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가 뭐예요?'는 귀가 닳도록 많이 들어온 질문이다. 하지만 '무엇이냐'고 묻기 전에 취미가 '있는지'부터 고민해 보자. 특히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일에 치이고 바빠 아이들과 놀아 주지 못한다며 <슈퍼맨이 돌아왔다> <아빠 어디가>로 육아의 터를 마련해 줬지만, 여태까지 아빠들의 '놀이터'는 없었다.

그래서 KBS 2TV 파일럿 프로그램 <미스터 피터팬>에 40대 남성 5명(신동엽, 윤종신, 김경호, 정만식, 한재석)이 출격했다. 최희 아나운서가 진행자 '팅커벨'로 참가한다. 삶을 즐기지 못하고 일에 치여 살던 그들이 마음속에 있던 소년 근성을 끌어내 '피터팬'으로 변해간다. 그들은 아지트에 일반인 피터팬을 초대해 새로운 취미를 찾아가며 젊은 감성들을 찾아가게 된다.

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서 열린 KBS 2TV 파일럿 프로그램 <미스터 피터팬> 기자간담회에서 출연진들은 입을 모아 "40대 남성에 집중한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1회는 4일 오후 10시, 2회는 5일 11시에 방송된다.

1회, 피터팬들의 아지트..."철부지 소년의 모습 끌어낼 것"

 KBS 2TV <미스터 피터팬>의 출연진.

KBS 2TV <미스터 피터팬>의 출연진. ⓒ KBS 2TV


<미스터 피터팬> MC들은 방송을 통해 그들만의 아지트를 갖게 되었다. 그들은 자신들이 좋아하는 물건들을 하나씩 들고 와 그곳에서 자신의 어릴적 놀이에 대해 이야기했다.

오현숙 PD는 "'자라지 않는 소년 피터팬'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가지고 싶었다"며 "어른으로 사는 사람들의 가슴속에는 누구나 철부지 소년이 있다"며 제목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어 "40대 남자들이 소년이 돼서 놀 수 있는 공간으로 아지트를 만들어 주었다"며 "1회에는 출연진들이 충분히 자기 얘기를 하는 모습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윤종신은 제작진이 마련해 준 '아지트'라는 공간에 들어선 순간의 느낌을 전했다. 그는 "프로그램에서 '놀아라'고 자리를 마련해 줬는데도 놀 수 없었다"며 "40대 남성은 놀 마음의 여유가 없고, 놀면 죄인이다"라고 했다. 이어 "그런 사람들에게 '너희는 뭐하고 노냐?'고 물으니 '우리 안 놀아'라고 대답할 수 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제작진들은 '못 노는' MC들을 취미의 현장에 투입하기 전 마음속에 있는 피터팬 감성을 끌어내기 위한 시간을 제공했다. 그곳에서 MC들은 자신의 개성에 맞게 이야기를 나눴다. 이에 윤종신은 "(김)경호는 시골에서 자랐고, 노는 문화도 다르더라. 그런 어릴 때 생각을 한다는 것 자체가 좋았다"며 "'망까기' 등 어렸을 때 했던 놀이를 다시 떠올리면서 즐거웠다"고 전했다.

2회, 아빠는 뭐하고 놀아?..."40대 남성이 즐기는 놀이 소개한다"

 알씨카 경기를 즐기고 있는 KBS 2TV <미스터 피터팬> 출연진.

알씨카 경기를 즐기고 있는 KBS 2TV <미스터 피터팬> 출연진. ⓒ KBS 2TV


이날 MC들은 자신의 평소 여가생활을 입 모아 "음주"라고 대답했다. 윤종신은 "40대는 인생에서 가장 바쁜 나이다"며 "연료가 가득 차있는 기관차처럼 기계적으로 달리고 있는 생각이 많이 든다"고 전했다. 이어 "술을 먹는 건 무장 해제되는 느낌이다"라고 설명했다.

오현숙 PD는 그런 MC들에게 '동호회 체험'의 과제를 던져줬다. 그는 "우리가 술만 먹고 지내는 사이 주변에는 재미있는 활동들을 많이 하더라"라며 "그래서 40대 남자들이 많이 하는 동호회 위주로 5개를 보여드리고 MC들에게 고르게 했다"고 전했다.

MC들이 선택한 동호회는 RC카(무선조종 모형자동차). 출연진들은 동호회원들과 함께 RC카를 조종하며 경주를 하는 등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한재석은 "처음에는 '리모컨으로 왔다 갔다 하는 게 뭐가 재밌겠냐'라고 생각했는데 실제 경기장이 있더라"며 "출발 신호를 알리기 전에 긴장감과 설렘이 어릴 적 달리기를 하는 기분이었다"며 당시의 설레는 마음을 전했다.

5일 방송 말미에 <미스터 피터팬>은 RC카 동호회원들과 함께 플래시몹을 한다. 오현숙 PD는 "시청자들이 '나랑 상관없는 취미잖아'라고 생각할 수도 있어서 플래시몹을 통해 (어떤 것인지)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전했다. 이어 "지금은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라며 "40대의 진솔한 모습을 최대한 잘 전달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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