽을 수 있게 되는 것은 <퍼시픽 림>에서 카이주의 뇌 조각에 인간의 신경계를 전기적으로 연결해 카이주의 전략을 알아내는 것을 떠올리게 한다. 이렇듯 영화가 서로의 모티프를 카피하며 재생산되는 것은 창의적 줄거리의 개발을 위해 어쩌면 권장되어야 할 혁신적 모방, 혹은 모방적 혁신일 수 있다.

빌 케이지(톰 크루즈 분)는 외계 종족 미믹 중 알파라고 불리는 괴물의 피와 접촉한 후 하루를 리셋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된다. 다만 그 능력을 발휘하려면 자신이 죽어야 한다. 케이지가 죽으면 전날로 되돌아가는 것이다. 주인공이 특정 시간대를 무수히 반복하며 같은 사건을 겪어야 한다는 타임 루프의 전형이다.

타임 루프가 반복됨에도 다행히 지루하지는 않다. 적절히 편집된 영상으로 이미 아는 부분은 뛰어넘고, 사건이 반복되면서 미세하게 또는 급격하게 변화하는 주인공의 내면과 전투 실력만을 단계적으로 보여준다. 반복 속의 변화, 변화 속의 반복을 통해 차근차근 미믹의 중추 신경계인 오메가에 접근해가는 과정을 사뭇 흥미진진하게 표현했다.

1인칭 슈팅 게임(FPS: 1인칭 시점에서 총기류를 이용해 전투를 벌이는 게임) 같은 구성도 빼놓을 수 없는 재미이다. 자신이 조종하던 캐릭터가 죽더라도 처음으로 돌아가 다시 미션을 수행할 수 있는 게 컴퓨터 게임의 특징이다. 고생은 좀 하겠지만, 유저는 캐릭터가 죽고 사는 과정의 반복을 통해 학습하고, 그 학습된 노련함으로 최종 보스에 다다라 미션을 클리어한다. 따라서 <엣지 오브 투모로우>에서 케이지가 죽고 사는 타임 루프를 겪으며 전투 실력을 향상시키고 최종 목표인 오메가에 도달하는 전개는 FPS의 분위기가 스크린으로 옮겨진 듯한 느낌을 준다.

전투신에서는 <엑스맨> 시리즈의 센티넬 같은 잔인함으로 인간을 무참히 살상하는 미믹의 존재 덕에 '죽어도 어차피 다시 살 텐데'라는 안이한 생각을 충분히 지워버릴 만큼 긴장감이 증폭된다. 게다가 영화 종반에 시간 리셋 능력을 상실하는 빌 케이지로 인해 가뜩이나 긴장된 관객의 정신줄은 더 팽팽해진다. 그러면서도 톰 크루즈 특유의 자연스러운 연기에 녹아있는 유머가 영화 곳곳에서 반짝인다. <엣지 오브 투모로우>는 <우주전쟁>의 살벌한 비명부터 <나잇&데이>의 웃음기까지 포괄한 톰 크루즈 브랜드의 SF 영화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최규남 시민기자의 개인블로그(http://blog.naver.com/pellicks513)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합니다.
엣지오브투모로우 톰크루즈` 타임루프 소스코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