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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트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로고

월트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로고 ⓒ disneyanimation.com

애니메이션 명가 디즈니. 지난 1937년 첫 번째 장편 <백설공주>부터 시작된 그들의 여정은 무려 76년이 지난 올해, 53번째 작품 <겨울왕국>의 개봉으로 이어지면서 영화 역사의 새로운 페이지를 써내려가고 있다. 때마침 12월 말에는 창업자 고 월트 디즈니와 명작 <메리 포핀스>의 원작자 파멜라 트래버스의 이야기를 다룬 전기 영화 <세이빙 미스터 뱅크스>가 미국에서 첫 선을 보일 예정이다.

비록 미국적 가치관의 주입이라는 부정적인 측면도 존재하지만, 디즈니 애니메이션이 그동안 만들어낸 동화 속 세상은 어린이와 어른들 모두에게 아름다운 꿈을 심어줬다. 그동안 디즈니가 선보인 장편 애니메이션의 이야기를 통해 디즈니는 어떻게 세계 영화팬들을 사로 잡았는지 살펴보기로 하자.

지난 1923년 설립된 디즈니(정식 명칭은 '월트 디즈니 컴퍼니')는 1920년대 무성+흑백 애니메이션 시대를 거쳐 1928년 미키 마우스를 탄생시킨 <증기선 윌리>를 통해 유성 영화 시대의 성공을 주도 했다. 하지만 7~8분대의 단편 영화만으론 시장의 확대, 관객의 만족 모두를 충족시키기엔 역부족이었던 터라 창업주 월트 디즈니와 동생 로이는 극장용 장편 영화 제작에 눈을 돌리게 된다.

◆ 1930~1940년대 : 영광의 시절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1938) <피노키오>(1940) <판타지아>(1940) <아기 코끼리 덤보>(1941) <밤비>(1942) <라틴 아메리카의 밤>(1942) <3인의 기사>(1944) <음악의 세계>(1946) <미키와 콩나무>(1947), <멜로디 타임>(1948), <이카보드와 토드경의 모험>(1949)

 디즈니 초기 걸작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 `피노키오`

디즈니 초기 걸작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 `피노키오` ⓒ The Walt Disney Company


3년여의 제작기간을 거쳐 1937년 12월말 첫 선을 보인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는 디즈니 최초의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이듬해 1월에 미국 전역에 와이드 개봉이 되는데 당시로선 거액인 140만 달러가 넘는 제작비가 투입된 대작이었다.  그 무렵 <백설공주>가 벌어들인 수입은 무려 800만 달러.(인플레이션을 고려하면 최근 달러 시세로는 무려 4억 달러 이상을 번 셈이다.)

이러한 성공에 힘입어 디즈니는 1940년부터 10년 동안 총 10편의 장편 애니메이션을 선보이며 성공가도를 달리게 된다. (일부 평론가들을 이 시기를 '클래식 에이지'라고 평하기도) 제2차 세계대전을 치르던 미국의 어려운 경제 여건을 감안하면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실제로 당시 상당수 디즈니의 인력/시설은 미군 홍보영상 제작에 동원된다) 오히려 위기 상황에 과감히 선택한 투자는 만루홈런급 대성공을거두게 된다.

특히 디즈니의 상징과도 같은 멋진 주제곡 'When You Wish Upon A Star'(웬 유 위시 어폰 어 스타)를 배출한 <피노키오>, 클래식 음악의 재해석 <판타지아>와 같은 일련의 작품들 이후 뮤지컬 기반 디즈니 고유의 색깔을 만드는데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 1950~1960년대 : 극영화에 밀린 장편 애니메이션 제작

<신데렐라>(1950)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1951) <피터팬>(1953) <레이디와 트럼프>(1955) <잠자는 숲속의 공주>(1959) <101마리 달마시안>(1961) <아더왕의 검>(1963) <정글북>(1967)

전쟁이 끝나고 평화의 시대가 찾아왔지만 정작 디즈니의 극장용 애니메이션 제작은 오히려 침체기를 맞게 된다. 물론 <신데렐라>, <피터팬> 등 고전 동화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작품들은 여전히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지만 각 작품 사이의 터울은 길어져만 갔고 1960년대엔 불과 3편만 제작되는 부진한 행보를 이어간다.

당시 1955년 디즈니는 초대형 공원 디즈니랜드를 개관했고 어린이용 TV 프로그램 <미키마우스 클럽>을 제작하는 등 극장 이외의 시장에 촛점을 맞추기 시작했다. 여기에 <보물섬>(1950), <해저2만리>(1964) 등 일반 극영화 제작과 <메리 포핀스>(1964) 등의 실사+애니메이션 영화를 선보이면서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데, 이는 오히려 1970~80년대에 걸친 암흑기의 도래를 재촉하고 말았다. 여기에 1967년 창업주 월트, 1971년 로이가 사망하면서 디즈니의 앞날은 더욱 불투명해졌다.

