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포스터

국내 포스터 ⓒ 20세기 폭스사


그들이 돌아왔다

2000년 브라이언 싱어의 <엑스맨>을 필두로 2003년 <엑스맨2>, 2006년 브랫 레트너가 연출을 맡은 <엑스맨: 최후의 전쟁>, 그리고 2009년 스핀 오프 격인 개빈 후드 감독의 <엑스맨 탄생: 울버린>까지 마블 코믹스의 <엑스맨>시리즈는 인간과 돌연변이 간의 전쟁을 다룬 블록버스터 시리즈 무비였다. 흥미로운 작품들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관객들에겐 약간 지루하고 단순하다는 평을 들어온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2011년 매튜 본이 감독을 맡은, 시리즈의 프리퀄 격인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가 제작되면서 <엑스맨>시리즈는 새국면을 맡게 된다. 기존의 시리즈를 뛰어넘었다는 평을 들으며 평단과 관객 모두의 호평을 끌어내며 흥행에도 성공하게 된다. 기존 <엑스맨>시리즈보다 훨씬 속도감 있고, 인물의 내면을 깊이 있게 묘사했다는 평을 들은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로 인해 <엑스맨>시리즈는 부활하게 된다.

 시리즈의 모든 캐릭터가 총출동했다. 화려한 드림팀의 면모를 자랑한다.

시리즈의 모든 캐릭터가 총출동했다. 화려한 드림팀의 면모를 자랑한다. ⓒ 20세기 폭스사


이번엔 그 후속편 격인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가 올 상반기 가장 뜨거운 기대작이라는 평을 들으며 관객 앞에 섰다. 게다가 브라이언 싱어가 다시 감독을 맡으면서 <엑스맨>의 정통성을 획득했다는 의미도 있다. 게다가 왕년의 멤버들도 총출동해서 <엑스맨>시리즈의 팬이라면 흥분하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다.

천재 과학자 '트라스크'가 발명한 로봇 '센티넬'로 인해 사상 최악의 위기에 직면한 미래. 오랜 시간 적으로 맞섰던 '프로페서X'와 '매그니토'는 공동의 목표로 인해 손을 잡게 된다.돌연변이는 물론 인류를 위협하는 '센티넬'과의 전쟁을 막기 위해 이들은 유일한 희망인 '울버린'을 과거로 보내는데….

 에릭 랜셔, 찰스 자비에, 울버린. 이들은 자신들의 존재를 위협하는 인간과 센티넬에 맞서 힘을 합친다.

에릭 랜셔, 찰스 자비에, 울버린. 이들은 자신들의 존재를 위협하는 인간과 센티넬에 맞서 힘을 합친다. ⓒ 20세기 폭스사


터미네이터와 트랜스포머

왠지 어딘가 낯익은 설정이 아닌가? 그렇다. 대다수 관객들은 <터미네이터>를 떠올릴 것이다. 현재를 바꾸기 위해 과거로 돌아간다는 설정. '센티넬'이라는 막강한 로봇을 이길 수가 없기에 아예 그 싹을 잘라 미래를 바꾼다는 전략은 이미 <터미네이터>시리즈에서 경험했다. 게다가 돌연변이의 적은 인간이 아닌 로봇이 아닌가?

재밌는 사실은 애초 <터미네이터>가 마블의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의 영향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번에 다시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가 <터미네이터>를 참고해 설정을 다듬었다는 점이다. 브라이언 싱어는 이번 영화를 위해 시나리오 작가 사이먼 킨버그와 함께 <백 투 더 퓨처>나 <터미네이터>를 집중적으로 연구했다고 한다.

돌연변이들을 제거하기 위해 만들어진 '센티넬'은 엄청난 위력을 발휘하는 로봇이다. 그 이름도 '센티넬'이다! 기계와 인간(정확히 말하면 돌연변이)의 전쟁이라는 점과 그 이름으로 인해 <트랜스포머>와 많은 유사점을 갖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돌연변이의 에너지를 흡수하기도 하고 이용하기도 하는 '센티넬'은 돌연변이와 지구의 종말을 가져올 수도 있는 막강한 존재다.

 미스틱 역의 제니퍼 로렌스

미스틱 역의 제니퍼 로렌스 ⓒ 20세기 폭스사


스펙타클 그 자체

물론 <터미네이터>와 <트랜스포머> 같은 영화의 설정과 컨벤션을 따왔다고 해서 이 영화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가 그런 영화의 아류작이라는 뜻은 아니다. 이미 앞서 언급한 두 영화의 규모와 완성도면에선 충분히 그것들을 뛰어넘었다고 말할 수도 있다. 기존 <엑스맨>시리즈와는 차원이 다른 엄청난 스펙타클을 자랑한다.

이야기는 좀 더 복잡하고 풍부해졌으며, 그간 설명이 부족했던 부분에 대한 퍼즐을 완벽히 꿰어 맞췄고, 기존 시리즈의 프리퀄로의 역할은 물론 이야기가 더 방대해지고 새로워진 의미도 있다. 그래서 어떤 면에선 기존 <엑스맨> 시리즈에 대한 프리퀄이자 팬서비스 차원의 설명이 될 수도 있고,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와 <엑스맨: 최후의 전쟁>의 씨퀄이라고 볼 수도 있다.

