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점프로 신나게' 방탄소년단(랩몬스터, 슈가, 진, 제이홉, 지민, 뷔, 정국)이 11일 오후 서울 합정동 롯데카드아트센터에서 열린 쇼케이스에서 신곡 상남자와 JUMP를 열창하며 화려한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2013 멜론 뮤직어워드'와 '제28회 골든디스크' '제23회 서울가요대상'에서 신인상을 휩쓴 방탄소년단은 학교에서 피어나는 10대들의 사랑을 주제로 한 미니앨범 'SKOOL LUV AFFAIR'로 컴백, 한 여자를 향해 전력질주하는 남자의 마음을 신나는 비트에 실어 표현하고 있다.

방탄소년단(랩몬스터, 슈가, 진, 제이홉, 지민, 뷔, 정국) ⓒ 이정민


"수십짜리 신발에 또 수백짜리 패딩 수십짜리 시계에 또 으스대지 괜히. 교육은 산으로 가고 학생은 산으로 가. 21세기 계급은 반으로 딱 나눠져. 있는자와 없는자, 신은 자와 없는 자, 입은 자와 벗는 자, 또 기를 써서 얻는 자 이게 뭔 일이니. 유행에서 넌 밀리니?" (등골 브레이커 - 방탄소년단)

한껏 부푼 빨강, 노랑의 알록달록한 패딩패션이 길거리의 흔한 풍경이 된 지금. 10대들에게 50만 원을 호가하는 고가의 등산패딩이 패션 필수품으로 떠올랐다. 이것이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 한 아웃도어 의류 브랜드는 '등골 브레이커'라는 별명을 얻었다. 10대 방탄소년단은 등골브레이커의 노예가 되어버린 또래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와 같이 대중가요는 당시의 시대상황을 반영한다. '최신 유행'에 민감한 장르인 만큼, 시대의 변화를 제대로 포착하는 것은 필수다. 또한 음악은 가수가 말하고 싶어하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법이기 때문에 그들의 문제 의식이 담겨있기 마련이다.

획일화된 교육, 경쟁 강요하는 '어른'...달라지지 않았다

 1990년대 '10대들의 대통령'이라 불렸던 서태지와 아이들

1990년대 '10대들의 대통령'이라 불렸던 서태지와 아이들 ⓒ 서태지닷컴


어린 나이에 교실 대신 무대를 선택한 청소년들에게 가장 큰 세계는 학교다. 가수의 길을 선택하기 전, 그들은 학교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 먼저 꿈을 찾아 학교를 벗어난 10대 가수들. 그들의 시선에서 바라본 친구들의 세계, 학교는 어떠했을까. 그들이 전하는 메시지는 또래 친구들이 공감하기에 충분했을 것이다.

"매일 아침 일곱시 삼십분까지 우릴 조그만 교실로 몰아넣고 전국 구백만의 아이들의 머리속에 모두 똑같은 것만 집어넣고 있어" (서태지와 아이들 '교실이데아', 1994)

"어렸을 땐 동네에서 잘 나가는 골목대장 학교라는 새장에 갇히고 나서 느끼는 패배감 왜 내가 무슨 이유로 색안경 낀 어른들이 택한 울타리 밖에 묶인 희생양이 됐나" (에픽하이 'still life', 2007)

위의 두 곡의 제작년도는 무려 13년의 차이가 있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말도 있지만, 노래 속의 학원가 현실은 전혀 변한 것이 없다. 여전히 아이들은 "감옥"으로 비유되는 "조그만 교실"에 갇혀 있다. 두 곡은 학교의 획일적인 교육과 함께 경쟁을 강요하는 기성세대에 일침을 가한다.

