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자원봉사자 발대식 모습

올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자원봉사자 발대식 모습 ⓒ 부천영화제


부천영화제의 결정은 국내 영화제들의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할 마중물이 될 수 있을 것인가? 부천영화제가 계약직 스태프 전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하면서, 영화제 비정규직 문제가 해법을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부천영화제는 25일 기존 계약직 직원 전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지난 14일 이사회를 통해 비정규직원의 정규직 전환을 골자로 하는 조직 개편안이 이사회를 통과했으며, 오는 12월 1일부터 적용된다는 것이 영화제 측의 설명이다.  

국내 영화제들의 비정규직 문제는 그간 만성적인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해법이 나오지 않았다. 열흘 안팎의 행사를 위해 단기 고용 임시직을 대거 고용하는 게 일반화 되는 과정에서 대부분이 정규직이 아닌 계약직 형태의 근무 형태가 보편화 됐다. 이렇다보니 장기 근속이 어려워 운영에 있어 문제점이 늘 지적돼 왔다.

규모가 큰 국내 영화제 몇 곳을 제외하면 오랜 경력을 가진 영화제 스태프조차 한 영화제가 끝나면 다른 영화제의 일자리를 알아봐야 하는 등 만성적인 고용 불안에 시달려야 했다. 영화제들 입장에서도 경험과 노하우를 가진 스태프들을 붙잡아둘 수 없어 업무의 연속성과 전문성을 확보하기 힘들었다.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은 부천이 국내영화제 중 처음

이번 조처가 국내영화제들에 좋은 자극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부천영화제 측은 "국내 최대인 부산영화제도 상근 직원 대부분이 무기계약직인 데 반해 전체 직원의 정규직화는 부천이 국내 영화제들 중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부산영화제나 전주영화제 등도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부천영화제의 결정이 다른 영화제들에게도 적지 않은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영화제들은 대부분이 1년 단위의 계약직으로 필요한 상근 인원을 고용하고 있는 상태다.

부천영화제 김준종 사무국장은 전화통화에서 "영화제 비정규직 문제를 보도한 <오마이뉴스>의 기사( "영화제 끝나면 버려지는 느낌... 돌고 또 돌고")가 많은 참고가 됐다며 이를 자료로 활용해 정규직 전환을 추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 사무국장은 "그동안 부천영화제 정규직은 15년 근무한 직원 한 사람뿐이었으나 이번 결정으로 사무국 직원 13명이 모두 정규직으로 바뀌게 된다"고 전했다.

정규직 전환이 예정된 부천영화제 한 스태프는 "1년마다 계약을 갱신했는데, 정규직이 되면서 심정적으로 안정감을 찾을 수 있게 돼 좋은 것 같다"면서 "당장 크게 달라지는 부분은 없지만 이제부터는 승진도 가능하고 앞으로는 변화될 수 있는 여건이 많아질 것 같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또한 "그간 처우 문제 등에 대해서는 재계약 문제가 걸려 있다 보니 아쉬운 소리를 하는 게 조심스러웠다"면서 "정규직이 되면 요구할 수 있는 부분도 당당히 이야기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국내 다른 영화제의 스태프 역시 긍정적 반응을 나타냈다. 환경영화제의 한 관계자는 "팀장급들 정도가 정규직이 되는 것이겠지만,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김만수 부천시장의 비정규직 문제 해소 의지가 결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조직위원장인 김만수 부천시장이 영화제 행사를 즐기고 있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조직위원장인 김만수 부천시장이 영화제 행사를 즐기고 있다. ⓒ 부천영화제


부천영화제 측은 영화제 업무가 바쁘지 않을 때의 인력 활용 방안에 대해 유관기관 파견근무 등 타 축제 조직과의 인력교류를 통해 정규직 전환에 따른 인건비 부담을 해결하겠다는 방침이다. 승진도 가능하게 만들어 일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지속 고용이 가능한 국내 다른 영화제들에게도 좋은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부천영화제 김영빈 집행위원장은 "정규직화는 축제조직의 전형적인 고용 불안을 해소해 조직 안정화를 꾀하고 업무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했던 사안 중 하나"라며 "오래 전부터 비정규직의 문제점을 지적해왔던 김만수 조직위원장이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은 덕분에 정규직화를 실행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부천시 관계자 역시 "김만수 시장이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대해 꾸준한 관심을 갖고 있었다"면서 "부천영화제 조직위원장으로 영화제 비정규직 문제를 해소하겠다는 의지가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부천영화제 정규직 김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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