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일(황정민 분)이 호정(한혜진 분)에게 고백하는 모습

태일(황정민 분)이 호정(한혜진 분)에게 고백하는 모습 ⓒ 사나이픽쳐스


|오마이스타 ■취재/조경이 기자·이선필 기자|

이선필(이하, 이): 설 특집을 선배랑 1년 만에 합니다. 감회가 새롭네요.
조경이(이하, 조): 그랬어? 언제 하고 안 했지?
필: 기억도 안 납니다.
조: 올 구정 때는 뭐하고 연휴를 보내냐.
필: 밀린 영화를 보고 책을 보지 않을까.
조: 너 책도 보니?
필: 은근히 많이 읽습니다.
조: 뭐 읽어?
필: 그건 비밀입니다.

조: 이번 설 연휴에, 많은 영화 중에 넌 무슨 영화를 추천할래?
필: 저는 <남자가 사랑할 때>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조: 왜?
필: 이게 시한부 선고를 받은 미친 사랑 이야기인데요. 이런 멜로가 한국 영화에서 그동안 없었고, 다소 투박해 보일 수 있는 영화였는데 황정민·한혜진씨가 연기를 잘해서 살린 것 같아요. 인생의 나락에 빠진 여자, 그 여자를 좋아하는 일수꾼이 어떤 사랑을 나눌 수 있을까 의아했는데 두 사람의 감정에 설득되어서 나중에 눈물이 났어요.
조: 울었어?
필: 울었습니다. 진정한 사랑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이 영화를 보면서 공감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특히 곽도원씨가 황정민의 형으로 나오는데, 가족애를 선보인 곽도원의 연기가 일품이었던 것 같습니다. 선배는 어떤 영화를?
조: 나는 <수상한 그녀>!
필: 왜죠?

 <수상한 그녀>의 심은경과 이진욱.

<수상한 그녀>의 심은경과 이진욱. ⓒ CJ E&M


조: 난 이 영화를 보고 심은경의 연기에 혀를 내둘렀어. 어쩜 그렇게 야무지게 연기하니.
필: 또 없습니까? 이게 할머니가 20대로 돌아간다는 이야기죠? 어떤 재미가 있을 수 있을까요? CJ의 기획 영화라서 감독의 창의적인 연출력이 잘 발현이 안 될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조: 말 다 했냐? 푸하하하. 일단 나문희 선생님의 존재가 주는 무게감과 아련함이 있잖아. 자식을 혼자서 어렵게 다 키워서 교수까지 만들어놨는데, 나중에는 어머니가 늙어서 자식들에게 부담이 되는 거지. 자식과 며느리 사이에서 생기는 문제도 녹아 있고. 그리고 가볍게는 젊은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그런 로망이 좋아. 돌아가서 가수의 꿈을 이루는 재미도 보여주거든, 팍팍한 현실과 판타지를 오가는 재미가 잘 어우러진 거 같아.
필: 주연 배우 말고 눈에 띄는 배우가 있던가요?
조: 박인환 선생님! 드라마에서는 가부장적이고 권위적인 아버지 역할을 많이 했는데, 이번 영화에서는 난리야. 심은경과 멜로 호흡을 맞추는데 코믹한 연기도 굉장히 잘하셨어. 심은경과 나이 차이를 전혀 못 느낄 만큼 천연덕스럽게 연기하셔서 놀랐어요.

조: 너 <수상한 그녀> 싫어?
필: <수상한 그녀>가 싫은 게 아니라 <남자가 사랑할 때>가 더 좋은 거 같습니다.
조: <남자가 사랑할 때> 제작사 대표님이랑 친해서 그러는 거니?
필: 그렇게 단도직입적으로 물으시면, 강하게 아니라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영화는 영화로 봐야죠. 
조: 마무리합시다. 그래서 어떻게 마무리하자고?

필: 설에 고향에 못 내려가고 혼자 있거나, 애인이 있는 사람은 <남자가 사랑할 때>를, 가족과 설 연휴를 보내는 사람은 <수상한 그녀>를 봅시다! 땅땅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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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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