◆ 1970~1980년대 : 어둠의 시기

<아리스토캣>(1970) <로빈훗>(1973) <곰돌이 푸의 오리지널 클래식>(1977) <버나드와 비앙카의 구조대모험>(1977) <토드와 코퍼>(1981) <타란의 대모험>(1985) <위대한 명탐정 바실>(1986) <올리버와 친구들>(1988) <인어공주>(1989)

이무렵 디즈니가 선보인 작품 중에선 TV물로도 유명한 <곰돌이 푸>를 제외하면 딱히 지금의 영화팬들의 기억에 남을만한 애니메이션은 거의 없다시피 하다. 제작비의 절반도 회수하지 못한, 디즈니 애니메이션 역사상 최악의 흥행 성적을 거둔 <타란의 대모험>이 등장한 것도 바로 1980년대였다. 하지만 지리멸렬할 것만 같았던 디즈니의 흑역사를 마감한 작품이 제작되는데 바로 <인어공주>였다.

안데르센의 고전 동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인어공주>는 디즈니 고유의 동화속 세상+뮤지컬이 어울어진 전통적인 색깔을 그대로 살려내면서 큰 인기를 얻었다.  특히 하워드 애쉬맨(작사), 알란 멘킨(작곡) 콤비가 만들어낸 멋진 삽입곡들은 과거 '1940년대 디즈니 황금기의 부활'을 이끌어 내면서 대중들을 사로 잡았다.

 라이온 킹

라이온 킹 ⓒ 한국소니픽쳐스릴리징브에나비스타영화㈜

◆ 1990년대 : 제2의 전성기

<코디와 생쥐구조대>(1990) <미녀와 야수>(1991) <알라딘>(1992) <라이온 킹>(1994) <포카혼타스>(1995) <노틀담의 꼽추>(1996) <헤라클레스>(1997) <뮬란>(1998) <타잔>(1999)

<버나드와 비앙카의 구조대모험>의 속편 <코디와 생쥐구조대>는 큰 흥행에서 재미를 보지 못했지만 이후 보여준 디즈니의 성과는 놀라움, 그 자체였다. 

<미녀와 야수>, <알라딘>으로 대박을 친 데 이어 1994년 선보인 <라이온 킹>은 지금까지 전세계 9억 8천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디즈니 역대 최고 흥행을 기록한다.(이와 함께 발매된 사운드트랙 음반들의 인기 마찬가지)  이후 인디언, 그리스 신화, 중국 시대물로 점점 소재의 폭이 넓어진 것 역시 1990년대 디즈니 애니메이션이 거둔 성과 중 하나였다.

◆ 2000년대 이후 : 전통 셀 애니메이션을 밀어낸 CG

<판타지아 2000>(2000) <다이노소어>(2000) <쿠스코? 쿠스코>(2000) <아틀란티스:잃어버린 제국>(2001) <릴로와 스티치>(2002) <보물성>(2004) <브라더 베어>(2004) <카우삼총사>(2004) <치킨 리틀>(2005) <로빈슨 가족>(2007) <볼트>(2008) <공주와 개구리>(2009) <라푼젤>(2010) <곰돌이 푸>(2011) <주먹왕 랄프>(2012) <겨울왕국>(2013)

<토이스토리>를 앞세운 픽사(현재 디즈니의 계열로 흡수됨), <쿵푸팬더> 시리즈의 드림웍스, <아이스에이지> 시리즈의 20세기 폭스 등 첨단 CG로 중무장한 디지털 애니메이션 시대가 도래하면서 디즈니의 전통적인 셀 애니메이션 제작도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디즈니 최초의 디지털 장편 애니메이션 <다이노소어>, 흥행 참패를 기록한 <보물성> 등에서 겪었던 시행 착오는 후일 <치킨 리틀>, <볼트> 등의 흥행 성공으로 되돌아왔고 역대 영화 사상 두번째로 많은 제작비(2억 6천만 달러)가 투입된 <라푼젤>은 과거 동화 속 디즈니 이야기를 디지털 시대에 되살린 수작으로 탄생했다.

그리고 계열사 픽사의 영향을 크게 받은 <주먹왕 랄프>에 이어 다시 한번 동화의 세상을 환상적인 CG로 그려낸 <겨울왕국>을 통해 애니메이션 왕국의 부활을 꿈꾸고 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기자의 개인블로그 blog.naver.com/jazzkid 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여왕 미녀와 야수 세이빙 미스터 뱅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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