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morise, like the colors of my mind
Misty water-color memories
Of the way we were
Scattered pictures of the smiles we left behind
Smiles we gave to one another
For the way we were

추억은 내 마음 구석구석에 빛을 비추어요
안개 자욱한 수채화 같은 추억
그 시절 우리들의 추억
흐트러진 사진들에는
우리들이 남겨둔 미소가
둘이서 나누었던 미소가
우리가 머물렀던 그 시절의 미소가
우리가 머물렀던

사랑은 바로 이런 걸꺼야...

영화 <추억>을 떠올리면 바브라 스트라이샌드의 콧소리 같은 "우, 우, 우 메모리"로 시작되는 영화의 OST가 떠오른다. 1990년대 초 나는 우연찮게 <주말의 영화>로 TV에서 이 영화를 보게 되었다.

너무나 잘생긴 남자배우를 보는것만으로도 중학생의 마음은 설레였다. 어린마음에 막연히 '사랑은 바로 이런 걸꺼야'라고 생각되었다. 그렇게 이 영화가 준 설레임도 잊혀져 갔다.

1999년 대학생이였던 나는 호주에 머물게 되었다. 매주 목요일이면 뮤비데이로 영화티켓이 50% 할인하고, 독립영화 등 제3세계의 영화 그리고 추억의 영화 등 다양한 영화를 볼수 있었다. 어느날 호주 어느 시골에서 상영해 주는 <추억>을 다시 보게 되었다.

음악은 내 귀에 맴돌고, 바브라 스트라이샌드의 설레여 하는 모습에 다시 내 가슴도 뛰었다. 20대에 나는 '나도 이런 사랑을 할거야'라는 생각을 하였다. 그리고 비디오 가계를 다 뒤져서 DVD를 구입하게 되었다. 그리고 외국생활이 지치고 힘들 때 마다 이 영화를 수 십번 돌려 보았다. 좋은 영화는 감성을 깨우고 사랑하고 싶게 만드는 힘이 있는 듯 하다.

좋은 영화는 시간이 흘러도 진한 여운을 남긴다

나는 40대를 앞두고 다시금 이 영화를 꺼내 보았다. 이 영화는 1973년 미국 배우로 시작해 아카데미상을 받았던 명감동 시드니 폴락의 작품으로써 아직도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명배우 로버트 레드포드와 바브라 스트라이샌드가 나온 작품이다.

지금은 두 주인공 모두 70대가 되었지만, 이 영화에서는 로버트 레드포드의 리즈시절이라고 할수 있는 멋진 외모를 감상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브래드 피트보다 깜끔하고 섬세한 외모의 소유자였다고 생각한다. 한국 배우로는 소지섭과 공효진이 떠오른다. 물론 공효진은 바브라보다 이쁘지만 둘다 매력이 넘치는 배우들이란 생각이 든다.

추억 dvd 표지 some memorise last forever.

▲ 추억 dvd 표지 some memorise last forever. ⓒ 공응경


사랑과 이상(의식)의 차이

이 영화는 미국의 1930년대에서 1950년대까지의 미국의 급변화는 사회상을 두 사람의 스토리를 통해 보여준다. 로버트 레드포드는 하벨역으로 스포츠광이자 작가지망생인 우등생으로 나오고, 바브라 스트라이샌드는 케이티역으로 다혈질에 정치적 성향이 강한 학생으로 나온다. 졸업 후 몇년이 지나 제2차 세계대전 중 해군 중위가 된 하벨을 우연히 만나게 되고 다시 사랑이 시작된다.

하벨이 시끄러운 바에서 잠이 든 모습은 나도 케이티처럼 그를 눈으로 만져보고 싶게 만든다. 멈춘듯한 연출과 흘러나오는 음악은 시드니 폴락이 아니면 만들어 낼수 없는 장면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하벨과 케이티의 사랑의 방식은 전혀 달랐다. 하벨은 가벼우면서도 즐거웠지만, 케이티는 묵직하면서 슬펐다. 서로의 이상이 너무나 달라 이별과 사랑을 반복하며 시간은 흐르고 결국 사랑하지만 이별을 선택하게 된다.

아쉬운 작별을 고하고 한 참 후인 1950년대 초 여전히 케이티는 원폭금지 서명 운동을 벌리고 그 거리에서 하벨을 만난다. 둘은 서로의 안부를 묻고 짧게 인사를 건넨다. 두 사람의 눈빛에서 아직도 사랑하고 있음을 느낄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화에서는 멀리서 그를 기다리는 다른 여인을 보여준다. 둘 사이는 이미 다시 되돌릴수 없음을 암시해 주는 듯 하다. 마지막 장면에 두 사람사이에 태어난 딸이 자신의 모교에 있는 모습을 바라보고 자신의 학창시절의 모습을 떠올리며 미소 짖는다.

우리 모두가 지금도 추억을 만들어 가고 있다.
가슴아픈 사랑도 지나고 나면 추억이 된다.

어린시절 처음 이 영화를 보았을땐 가슴아픈 사랑도 우리가 함께 머물렀던 그때를 떠올리며 '나도 과연 케이티처럼 미소지을 수 있을까?' 의문을 가졌었다면, 지금은 케이티가 미소지을때 함께 미소를 짖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어떠한 추억도 노래 가사처럼 삶에 빛이 될수 있다는 것을 내 삶을 통해 배우게 되는 것 같다. 우리 모두 각자의 인생의 주인공으로써 추억보다 더 아름다운 추억을 매일 만들고 있지 않은가?

설레일수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영화는 그대로 일지 몰라도 내가 성숙해 질수록 영화를 보는 깊이와 관점이 달라지는 듯 하다. 때로는 새로운 영화를 보러 가기보다는 언젠가 감동있게 보았던 영화를 다시 찾아 보는 것도 좋은 듯 하다.

다시 영화를 보면서 내가 찾지 못했던 부분을 찾을 수 있고 색다른 감동을 받을 수 있는 것 같다. 내가 영화를 보고 가장 중요시 여기는 것은 영화를 다 본 후의 느껴지는 여운이다.

나는 이 영화를 보고 아직도 내 가슴이 설레인다는 사실에 너무나 기쁘다. 과연 10년 후 다시 이 영화를 보았을때도 설레일수 있을까?란 의문이 들지만, 오늘은 이 설레이는 감정의 여운을 길게 느껴보고 싶다.  

추억 로버트레드포드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소지섭 공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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