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스타> '구리구리'  특집의 게스트로 초대된 밴드 장미여관의 육중완이 배우 이태임을 향해 애교를 발사하고 있다.

▲ <라디오스타> '구리구리' 특집의 게스트로 초대된 밴드 장미여관의 육중완이 배우 이태임을 향해 애교를 발사하고 있다.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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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은 육중완, 나이는 1980년생으로 올해 서른 넷. 본인 말로는 사람들이 40대 초반까지도 본다고 한다. 그래, 확실히 노안이긴 노안이다. 그런데 은근 이 남자, 귀여운 구석이 있다. 가늘고 부드러울 것 같은 머릿결하며 심하게 밝아 보이는 표정, 그 치명적인 매력이 <라디오스타>에서 제대로 터졌다.

KBS 2TV <탑밴드>도 안 봤고, MBC <무한도전>도 안 봤다면 이 육중완이라는 남자가 누군지 알기가 조금 어려울 수 있다. 밴드 장미여관의 보컬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지난 30일 방송된 MBC <라디오스타> '구리구리' 특집에 출연해 진정 숨어있던 예능 원석임을 보여줬다. 

이날 방송 초반부터 육중완은 적극적이었다. 같이 출연한 여배우 이태임에게 남자의 '집적' 본능을 발휘하고, MC들 입담에 누가 가르쳐주기라도 한 듯 '물개박수' 리액션으로 화답한다. 토크에서도 밀리는 법이 없었다. 웃기기로만 치면 코딱지에 방귀까지 초딩용 에피소드를 대거 투척한 정준영의 활약이 만만치 않았는데도, 이상하게 이날의 주인공을 단 한명만 뽑으려면 주저 없이 이 남자, 육중완이다.

육중완은 이날 출연한 게스트들과 조화를 보이는 데 탁월했다. 이태임에게는 끊임없이 추파를 던지고, 양동근과는 일방적으로 친구가 되더니, 이미 잘 알고 있던 정준영과는 편한 형·동생의 모습을 보였다.

 '구리구리' 특집에 (왼쪽부터) 이태임, 양동근, 육중완, 정준영이 출연했다.

'구리구리' 특집에 (왼쪽부터) 이태임, 양동근, 육중완, 정준영이 출연했다. ⓒ MBC


MC들과의 조화도 훌륭했다. 자신의 과거 모습을 보는 것 같다며 육중완을 싫어하던 김구라도 장미여관의 수익구조를 듣고서는 "멤버를 셋으로 가도 충분하지 않느냐"며 "지금의 다섯은 과소비"라고 일침을 가했다. 장난스런 김구라의 재무 설계(?)에 육중완도 "사실 투 기타, 투 보컬이라 한 명씩 빠져도 괜찮다"고 맞받아쳤다. 이어 "멤버들이 매우 건강해 웬만해서는 잘 빠질 생각을 안 한다"고 덧붙이자, 김구라는 다시 '홀짝제'를 제안한다. 이 둘의 토크 공수에 웃음이 끊이질 않는다.

마냥 웃기다가도 노래를 부를 땐 진지한 모습을 보이며 반전 매력까지 뽐냈던 육중완. 주로 남들이 잘 하지 않는 이야기를 노래로 불렀기에 팀명도 독특하게 지었던 장미여관의 육중완은 <라디오스타>에서 그런 의미의 밴드로서 이름값을 톡톡히 해냈다. <무한도전>에 이어 <라디오스타>까지 섭렵하며 얼굴을 알렸으니, 이제 육중관과 장미여관은 앞으로 더 바빠질 전망이다.

육중완 못지않게 정준영의 활약도 돋보였다. 모든 에피소드에 '사람이라면'이라는 전제를 붙여 이날 '구리구리' 특집에 최적화된 더러운 에피소드를 과감히 대방출한 그는 깔끔한 외모와는 반대로 더러운 상남자의 기질을 보이며 <라디오스타>의 토크 시장을 주도했다.

 정준영이 더러운 에피소드를 이야기하며 코딱지에 관한 소신(?)을 밝히고 있다.

정준영이 더러운 에피소드를 이야기하며 코딱지에 관한 소신(?)을 밝히고 있다. ⓒ MBC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씩 자동차에 코딱지를 묻혀봤을 것이다", "콧물을 휴지 없이 발사하여 푸는 것을 2주간 연습한 적 있는데 아직도 안 된다", "방귀를 뀔 때는 상대에게 묻고 방출한다" 등 입만 열면 더러운 명언과 에피소드가 터져 나왔다. 물론 모든 이야기에는 '사람이라면'이라는 단서를 붙여, 모든 사람이 그러한데 자신이 대표로 이야기하는 것일 뿐이라는 포장도 잊지 않았다.

정준영의 이러한 예능적 기질은 Mnet <슈퍼스타K4> 시절부터 드러났지만 <라디오스타>가 이를 확실히 대중들에게 각인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라디오스타> 출연 한 번으로 정준영은 앞으로 한동안은 다른 예능 프로그램에서 게스트로 적극 기용될 발판을 마련했다.

<라디오스타>의 '예능 원석' 발굴 능력이 날로 발전한다. 지난 주 레이디제인을 들었다 놓더니 이번에는 육중완, 정준영 두 명의 원석을 새로 찾아 대중들에게 소개했다. 매주 특이한 게스트 조합으로 예상을 빗겨가며 수요일 밤의 웃음을 책임지는 <라디오스타>만의 예능 원석 찾기 프로젝트는 앞으로도 계속 돼야 한다. 아직도 예능에 쓰이지 못한 '취업준비생'형 인재들을 위하여...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종길 시민기자의 개인블로그(http://jksoulfilm.tistory.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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