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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공연계는 전체의 시장은 늘었지만 뮤지컬계 시장은 작년보다 위축된 한 해로 평가할 수 있다. 인터파크 기준으로 공연계 전체의 매출액을 보면 2011년은 3142억 원에서 2012년은 3414억 원으로 8%의 성장세를 보였다. 나아가 2013년의 매출액은 3883억 원으로 2012년 대비 13% 성장하며 전체 공연 시장은 큰 신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경기가 좋지 않음에도 공연계 시장은 전체적으로 확장세를 보인 셈이다.

하지만 뮤지컬 시장은 사정이 다르다. 인터파크 기준으로 뮤지컬 매출액은 2011년 1300억 원에서 2012년 1661억 원으로 27%의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주었다. 하지만 뮤지컬의 초고속 성장은 2012년 한 해에 불과했다. 2013년 뮤지컬 매출액은 1767억 원으로 작년에 비해 6% 성장하는 데 그쳤다. 올 한 해 공연계 전체의 시장이 작년에 비해 두 자릿수 성장을 이룬 반면에 뮤지컬계는 한 자릿수 성장세에 그친 것이다.

올해 공연된 뮤지컬 중 흥행작 살펴보니...신작은 4편, 창작은 2편 뿐

 2013년 초연된 창작 뮤지컬 <디셈버: 끝나지 않은 노래>의 한 장면

2013년 초연된 창작 뮤지컬 <디셈버: 끝나지 않은 노래>의 한 장면 ⓒ NEW


그간 뮤지컬계에서는 새로운 공연장이 늘어나면 뮤지컬도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었다. 이전까지만 해도 뮤지컬계에서는 공연장 확보가 중요한 사안 중 하나였다. 여름이나 겨울 같은 '성수기'에 공연할 극장이 없어서 발을 동동 구르는 기획사가 많았던 것도 사실이었다. 공연을 하고 싶어도 공연을 올릴 극장이 없기에, 공연장만 확보된다면 뮤지컬계의 수요를 보충할 공급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이러한 입장에서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신도림 디큐브아트센터를 시작으로 뮤지컬 극장의 인프라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올해만 해도 세 곳 이상의 뮤지컬 전용극장이 새로이 문을 열었다. 이렇게 서울에만 다섯 곳 이상의 극장이 새롭게 확보되면서, 공연을 하고 싶어도 공연장을 찾지 못하는 애로사항이 극복된 셈이었다.

따라서 뮤지컬계의 예측대로라면 작년에 이어 올해도 두 자릿수의 성장이 가능했어야 옳다. '공급'이 충분히 이뤄진 상태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2013년 뮤지컬계의 증가세는 주춤했다. 이 같은 급락세는 올 한 해 어떤 작품이 흥행작인가를 보면 짐작할 수 있다.

 인터파크 기준 2013년 뮤지컬 흥행 랭킹 1-10위 안의 작품 및 예매율

인터파크 기준 2013년 뮤지컬 흥행 랭킹 1-10위 안의 작품 및 예매율 ⓒ 인터파크 화면 갈무리


12월 27일 기준으로 인터파크 기준 올 해 흥행 1-10위에 해당하는 뮤지컬 중 신작은 5위 <디셈버: 끝나지 않은 노래>와 6위 <고스트>, 7위 <레베카> 및 8위 <그날들> 네 편에 불과했다.(<레미제라블>은 판권을 정식으로 구입하지 않은 상태에서 예전에 공연된 적이 있기에 제외했다.- 기자 주)

나머지 순위에 든 작품은 기존의 작품을 다시 공연하는 작품들이었다. 전체 뮤지컬 매출의 20% 가량을 차지한 1-5위의 작품 중 신작이 <디셈버: 끝나지 않은 노래> 단 한 편 밖에 없었다는 건 새로운 작품에 목말라 하는 뮤지컬 팬의 열망에 부합하는 작품이 얼마나 없었는가 하는 점을 잘 보여준다. 올해 초연된 <애비뉴 Q>와 <보니 앤 클라이드> <스칼렛 핌퍼넬> 등 라이선스 뮤지컬을 향한 관객의 반응은 미지근하거나 차가웠다.

이러한 가운데 창작 뮤지컬의 위축세도 눈에 띈다. 인터파크 기준으로 올 한해 뮤지컬 매출 10위 안에 든 창작 뮤지컬은 <디셈버: 끝나지 않은 노래>와 <그날들> 두 편에 불과하다. 나머지 8편은 브로드웨이나 <고스트> 같이 웨스트엔드, <레베카> 같이 동유럽에서 공수된 해외 라이선스 뮤지컬이다. 창작 뮤지컬과 라이선스 뮤지컬의 흥행 비율은 1:4로, 창작 뮤지컬이 절대적인 열세에 놓였음을 알 수 있다.

이제 공연장이 없어서 공연을 올리지 못하는 시대는 지났다. 극장 인프라가 확장된 만큼 2014년은 관객의 눈을 사로잡을 신작 라인업을 구축하고 우리 뮤지컬의 발전을 위한 창작 지원 사업에 힘을 모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라이선스 뮤지컬만을 반복적으로 공연하는 기존 뮤지컬계의 모습이 2014년에도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

뮤지컬 디셈버: 끝나지 않은 노래 고스트 그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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