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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규 1집 앨범 타이틀 곡 '늑대와 미녀'에 이어 '으르렁'으로 활동하고 있는 12인조 아이돌 그룹 엑소(EXO)

정규 1집 앨범 타이틀 곡 '늑대와 미녀'에 이어 '으르렁'으로 성공 가도에 오른 12인조 아이돌 그룹 엑소(EXO) ⓒ SM엔터테인먼트


오랫동안 최고의 마차를 만들던 회사가 자동차 시대가 오면서 망해 버리는 일, 최고의 휴대폰을 만들던 회사가 스마트폰 시대가 오면서 휘청거리는 일. 우리는 이런 일들을 흔히 접한다. 세상의 변화는 최고의 회사들을 사라지게 만들 수 있을 정도로 거대한 흐름이며, 우리는 그 변화에 잘 순응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음반시장이 사라지고 음원시장의 시대가 찾아오면서, 아이돌 시대도 부흥했다. 10~20만 장의 음반 판매량은 평이했고, 50만 장 이상의 판매량을 올리면 중박, 100만 장을 넘기면 대박이라 말했던 음반 위주의 시대가 사라지자 대중음악계는 '돈'을 벌기 위한 다양한 수단을 강구하게 될 수밖에 없었다.

음원의 시대에서 가수들은 곡을 '음반'에서 '음원' 단위로 쪼개어 팔 수밖에 없었고, 그러한 가운데 '음원'의 가격은 미친 듯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대중에게 음악은 소중히 간직해야 하는 일종의 '소장품'에서 언제든지 갈아탈 수 있는 '소모품'으로 변해 있었다. 가수와 제작자에게는 어느 때보다도 돈을 벌기 위한 변화가 시급했다.

그리고 그에 대한 답으로 제작자들은 아이돌을 구상한다. 강력한 팬덤을 구축해서 저렴한 음원이 아닌 음반을 사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다양한 부가 물품들을 판매하고, 콘서트를 하며 소득을 올리는 구조를 선택한 것이다. 한 명의 팬에게서 더 많은 매출을 발생시키는 방식이다. 그리고 그 전략은 성공했다.

아이돌들은 팬덤을 바탕으로 음원이 아닌 음반을 팔 수 있었고, 동시에 다양한 성향을 지닌 멤버로 팀을 구성함으로써 음악이 아닌 다른 분야에서 성공할 기회를 만들기도 했다. 이를 통해 다시 팬덤을 강력하게 하고, 앨범을 팔 수 있는 환경을 재조성하기도 했다. 즉, 팬덤을 구축하기 위해 다양한 매력을 가진 인물들로 구성된 이 시대 아이돌들은 다양한 활동을 하며, 이를 바탕으로 인기를 얻은 뒤, 음반 판매로 성공을 거두는 일종의 순환형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노력에도 결국 음반시장은 붕괴했고, 이들은 해외를 노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우리가 '한류 열풍'이라고 부르고 있는 것에는 실상 이와 같은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들이 내재되어 있는 것이다.

음반 판매량 100장 넘긴 엑소의 다음 과제는

 정규 1집 앨범 타이틀 곡 '늑대와 미녀'에 이어 '으르렁'으로 활동하고 있는 12인조 아이돌 그룹 엑소(EXO)

ⓒ SM엔터테인먼트


이런 상황이 이어지던 중에 12인조 아이돌 그룹 엑소(EXO)가 김건모와 god 이후 처음으로 음반 판매량 100만 장을 돌파했다. 이와 같은 성과는 여전히 아이돌이 지녀야 할 가장 큰 덕목이 '팬덤'의 구축에 있으며, 그 팬덤이 비단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발발하는 만큼 무시하지 못할 힘을 지니고 있음을 증명했다.

엑소는 동방신기와 슈퍼주니어 이후로 가장 크다고 판단될 정도의 강력한 팬덤을 국내외에서 일궈냈고, 이는 앨범 판매량 증가로 이뤄졌다. 그 성과가 바로 '100만 장'이라는 숫자로 드러난 것이다.

물론 이를 폄하하는 사람들도 많다. '한 명이 몇 장씩 사는 방식의 100만 장은 큰 의미가 없다'는 의견이다. 하지만 지금의 '100만 장'은 단지 좋은 음악으로만 도달할 수 있는 숫자가 아니다. 2012년과 2013년 대중에게 가장 많이 사랑받았고, 음악적으로도 인정받았던 버스커 버스커의 앨범들도 10만 장 정도의 판매고를 올렸을 뿐이다.

이제 음반이라는 것은 단순히 음악 그 자체가 아니라, 자신이 좋아하는 뮤지션의 생산물을 소유하고 싶은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하나의 아이템이 되었다. 그러한 변화를 생각해 보면 엑소의 앨범 판매량 100만 장 돌파는 아이돌의 중요한 성공사례로 기억되어야 할 것이며, 쉽게 폄하할 수 없는 성질의 것이다.

음반 시장은 앞으로도 변할 것이다. 그러나 아이돌의 전략만큼은 꾸준히 유지될 확률이 높다. 바로 '강력한 팬덤 만들기'다. 엑소는 이 '팬덤'이야 말로 아이돌이 성공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이제 엑소의 목표는 10대 위주 팬덤 안에서의 왕좌에서 벗어나 성별도 연령도 다양한 '대중'에게 사랑받는 것이 됐다. 그렇게 된다면, 과거 '국민그룹'으로 불리던 아이돌에 못지않은 사랑을 받고 큰 영향을 끼치는 존재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박지종 시민기자의 개인블로그(http://trjsee.tistory.com/), 미디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합니다
엑소 EXO 아이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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