 국내에도 팬층이 두터운 휴 잭맨은 이번 역을 위해 혹독한 트레이닝을 감내했다.

국내에도 팬층이 두터운 휴 잭맨은 이번 역을 위해 혹독한 트레이닝을 감내했다. ⓒ 20세기 폭스사


이야기는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와 <엑스맨: 최후의 전쟁>에서 각각 10년이 지난 시점인 1973년과 2023년에서 출발한다.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 이후 이들이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설명하며 각 캐릭터들의 감정선의 변화와 인물 간의 관계를 입체적으로 표현해 냈다. 케네디 암살 사건에 돌연변이들이 개입이 됐다든지, 실존 인물인 닉슨 대통령이나 월남전을 다룬 설정도 재밌다.

그리고 시리즈 마지막 편인 <엑스맨: 최후의 전쟁> 이후 돌연변이들과 인간의 관계가 어떻게 변했는지, 그리고 매그니토와 프로페서X가 한 편이 된 설정도 흥미롭다. 로봇이 지배하는 세상에 돌연변이의 편에선 인간과 그 반대편에 선 인간들의 전쟁이나 이 전쟁의 막기 위해 죽지 않는 유일한 인물인 울버린을 과거로 보낸다는 이야기는 정말 무릎을 칠 정도로 기발한 설정이다.

 레이븐/미스틱(제니퍼 로렌스 분)는 매그니토에게도 위험한 존재가 된다.

레이븐/미스틱(제니퍼 로렌스 분)는 매그니토에게도 위험한 존재가 된다. ⓒ 20세기 폭스사


태양열 에너지로 엄청난 위력을 쏟아내기도 하고 모든 것을 얼려버리기도 하고, 차원이동으로 센티넬의 공격을 피하기도 하면서 자신들을 제거하기 위해 온 센티넬과의 전투씬부터 영화는 134분이라는 런닝 타임 동안 한 순간도 눈을 뗄 수가 없게 만든다.

미래를 배경으로 '센티넬'과의 전투 장면이나, 매그니토가 스타디움을 통째로 들어올리는 장면, 백악관 지하벙커를 통째로 드러내거나 퀵 실버가 초음속의 속도로 움직이며 총알의 궤적을 바꿔놓거나 하는 장면 등은 기발한 상상력을 보여줌과 동시에 그것이 실제로 영상으로 구현됐을 때의 놀라움을 3D 영상으로 영화를 지켜보는 관객의 눈에 그대로 전달한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에릭 랜셔 역의 마이클 패스벤더, 매그니토 역의 이안 맥켈런, 프로페서X 역의 패트릭 스튜어트, 찰스 자비에 역의 제임스 맥어보이.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에릭 랜셔 역의 마이클 패스벤더, 매그니토 역의 이안 맥켈런, 프로페서X 역의 패트릭 스튜어트, 찰스 자비에 역의 제임스 맥어보이. ⓒ 20세기 폭스사


<엑스맨>1편부터 등장했던 패트릭 스튜어트는 이번에도 프로페서X 역을 맡아 열연했으며 매그니토의 이안 맥켈런은 <반지의 제왕>의 간달프와는 다른 악역을 맡아 <엑스맨>시리즈의 캐릭터에 풍성함을 안겨주었다. 다만 이번에는 악역이 아닌 실제로도 절친인 패트릭 스튜어트(프로페서 X 역)와 함께 힘을 합쳐 적에게 대항하는 선한 역을 맡았다.

젊은 시절의 매그티토, 즉 에릭 랜셔 역의 마이클 패스벤더는 현재 헐리우드에서 가장 잘나가는 배우 중 한 명이다. 최근 <카운슬러>와 <노예12> 등의 영화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였다. 젊은 날의 프로페서X, 즉 찰스 자비에 역의 제임스 맥어보이는 <어톤먼트>와 <원티드>로 국내 관객에게 알려지기 시작했으며 최근 <필스>에서의 열연으로 영국 비평가협회 남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키티 프라이드/쉐보우 캣 역의 엘런 페이지, 울버린 역의 휴 잭맨, 퀵 실버 역의 에반 피터스, 미스틱 역의 제니퍼 로렌스

키티 프라이드/쉐보우 캣 역의 엘런 페이지, 울버린 역의 휴 잭맨, 퀵 실버 역의 에반 피터스, 미스틱 역의 제니퍼 로렌스 ⓒ 박홍준


키티 프라이드 역의 앨런 페이지는 두말할 필요없는 헐리우드의 젊은 연기파 배우다. 최근 커밍아웃 논란이 되기도 했던 그녀는 <주노> 이후 <아메리칸 크라임>, <인셉션> 등의 영화로 국내에도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다. 이번 영화에서도 비중은 적지만 존재감을 드러냈다.

울버린 역의 휴 잭맨은 국내에도 몇 번 내한할 정도로 한국을 사랑하는 배우이며 국내 팬층도 두텁다. 14년 간 스핀 오프 격인 <엑스맨 탄생: 울버린>을 포함한 시리즈 전편에 출연한 유일한 배우다. 이번 영화를 위해 촬영 기간 내내 엄청난 체력운동을 하며 대역 없이 액션 연기를 소화해 내며 탄탄한 몸을 선보였다.

