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무한도전'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MBC사옥에서 열린 <2013 MBC 방송연예대상> 레드카펫에서 유재석, 박명수 등 <무한도전>팀이 '무한도전'을 외치고 있다.

▲ '여전히 무한도전'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MBC사옥에서 열린 <2013 MBC 방송연예대상> 레드카펫에서 유재석, 박명수 등 <무한도전>팀이 '무한도전'을 외치고 있다. ⓒ 이정민


|오마이스타 ■취재/이선필 기자·사진/이정민 기자| 한 해 동안 재미와 감동 주며 온 몸을 불사른 이들을 위한 논공행상이 감동으로 막을 내렸다. 서울 여의도에서 29일 밤부터 진행된 <2013 MBC 방송연예대상>(이하 '연예대상')은 특히 수상자들의 마음이 담긴 소감들이 무대를 빛냈다.

우선 올해 MBC <연예대상>은 죽어 있던 MBC 예능에 추진력이 된 <일밤>을 비롯해 침체 중이지만 그 가능성을 꾸준히 보이고 있는 <코미디에 빠지다>까지 고루 상을 챙겨준 시상식이었다. 공을 올린 이와 격려의 대상을 다독이는 의미가 된 셈이다.

무엇보다도 이번 시상식을 빛낸 건 수상자들의 진솔한 모습이었다. 수상자들이 감사를 표하는 과정에서 종종 보이는 이름 열거 방식의 소감 대신, 자신의 속마음을 전하며 현장 참가자들과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전했다.

수상 소감도 '깨알 재미'...전현무 "다시는 늦지 않을게요"

전현무, 'MBC는 제2의 고향, 화이팅'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MBC사옥에서 열린 <2013 MBC 방송연예대상> 레드카펫에서 <나 혼자 산다>의 아나운서 전현무가 'MBC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 전현무, 'MBC는 제2의 고향, 화이팅'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MBC사옥에서 열린 <2013 MBC 방송연예대상> 레드카펫에서 <나 혼자 산다>의 아나운서 전현무가 'MBC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 이정민


전반적으로 축하 무대는 유쾌했다. 이날 진행을 맡은 방송인 김구라는 그룹 크레용팝과 함께 일명 '구라용팝' 공연을 선보여 좌중을 폭소케 했다. 이미 케이블 채널 tvN의 예능 프로인 < SNL 코리아 >를 통해 인기를 얻은 바 있는 '구라용팝' 댄스는 생방송 무대 위에서도 빛을 발했다. 또한 <무한도전> 박명수와 정형돈이 '강북멋쟁이' 리믹스 버전을 선보이며 축하무대를 꾸몄다.

이날 라디오 부문 우수상을 수상한 방송인 전현무는 이색 소감을 남겼다. 수상자 호명 직후 사회자인 김구라가 "(지각해서) 생방송을 '빵꾸'(방송 펑크의 다른 표현)내고 그랬잖냐"고 하자, 전현무는 "두 번이나 '빵꾸'를 냈는데 받아도 되는지 모르겠다"며 "객이 아닌 가족처럼 다들 대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응수했다. 전현무는 "방송사는 MBC가 최고"라면서 "다시는 방송에 늦지 않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전현무와 함께 라디오 부문 우수상을 받은 개그맨 박준형은 "MBC에서 처음 상을 받게 됐다"며 감격을 전했다. 이어 그는 "<아빠 어디가>가 시즌2를 준비한다는데 우리 딸이 기가 막히게 (예능을) 잘한다. 무와 당근도 이빨로 갈 수 있다"며 "<진짜 사나이> 역시 내가 방위 출신이라 꼭 나가야한다"고 강한 출연 의지를 보였다.

"개그맨들, 내년엔 <연예대상> 구석 아닌 가운데 앉기를"

개그우먼들 '섹시하게 깜찍하게'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MBC사옥에서 열린 <2013 MBC 방송연예대상> 레드카펫에서 <코미디에 빠지다>팀의 개그우먼들이 포즈를 취하며 미소짓고 있다.

