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 가요제' 앞두고 모인 무한도전 무한도전 자유로 가요제가 열리는 17일 오전 일산 MBC드림센터에서 무한도전 멤버들이 '무한도전'을 외치고 있다.

▲ '자유로 가요제' 앞두고 모인 무한도전 MBC <무한도전> 자유로 가요제가 열린 지난 10월 17일 오전 일산 MBC드림센터에서 멤버들이 '무한도전'을 외치고 있다.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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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방송된 MBC <무한도전> '자유로 가요제'에 대한 대중들의 반응은 여전히 뜨겁다. <무한도전> 멤버들과 7팀의 뮤지션들이 이루어낸 화려한 무대와 명쾌한 웃음, 벅찬 감동은 지금까지도 생생하기만 하다. 이번에도 <무한도전>은 성공적인 무도 가요제를 치러냈다. 8년 동안 프로그램을 이끌어온 그들의 저력이 다시 한 번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그러나 <무한도전> 입장에서는 그리 편치만은 않았던 축제였다. 행여나 가요계에 종사하는 이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을까를 우려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에 유재석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어려운 상황에서 음반을 제작하는 분들께 죄송하다"며 "큰 뜻으로 이해해 주시기를 부탁한다"고 무도가요제 음원 독식 논란에 대한 사과의 뜻을 밝혔다.

하지만 대중들 사이에서는 옹호하는 목소리도 작지 않다. 음원차트를 잠식하여 돈을 벌려는 목적이 아닌, 수익의 전부를 사회에 기부하겠다는 취지로 마련된 가요제임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재석이 사과를 했다는 것은 여전히 가요계 관계자들이 무도 가요제를 불편하게 바라보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 한국연예제작자협회는 무도 가요제를 겨냥해 "프로그램 인지도를 앞세워 음원시장을 잠식해 나가는 것은 대기업의 문어발식 경영과 다르지 않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번에도 <무한도전> 자유로 가요제는 음원차트에 이상 현상을 일으킨 주범이 됐고, 가요계에 파란을 일으킨 이단아가 됐다. 현재 각종 음원차트의 상위권은 자유로 가요제에서 생산해낸 8곡 전곡으로 채워지고 있다.

그 취지가 어떻든 가요계 관계자들 입장에서는 결코 환영할 만한 일은 아니다. 유재석이 사과까지 한 마당에 계속해서 딴죽을 걸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그렇다고 매번 <무한도전> 이 발표하는 곡들마다 음원차트를 휩쓸고 있는 현실에 박수까지 쳐 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 한번 생각해보자. 과연 음원차트 이상 현상의 주범이 무도 가요제 하나뿐인가에 대해서 말이다.

드라마 OST의 점령...음악도 TV에 나와야 듣는 대중들

요즘 음원차트를 보면 또 다른 특이사항이 포착된다. 바로 드라마 OST의 활약이다. 일례로 11월 4일자 벅스 일일음원차트를 보면 <응답하라 1994>, <비밀>, <상속자들>에 수록된 10곡의 노래들이 TOP 50에 진입해 있다. 드라마 OST가 음원차트의 20%를 차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인데, 따지고 보면 이 비율 역시 그리 만만하게 생각할 일은 아니다.

사실 인기 있는 드라마 수록곡들이 대중들의 사랑을 받아온 건 이미 오래 전부터 있어왔던 일이다. 그런데 요즘은 정도를 넘어선 느낌이 든다. 드라마가 뜬다 싶으면 수록된 3~4곡이 순식간에 음원차트 상위권에 올라가 있기도 하고, 드라마가 조금만 인기가 있다 싶으면 부랴부랴 OST 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일들이 허다해졌다.

드라마 OST의 인기가 날로 높아간다는 것이 잘못된 일은 아니다. 여기서 문제는 이제 대중들이 음악까지도 TV에 노출이 되어야만 귀를 기울이게 된다는 사실이다. 엄밀하게 말하면 드라마 OST는 음악 자체보다는 드라마에서 받은 감동 때문에 인기를 얻게 되는 경향이 크다. 결국 OST가 아닌 정식앨범으로 발매가 됐다면 어쩌면 그만큼의 인기를 담보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는 얘기가 된다.

무도 가요제의 음원만큼이나 드라마 OST도 음원차트를 독식해 왔다. 하지만 가수가 불렀다는 이유 때문에 가요계에 해가 된다는 지적은 없었다. 오히려 드라마 OST의 활성화를 독려하고 부추기는 분위기다. 물론, 가수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되기도 하지만, 오랫동안 만든 곡들로 정규앨범을 꽉 채워 발매하는 가수들 입장에서는 OST의 인기가 달갑지만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양쪽에서 사고의 전환이 필요할지 않을까 싶다. 대중들은 TV로만 음악을 접하려는 습관을 버리고, 비디오가 아닌 오디오적인 측면에서 가요계에 귀를 기울이는 수고가 필요하다. 또한 가요계는 대중들이 순수한 방법으로 가요 자체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좋은 음악의 생산을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해야만 할 것이다.

어쩌면 음원차트의 이상 현상은 <무한도전>이 축제 형식으로 마련하는 무도 가요제로부터 비롯된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오롯이 그들에게만 열광하는, 또 그들을 질타하기만 하는 사람들의 편협한 사고 때문일 수도 있다. 가요계를 살리고 한 걸음 더 발전시키는 일은 비교적 간단하다. 좋은 음악을 만드는 노력과 그 수고에 대한 합리적인 인정의 원활한 상호작용. 그것만이 정답이 아닐까?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기자의 개인블로그(DUAI의 연예토픽), 미디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무한도전 자유로 가요제 유재석 음원 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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