퀵 실버 역의 에반 피터스는 <킥애스: 영웅의 탄생>을 비롯 <아메리칸 크라임> 등의 영화로 얼굴을 알렸다. 이번 영화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에서의 개성있는 연기로 차기작은 물론 이후 시리즈에서의 등장도 기대할 만한 배우다.

미스틱의 제니퍼 로렌스는 현재 헐리우드의 가장 잘나가는 여배우 중 한 명이다. 2013년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으로 23살이라는 나이에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그녀는 벌써 아카데미 후보에 3번이나 올랐을 정도로 연기력을 인정받는 배우다.

<엑스맨> 시리즈 외에 <헝거게임> 시리즈로 흥행 배우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는 그녀는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 이후 미스틱이라는 캐릭터를 재창조했다고 해도 좋을 만큼 인상깊은 연기를 선보이며 이번 시리즈의 일등공신이라고도 할 만하다.

 비숍 역의 오마 사이, 아이스 맨 역의 숀 애쉬모어, 선스팟 역의 에이단 칸토, 비스트 역의 니콜라스 홀트

비숍 역의 오마 사이, 아이스 맨 역의 숀 애쉬모어, 선스팟 역의 에이단 칸토, 비스트 역의 니콜라스 홀트 ⓒ 20세기 폭스사


주위의 에너지를 흡수하여 원하는 방향으로 뿜어낼 수 있는 비숍 역의 오마 사이는 최근 <언터처블: 1%의 우정에서의 열연으로 세자르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아이스맨 역의 숀 애쉬모어는 기존 <엑스맨> 시리즈에서도 출연했으며 최근 TV 시리즈 <팔로잉>에 출연하고 있다.

선스팟 역의 에이단 칸토는 이번 영화가 헐리우드 영화 데뷔작이다. 멕시코 배우로 TV 시리즈 <팔로잉>에 출연하기도 했다. 비스트 역의 니콜라스 홀트는 잘 알려졌다시피 <어바웃 어 보이>에서 휴 그랜트와 함께 '킬링 미 소프틀리'를 불러대던 괴짜소년 역으로 데뷔했다. 꽃미남으로 폭풍성장한 그는 최근 <웜 바디스>에서 섹시한 좀비로 등장해 국내에도 많은 소녀팬을 거느리고 있다.

이외에도 최근 TV 시리즈 <왕좌의 게임>에서 티리온 역을 맡아 열연중인 피터 딘클리지가 돌연변이 살인 로봇 '센티넬'을 만든 트라스크 박사 역을 맡아 열연했다. 스톰 역의 할리 베리는 다시 돌아와 카리스마를 뽐내고, 안성기와 함께 한 <묵공>, 소지섭과 출연한 <소피의 연애 매뉴얼>, 그리고 장동건과 출연한 <마이웨이>로 국내팬들에게도 친숙한 중국배우 판빙빙이 순간이동이 가능한 블링크 역을 맡아 매력을 뽐낸다.

 에릭 랜셔 역의 마이클 페스벤더

에릭 랜셔 역의 마이클 페스벤더 ⓒ 20세기 폭스사


배우뿐 아니라 스탭들의 면면도 가히 드림팀이라고 할 만큼 호화롭다. 원안 매튜 본, <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 <판타스틱4>의 사이먼 킨버그 각본, 브라이언 싱어 감독과 8편의 영화를 함께한 뉴턴 토마스 시겔의 촬영, 아카데미 2회 수상의 존 마이어가 미술을, <수퍼맨 리턴즈>, <작전명 발키리> 등의 수십 편의 영화에서 편집과 음악을 동시에 맡았던 존 오트만이 이번에도 참여를 했다.

그리고 감독은 <유주얼 서스펙트>의 바로 그 브라이언 싱어다. '범인은 절름발이다'라는 유행어를 본의 아니게 국내에 유포시킨 장본인인 그는 화려하게 헐리우드에 데뷔해 <엑스맨>과 <수퍼맨 리턴즈>, <작전명 발키리> 등을 연출하며, 이제는 당당히 흥행 감독의 대열에 올랐다.

 펜타곤에서 매그니토를 빼내게 위한 작전. 퀵 실버의 활약을 기대하라.

펜타곤에서 매그니토를 빼내게 위한 작전. 퀵 실버의 활약을 기대하라. ⓒ 20세기 폭스사


대다수의 관객이 두 시간이 넘는 런닝 타임 동안 화장실 갈 시간도 없을 정도로 영화에 몰입하리라 예상한다. 엄청난 스펙타클을 자랑하는 이번 영화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는 올 상반기 최고의 기대작이자 관객의 그 기대를 100% 충족시켜줄 흥행대작이 되리라 확신한다. 영화의 마지막 진 그레이 역의 팜케 얀센을 볼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간 후 볼 수 있는 쿠키 영상은 보너스다. 5월 22일 3D와 4DX로 국내 개봉한다.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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