▲ 개그우먼들 '섹시하게 깜찍하게'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MBC사옥에서 열린 <2013 MBC 방송연예대상> 레드카펫에서 <코미디에 빠지다>팀의 개그우먼들이 포즈를 취하며 미소짓고 있다. ⓒ 이정민


수상의 주인공이 된 <코미디에 빠지다>의 일부 개그맨들은 자신의 속마음을 전하며 좌중을 안타깝게 하기도 했다. 코미디 부문 우수상을 수상한 개그우먼 최설아는 "데뷔한지 6년인데 아직 낯설어하는 분이 많은 거 알고 있다"며 "그런데도 지금까지 한 번도 개그우먼을 그만두라고 안 하신 부모님께 감사하고, (어려운 형편으로) 따로 떨어져 살지만 돈 많이 벌어서 아빠와 함께 살고 싶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선배 개그맨인 박미선은 이 소감을 염두한 듯 자신의 수상 소감에서 남다른 마음을 표했다. 최우수상을 받은 박미선은 "매년 보면 개그맨 후배들이 한쪽 구석에 몰려서 앉아있는데 내년에 <코미디에 빠지다>가 사랑을 받아서 이들이 구석이 아닌 가운데에 앉았으면 좋겠다"며 "선배의 입장에서 후배를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라디오 부문 최우수상을 받은 신동은 "라디오 프로에서 벌칙으로 웃긴 의상도 입고, 뒷마당서 풀도 뜯어오곤 하는데 많은 분들이 왜 그런 걸 하냐고 묻는다"며 "(그만큼) 많은 분들이 라디오 프로를 더 많이 들어주었으면 좋겠다. 라디오를 많이 사랑해달라"고 울먹이며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나 혼자 산다>로 우정상을 수상한 배우 김용건은 "1969년 MBC TV가 개국할 때부터 함께 했는데 상은 처음 받았다"며 "(아들인) 하정우가 상을 워낙 많이 받는데 그 상 10개보다 내겐 이 상이 더 값지다. 예능도 더 열심히 하겠다"고 마음을 다졌다.

<진짜 사나이> 김수로 "대한민국 군인과 이 기쁨을"

우리가 진짜 사나이, "충성"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MBC사옥에서 열린 <2013 MBC 방송연예대상> 레드카펫에서 <일밤, 진짜사나이>의 서경석, 류수영, 샘 해밍턴, 손진영, 장혁, 박형식이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 우리가 진짜 사나이, "충성"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MBC사옥에서 열린 <2013 MBC 방송연예대상> 레드카펫에서 <일밤, 진짜사나이>의 서경석, 류수영, 샘 해밍턴, 손진영, 장혁, 박형식이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 이정민


개그맨 정형돈은 무대 위에서 철저한 자기반성을 보였다. <무한도전>으로 최우수상을 받은 그는 "솔직히 언제부턴가 <연예대상> 시상식이 귀찮은 일처럼 생각했던 적이 있고, 빨리 끝나고 집에 갔으면 했다"고 운을 뗐다. 잠시 호흡을 다듬던 정형돈은 "한 친구가 데뷔 10년만에 처음 시상식에 갔는데 정말 감동했다더라"며 "그 말을 듣고 내가 너무 창피했고, 못나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정형돈은 "오고 싶어도 못 올 날도 있을 것이기에 이 자리에 오는 것만으로도 영광스럽게 생각하겠다"며 "상을 받든 못 받는 오래도록 이 시상식에 참여할 수 있는 개그맨이 되겠다"고 생각을 밝혔다.

<진짜 사나이>로 최우수상을 받은 김수로 역시 "좀 부끄럽다"며 "가족과 주변인을 언급하기 보다는 대한민국 군인들과 이 상을 나누고 싶다"고 소신을 보였다.

'아빠랑 레드카펫'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MBC사옥에서 열린 <2013 MBC 방송연예대상> 레드카펫에서 배우 성동일과 아나운선 김성주 등 <일밤, 아빠! 어디가?>팀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아빠랑 레드카펫'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MBC사옥에서 열린 <2013 MBC 방송연예대상> 레드카펫에서 배우 성동일과 아나운선 김성주 등 <일밤, 아빠! 어디가?>팀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무엇보다 이날 대상의 주인공은 <아빠 어디가> 팀이었다. <일밤>의 부활을 이끈 프로인만큼 그 공을 인정받은 것이다. 다섯 아빠들은 무대에 올라 저마다 수상소감을 전했다. 이들은 한결같이 자신의 아이들에게 고맙다는 반응이었다. 이종혁은 "내 인생 첫 번째 대상인데 기분이 좀 이상하다"며 "천사같은 다섯 아이들 덕에 1년이 행복했다"고 말했다.