서태지와 아이들은 '교실이데아'에서 "네 옆에 앉아있는 그 애보다 더 하나씩 머리를 밟고 올라서도록 해"라며 어른들이 경쟁을 강요하는 모습을 "겉보기 좋은 널 만들기 위해 우릴 대학이란 포장지로 멋있게 싸버리지"라는 가사로 표현했다. 에픽하이도 'Still Life'에서 "늘 싸우고 편 가르고 힘에 나를 낮추고 약자의 눈에 멍을 새겨 죄인 처럼 다루고"라며 강자와 약자를 나누는 기성세대에 논리에 녹아든 10대들의 삶을 노래했다.

위의 두 가수는 노래를 발표할 당시 20대였다. 그들이 노래한 현실은 발표 당시보다 더 이전의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현재를 노래했던 10대들이 지적한 학교의 모습도 이와 다르지 않았다. 과거와 현재는 20년이 지난 시간에도 전혀 변하지 않았다.

자유롭게 꿈꿀 수조차 없는 청소년의 현실, 노래에 담겼다

나비넥타이로 멋낸 이승기, '여유있는 손인사'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MBC사옥에서 열린 <2013 MBC 연기대상> 레드카펫에서 사회자인 이승기가 손인사를 하고 있다.

가수 겸 배우 이승기 ⓒ 이정민


"왜 내가 알고 싶은 사실들은 학교에서 배울수가 없나 내가 수학시간 공부했던 방정식들이 어떤 도움이 되나 만일 영어 시험에서 백점 맞는다고 아메리카 맨과 말이 통하나" (젝스키스 '학원별곡', 1997)

"학교에서는 내가 원하는 음악을 무시해, 걸핏하면은 자습하라며 음악을 무시해. 음악을 하고 싶은 우리들은 어디에서 배워야 하나. 클래식 말고 가곡 말고 내가 하고 싶은 음악 어디서 하나, 왜 우리는 다 다른데 같은 것을 배우며 같은 길을 가게하나" (이승기 '음악시간', 2004)

1997년의 젝스키스, 그리고 2004년의 이승기 모두 10대 청소년이었다. 2004년은 '학원별곡' 발표 이후 7년이 흐른 뒤다. '학원별곡'에는 "음악, 미술은 저리 미뤄두고 국영수를 우선으로 해야 인정받고 일류대학으로 간다", "시키는 대로만 달달 외워라 난 컴퓨터가 될 거야"라는 가사가 나온다. 두 곡은 학생들의 꿈이 외면되는 현실을 말하고 있다는 점에서 같다. 젝스키스는 꿈을 꿀수 조차 없는 학원가 현실을 노래했고, 이승기가 음악을 하고 싶은 학생이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없는 현실을 노래했다.

학생회장을 역임할 정도로 학교생활에 성실했던 이승기는 이선희의 제의로 가수가 되지 않았더라면 지금쯤 좋은 성적을 활용해 대학에 진학해 있을지도 모른다. 학교에 호의적인 태도를 취하는 학생인 듯 했지만, 그는 노래를 통해 자신이 갖고 있던 학교에 대한 속깊은 불만을 털어냈다. 그는 음악 실력이 출중함에도 학교의 억압에 밴드생활로 하고싶은 음악을 겨우 즐기고 있었다.

2014년, 현재의 현실도 그리 바뀐 것 같지는 않다. 여전히 학생들은 꿈꾸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방탄소년단의 'No more dream'이라는 곡에는 "꿈 따위 안 꿔도 아무도 뭐라 안 하잖어 전부 다다다 똑같이 생각하고 있어"라며 아예 꿈 자체를 포기해 버린 10대들의 현실을 폭로한다. 동시에 "대학은 걱정마 멀리라도 갈 꺼니까 알았어 엄마 지금 독서실 간다니까"라는 가사로 무기력한 요즘 10대들의 모습을 노래했다.

===== 대중가요 속 사회, 어떻게 바뀌었나 =====

①  '커피 한 잔' 놓고 기다리던 그, 이젠 '스마트폰' 들여다보네
②  서태지부터 방탄소년단까지, 학원가 현실 담은 노래는?

방탄소년단 서태지와 아이들 HOT 젝스키스 이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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