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블랙가스펠>의 배우 정준이 11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영화 <블랙가스펠>의 배우 정준이 11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오마이스타 ■취재/조경이 기자·사진/이정민 기자| 배우 정준이 영화 <창공으로> 이후 7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동갑내기 배우 양동근, 김유미와 함께한 <블랙 가스펠>을 통해서다. <블랙 가스펠>은 진짜 소울을 찾기 위해 뉴욕 할렘으로 떠난 세 사람의 음악 여장을 담은 음악 다큐멘터리 영화다.

영화는 정준, 양동근, 김유미를 포함한 11명의 한국인이 할렘에서 흑인들로부터 소울을 배우고, 블랙 가스펠 콘서트를 준비하는 모습을 그린다. 특히 정준은 블랙 소울을 배우는 것은 물론, 프로듀서 역할까지 겸하며 영화의 풍성함을 더하려고 고군분투했다.

흑인들의 소울에 대한 궁금증으로 뉴욕 할렘 행

 영화 <블랙가스펠>의 배우 정준이 11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세 명 모두 매니저 없이 갔어요. 완전 힘들었죠. 보통은 대본이 있어서 연기할 게 정해져 있고 자기가 할 부분만 하고 쉬면 되는데, 이건 다큐니까 24시간 카메라가 함께 따라 붙어서 너무 힘들었어요." ⓒ 이정민


- 어떻게 영화 <블랙 가스펠>에 참여하게 됐나요?
"(양)동근이랑 저랑 '블랙 소울'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어요.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한 흑인혼혈 이미쉘을 봤는데 너무 노래를 잘 하더라고요. 대체 블랙 소울이 뭔데 그 친구는 저렇게 노래를 잘 할까. 한번 가 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동근이랑 서로 농담처럼 이야기를 했는데, 저랑 친한 제작자와 밥을 먹다가 '블랙 소울, 블랙 가스펠을 배우러 뉴욕에 한번 가보지 않을래?' 해서 가게 됐습니다."

- 블랙 가스펠을 배우기 위해 뉴욕 할렘으로 떠났는데, 굉장히 위험한 곳이라는 이미지가 있잖아요.
"할렘은 거의 관광지화가 되어서 그렇게 위험하지는 않아요. 하지만 밤에는 좀 위험할 수 있고요. 할렘보다 더 위험한 곳은 브롱스에요. 브롱스는 밤에도 낮에도 위험해요. 할렘은 낮에는 관광지예요. 팝의 거장 스티비 원더와 같은 분들이 공연한 아폴로극장도 있고요. 할렘에 가면 옷 스타일도 다 달라요. 힙합스타일의 옷을 많이 팔더라고요."

- 뉴욕 할렘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자유로움이 있어요. 사랑이 담겨 있는 자유로움입니다. 모르는 사람인데 눈인사를 하면 잘 받아줘요. (흑인들을) 인터뷰하러 계속 돌아다녔는데, 그들의 문화를 물어봐서 그런지 편하게 인터뷰할 수 있었어요. 길게 이야기도 잘 해주더라고요. 사랑이 담겨 있어요."

- 두 달 동안 할렘에서 지내기는 어땠나요?
"세 명 모두 매니저 없이 갔어요. 완전 힘들었죠. 보통은 대본이 있어서 연기할 게 정해져 있고 자기가 할 부분만 하고 쉬면 되는데, 이건 다큐니까 24시간 카메라가 함께 따라 붙어서 너무 힘들었어요. 잠잘 때를 빼고는 자기가 무엇이든 찾아서 해야 하죠. 틀은 만들어주셨는데 채우는 것은 저희가 채워 넣어야 했습니다."

"성격 완전히 다른 양동근, 기독교인이라는 공통점"

 영화 <블랙가스펠> 한 장면.

영화 <블랙가스펠> 한 장면. ⓒ 스토리셋


- 촬영하면서 콰이어(성악대)로 주로 활동을 했던 양동근, 김유미와 달리 영화의 프로듀서 역할까지 해서 '정피디'로 불렸다고 하던데.
"A팀은 콰이어 팀이고 저는 할렘가 사람들을 인터뷰하러 다니기 위해 B팀으로 해달라고 했어요. 사우스 캐롤라이나 주도 갔으면 좋겠다고 제안을 했고요. 현지 연출 하시는 분이 따로 계시긴 했지만 디렉팅을 주기보다는 다큐이다 보니 알아서 하라고 하는 편이라서 늘 제작팀과 회의하고 같이 다니고 인터뷰 따러 다니고 그랬던 것 같아요. 이번에 촬영감독님이 <해운대> 촬영하셨던 분인데, 감독님한테 새벽 2시에 와인 사들고 가서 카메라가 부족하니 더 구해달라고 부탁드리기도 했어요.(웃음)."

- 양동근씨와는 언제부터 친해졌어요?
"양동근과 안지 21년이 됐어요. 완전 보고 싶을 때 슬리퍼 신고 만날 수 있을 만큼 친하게 된 건 최근 5년 정도 됐어요. 이번 <블랙 가스펠> 찍을 때 너무 좋았어요. 서로 성향도, 성격도 너무 다르지만 기독교인이라는 공통점이 있어요. 성격이 다르다 보니, 신기해서 더 친해진 것 같아요."

- 연기자로서의 양동근의 모습 외에 대중들이 아는 부분이 많지는 않아요. 인간적으로 그는 어떤 사람인가요?
"되게 깊어요. 저보다 더 섬세한 부분이 많고, 말을 쉽게 하지 않아요. 말 한마디 한마디를 되게 조심스럽게 해요. 말 수가 없어서 건방지다고 오해를 하는 분들도 있는데, 생각이 많고 말을 쉽게 하지 않는 성격이라서 그런 거예요."

"기독교 영화?...노래 안에 담긴 소울 함께 느끼길"

 영화 <블랙가스펠>의 배우 정준이 11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양)동근이는 되게 깊어요. 저보다 더 섬세한 부분이 많고 말을 쉽게 하지 않아요. 말 한마디 한마디를 되게 조심스럽게 합니다." ⓒ 이정민


- 마지막에 블랙 가스펠을 가르쳤던 선생님들과 함께 어우러져 노래를 부를 때 감동적이었습니다. 실제 현장은 어땠나요?
"콘서트를 원래 1시간 반을 예정해 기획했는데, 3시간 반을 하고 끝이 났어요. 끝나고 나서도 너무 감동이었어요. 위다 선생님을 찾아가서 고맙다고 인사하려고 했는데, 옷장 사이 틈에 들어가서 엉엉 울고 계셨어요. 두 달 동안 저희를 가르치며 무섭기도 했지만, 엄청난 사랑이 있었던 분이셨어요. 카메라가 쫓아오려고 했는데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 못 들어오게 했습니다. 선생님에게 사랑을 안다고, 너무 감사하다고 하면서 같이 안고 엉엉 울었습니다."  

- 관객들이 <블랙 가스펠>을 어떻게 봐주었으면 좋겠는지?
"일본에서는 힙합이나 록처럼 블랙 가스펠도 하나의 장르예요. 저희를 가르쳐주신 선생님들은 일본에 매년 초청돼 공연을 하시고요. <블랙 가스펠>을 기독교 영화로 오해할 수 있겠지만, 그것보다 하나의 장르로 생각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또 사우스 캐롤라이나에 노예로 왔을 때 흑인들이 너무 힘들어서 불렀던 노래, 그 노래 안에 담긴 그들의 소울을 배우는 영화로 즐겨주셨으면 좋겠어요. 지금도 영화 속 노래를 들으면 눈물이 나요. 그것을 관객분들에게도 느끼게 해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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