김성주는 "보석 같은 아이들"이라고 짧고 굵게 아이들의 소중함을 언급했다. 이어 그는 "수십 명의 스태프들이 뒷걸음질 치면서 넘어지고 다치면서까지 촬영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이 프로를 통해 아버지들 더 용기를 내고 아이들과도 더 많이 친해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윤민수는 "오늘이 돌아가신 아버지 기일인데 아버지가 주신 상 같다"며 "아이들을 더 열심히 예쁘게 잘 키우겠다"라고 다짐을 표현했다.

한편 지난해 대상 수상자인 박명수와 매년 강력한 대상 후보로 지목된 유재석, 강호동 등은 이날 수상의 영광을 함께 하진 못했다. 대신 이들은 무대 아래 및 외부에서 동료의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하는 모습을 보였다.

2013 MBC 방송연예대상> 수상자 명단

▲ 코미디 부문 남녀신인상- <코미디에 빠지다> 맹승지·박현정·도대웅
▲ 쇼버라이어티 부문 여자신인상- <우리 결혼했어요4> 정유미, <쇼 음악중심> 김소현
▲ 쇼버라이어티 부문 남자신인상- <진짜 사나이> 박형식·샘해밍턴,
▲ 쇼버라이어티 부문 인기상- <진짜 사나이> 장혁, <나 혼자 산다> 데프콘·노홍철
▲ MC 부문 인기상- <진짜사나이> 서경석, <라디오스타> 김구라
▲ 가수 부문 인기상- 2PM, 샤이니
▲ 공로상- <구텐탁, 동백아가씨> 이미자
▲ 올해의 작가상- <진짜 사나이> 심명진 작가
▲ 올해의 스타상- 송종국, 윤민수,이종혁, 류수영, 손진영, 태민, 정준영, 윤한
▲ 특별상- <아빠 어디가> 윤후·송지아·김민국·성준·이준수
▲ 라디오 부문 신인상- <골든디스크> 이루마
▲ 라디오 부문 특별상- 리포터 신지혜, 성우 박일
▲ 라디오 부문 우수상- <굿모닝 FM> 전현무, <좋은 아침> 박준형·유채영
▲ 라디오 부문 최우수상- <정오의 희망곡> 김신영, <심심타파> 신동
▲ 시사교양 부문 올해의 작가상- <생방송 오늘 아침> 김윤미, <MBC 다큐 스페셜>고희갑
▲ 시사교양 부문 특별상- <생방송 오늘 아침> 박혜경·김승주 , <컬투의 베란다쇼> 컬투
▲ 미니시상식 별별어워즈- 먹방상 : 윤후, 구멍상 : 샘 해밍턴, 예능 늦둥이상 : 김용건
▲ 베스트 커플상- 정형돈·지드래곤
▲ 우정상- <나 혼자 산다> 김용건, <세바퀴>조형기
▲ PD상- <아빠 어디가> 김성주(아빠 어디가), <진짜사나이> 서경석
▲ 코미디 부문 남녀우수상- <코미디에 빠지다> 최설아, 홍가람
▲ 쇼버라이어티 부문 여자우수상- <섹션 TV> 소이현, <우리 결혼했어요4> 이소연
▲ 쇼버라이어티 부문 남자우수상- <아빠 어디가> 성동일, <나 혼자산다> 김광규
▲ 쇼버라이어티 부문 여자최우수상- <세바퀴> 박미선
▲ 쇼버라이어티 부문 남자최우수상- <진짜사나이> 김수로, <무한도전> 정형돈
▲ 시청자가 뽑은 최고 인기프로그램- <무한도전>
▲ 대상- <아빠 어디가>



연예대상 정형돈 박명수 김구라 아빠 어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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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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