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표 은퇴 경기에서 동료 선수들이 은퇴를 축하하고 있다. 밴쿠버 화이트캡스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이영표 은퇴 경기에서 동료 선수들이 은퇴를 축하하고 있다. 밴쿠버 화이트캡스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 밴쿠버 화이트캡스 FC


'초롱이' 이영표가 감동의 은퇴전을 누렸다.

최근 은퇴를 선언한 밴쿠버 화이트캡스의 이영표는 28일(한국시각) 홈 구장 BC 플레이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3 미국프로축구 메이저리그사커(MLS) 콜로라도 라피즈와의 시즌 최종전에서 축구 인생 마지막 경기에 나섰다.

밴쿠버는 이날 경기의 입장권에 이영표의 얼굴을 그려 넣었고, 경기장 전광판을 통해 지난 2년간 구단을 위해 헌신한 이영표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또한 선발 출전한 이영표에게 특별히 주장 완장을 선사하며 최고의 예우를 했다.

가장 감동적인 장면은 그라운드에서 나왔다. 밴쿠버는 전반 43분 콜로라도의 반칙으로 페널티킥을 얻었고, 한때 K리그 무대에서도 뛰었던 카밀로 산베조가 키커로 나서 가볍게 선제골을 터뜨렸다.

페널티킥을 성공시킨 카밀로는 이영표 앞으로 달려와 무릎을 꿇고 공을 넘겨주며 존경을 담은 세리머니를 펼쳤다. 밴쿠버 선수들도 모두 달려와 이영표를 안아주며 은퇴를 축하했다.

카밀로가 두 골을 더 터뜨리며 해트트릭을 달성해 밴쿠버는 3-0으로 완승을 거뒀고, 경기가 끝나기 직전 후반전 추가시간에 이영표를 불러들이며 홈 관중의 기립박수를 받을 기회를 선사했다.

이영표 역시 그라운드를 빠져나가며 박수로 화답했고, 관중석에서는 대형 태극기가 펼쳐졌다. 이로써 이영표의 화려했던 14년간의 프로 인생은 감동과 아쉬움을 뒤로 하고 막을 내렸다.

이영표는 경기 후 공식 인터뷰에서 "내가 어렸을 때부터 상상해왔던 은퇴 경기여서 너무 행복하다"며 "이보다 더 좋은 은퇴 경기는 없을 것이며 지난 2년간 밴쿠버에서 보낸 시간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감격스러워했다.

또한 "오늘 페널티킥을 얻으면 내가 차기로 했었지만 카밀로가 차고 싶다고 원해 양보했다"며 "카밀로가 골을 넣은 뒤 나에게 달려와 갑자기 무릎을 꿇어 놀랐다"고 웃으며 소감을 밝혔다.

이영표는 2002 한일월드컵에서 한국의 4강 신화를 이끌었고 네덜란드 PSV 아인트호벤, 잉글랜드 토트넘 홋스퍼, 독일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등 유럽 명문구단을 거치며 아시아 최고의 윙백으로 활약했다.

2011년 밴쿠버에 입단하며 미국 무대에 도전한 이영표는 특유의 성실함으로 서른이 훌쩍 넘은 나이에도 거의 모든 경기를 소화했고, 지난 23일 올 시즌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이영표 밴쿠버 화이트캡스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