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센던스 과학 컨퍼런스에서 발표 중인 천재과학자 윌 캐스터 박사 (조니 뎁).

영화 <트랜센던스>의 윌 캐스터 박사 (조니 뎁 분). ⓒ 알콘 엔터테인먼트


영화 <트랜센던스>는 흔한 SF블록버스터 장르지만 새로운 스토리로 관객들과 소통하려고 한다. 그런데 장르가 가진 경쟁력은 강하지만 참신함은 떨어진다. 기존 SF영화처럼 첨단과학이 등장하지만 시대상이 미래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기존에 보던 SF영화처럼 앞서가는 시대에서 만날 수 있는 다이내믹한 요소들은 다소 부족하다.

하지만 다양한 갈등요소가 존재한다. 너무 앞서간 과학기술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 급진적인 변화로 느껴지는 상대적인 괴리감과 첨예한 대립 등 영화에 집중하게 만드는 요소들은 충분하다.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불안'이다. 기술의 발전은 인류의 멸망이라 주장하는 반(反) 과학단체 리프트(RIFT)가 불안의 핵심, 아니 전체 스토리의 큰 축을 담당한다. 재미있는 건 영화 내에서 리프트의 정체성이 모호하다는 점이다. 인류를 위한 결사대인지, 변화가 두려운 테러집단인지 영화 내에서 불분명하게 비춰진다.

슈퍼컴퓨터 트랜센던스의 완성을 목전에 둔 천재 과학자 윌 캐스터(조니 뎁 분)는 리프트에 의해 목숨을 잃게 된다. 윌 캐스터의 아내 에블린(레베카 힐 분)은 동료 과학자 맥스 워터스(폴 베타니 분)와 윌의 두뇌를 컴퓨터에 업로드 시켜 그를 살리는데 성공하게 된다. 리프트는 에블린까지 제거하기 위해 거처를 급습하지만 실패하고, 맥스를 사로잡아 같은 편에 서줄 것을 제안(반 협박)한다. 그 와중에 새롭게 태어난 윌은 인터넷과 연결되면서 점점 진화해 나가기 시작한다.

진화를 거듭한 윌은 아픈 인간들을 치료하기 시작한다. 윌을 통해 다양한 생명들이 소위 '구원'을 받으면서 이야기의 갈등은 정점을 향해 치닫는다. 갈등이 증폭되면서 영화는 관객들에게 혼란스러움을 던진다. 리프트는 인류의 멸망을 가져올 수 있다는 신념으로 윌을 없애려고 무차별적인 공격을 감행한다. 인류의 멸망을 막겠다면서 때에 따라 인간을 죽이는 걸 서슴지 않는다. 반면 슈퍼컴퓨터가 된 윌은 치료한 인간들을 통제하려 하지만, 생명만큼은 존중하려고 한다. 

이처럼 영화 <트랜센던스>는 마지막까지 어느 한 쪽의 시선을 대변하지 않는다. 끝까지 보는 사람에 따라 다양한 생각을 하게 만든다. 영화 자체가 명확한 관점이 없으니 관객들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생명에 대한, 그리고 기술에 대한 깊은 고찰이 필요할 때라고 메시지를 던져주는 느낌이다. 관객에게는 생각이 아닌 숙제가 남겨진 것이다. 

트랜센던스 조니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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