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대결을 앞둔 최강희 감독과 황선홍 감독 '강희대제' 최강희 감독이 이끌고 있는 전북 현대와 '황선대원군' 황선홍 감독이 이끌고 있는 포항 스틸러스가 오는 19일 FA컵 우승컵을 두고 맞대결을 펼친다.

▲ 맞대결을 앞둔 최강희 감독과 황선홍 감독 '강희대제' 최강희 감독이 이끌고 있는 전북 현대와 '황선대원군' 황선홍 감독이 이끌고 있는 포항 스틸러스가 오는 19일 FA컵 우승컵을 두고 맞대결을 펼친다. ⓒ 남궁경상


프로와 아마추어를 통틀어 진정한 대한민국의 축구 강자를 가리는 2013 하나은행 FA컵 결승전이 이제 단 하루 앞으로 다가 왔다. 최강희 감독의 전북 현대와 황선홍 감독의 포항 스틸러스가 우승컵을 놓고 치열한 혈투를 앞두고 있다. 두 팀 모두 지금까지 나란히 각각 3번씩 FA컵 우승컵을 들어 올린 바 있어 접전이 예상된다. 두 팀 중 승자는 FA컵 대회 역사상 최다 우승(4회)의 영광을 함께 안게 된다.

공교롭게도 두 팀은 올 시즌 온갖 난관을 헤쳐 이 자리까지 왔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전북은 최강희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맡으며 잠시 팀을 떠난 사이 팀이 망가졌다. 조직력은 엉망이었고 특유의 닥공 축구 역시 찾아볼 수 없었다. 성적 역시 중위권까지 쳐졌다. 하지만 최강희 감독이 지난 6월 다시 팀에 복귀한 뒤 눈에 띄게 확 달라진 모습이다. 빠르게 안정된 전북은 시즌 중반부터 무서운 상승세를 타며 완벽히 정상궤도로 다시 올라섰다.

포항은 올 시즌 14개의 K리그 클래식 클럽 중 유일하게 단 한 명의 외국인 선수 없이 시즌을 출발했다. 아직까지는 외국인 선수가 팀 전력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현실이기에 대다수의 전문가들이 비관적인 시선을 보냈다. 하지만 포항은 단단했다. 특유의 조직력을 바탕으로 꾸준한 모습으로 리그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고 FA컵 마저 2년 연속 정상 자리를 노리고 있다.

이밖에도 전북과 포항은 묘하게 비슷한 면을 많이 가지고 있다. 전체적으로 공격 중심의 경기 운영을 펼치는 면도 그렇고, 탄탄한 조직력을 자랑하는 점도 그렇다. 두 팀은 현재 K리그 클래식에서 승점 56점으로 나란히 1, 2위를 기록 중이다. 또 두 팀은 올 시즌에 총 3번 만나 1승 1무 1패의 백중세를 보였다. 도무지 예측할 수 없는 싸움이다. 집중력이 승부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경기를 더욱 재밌게 즐길 수 있는 관전 포인트를 정리해보았다.

[뚜렷한 팀 스타일] '닥공 축구' vs '스틸타카'

전북의 키워드는 단연 닥공 축구이다. 닥공은 '닥치고 공격'을 줄여 만든 말로 지난 2009년 전북이 정규리그 우승을 거두었던 시절부터 전북의 트레이드마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최강희 감독은 최선의 공격이 최고의 수비라는 생각으로 전체적으로 라인을 끌어 올리며 공격 중심적인 전술을 펼치고 있다. 주포 이동국과 이승기의 부상 공백이 뼈아프지만 케빈과 레오나르도가 있어 큰 걱정은 없다. 전북은 무엇보다 홈에서 열리는 경기인 만큼 반드시 홈팬들에게 우승컵을 선물하겠다는 각오이다.

올 시즌 K리그 클래식의 가장 큰 화두는 단연 포항의 스틸타카다. 스틸타카는 티키타카(스페인어로 탁구공이 왔다갔다한다는 뜻)와 스틸러스를 접목해 만들어진 합성어로 포항의 랜드마크로 이미지화된 용어이다. 포항은 스페인 FC바르셀로나를 표본으로 공격 진영에서 정교하고 빠른 패스 플레이로 공격의 질을 높이는 데 주요 공격 전술을 맞추고 있다. 마찬가지로 황진성이라는 핵심 전력이 부상으로 빠진 점이 아쉽다. 하지만 '베테랑' 황지수와 '신예' 이명주, 김승대 등이 버티고 있어 큰 걱정은 없다. 지난해 우승컵을 들어 올렸던 포항은 2년 연속 FA컵 우승컵을 들어 올리겠다는 각오로 가득 차 있다.

[든든한 안방마님] '베테랑' 최은성 vs '화용신' 신화용

최은성은 2012시즌을 앞두고 친정팀이었던 대전에게 버림 받으며 본의 아니게 선수 생활을 마무리할 뻔 했다. 그런 그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민 팀이 바로 전북이었다. 고민 끝에 전북에 새둥지를 튼 최은성은 이적 첫 해부터 주전으로 자리 잡으며 온몸으로 골문을 수호했다. 올 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 총 24경기에 출전, 20실점만을 허용하며 0점대 방어율을 기록 중이다. 그 중에서 무려 11경기를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팀의 핵심 전력으로 자리매김했다.

신화용은 오랜 시간 포항의 골문을 지켜왔다. 포항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한 그는 꾸준한 모습으로 지금까지 원클럽맨으로 활약 중이다. 올 시즌 '스틸타카' 포항의 꾸준함에는 신화용의 공이 컸다. 신화용 역시 마찬가지로 올 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 총 28경기에 출전, 27실점으로 0점 대 방어율을 보여주고 있다. 무실점 경기도 12경기나 기록 중이다. 그는 그라운드에서 항상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며 황선홍 감독에게 드높은 신임을 받고 있다.

[대표 골잡이 대결] '와플 폭격기' 케빈 vs '가을 사나이' 박성호

2012년 대전 시티즌에 입단한 뒤 16골 4도움을 기록하며 성공적인 데뷔 시즌을 보낸 케빈은 이듬해 곧바로 전북으로 이적했다. 시즌 초에는 흐름이 좋지 못했다. 팀 전술상 주로 조커로 투입되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케빈은 시즌 중반 무렵부터 팀 전술의 핵으로 자리매김했다. 현재까지 리그에서 총 29경기에 나서 14골 3도움을 기록하며 이동국이 부상으로 빠진 빈 자리를 훌륭하게 메우고 있는 모습이다. 케빈은 전북이 가장 기대하고 있는 득점원이다.

박성호는 가을 사나이로 불린다. 유독 가을만 되면 득점포가 폭발하기 때문이다. 올 시즌에도 부진을 이어가다가 9월을 기점으로 무려 6골을 몰아넣으며 단숨에 리그 득점랭킹 11위에 이름을 올렸다. 박성호에게 FA컵은 남다르고 특별하다. 지난해 경남FC와의 결승전에서 연장전 후반 종료 직전에 극적인 헤딩 결승골을 터트리며 팀에게 우승컵을 선사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번 결승에서도 많은 이들이 박성호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홈에서 우승컵을 노리는 전북이냐, 2년 연속 우승을 노리는 포항이냐. 예측불허의 싸움이 다가왔다. 두 팀의 피할 수 없는 맞대결은 오는 19일 오후 1시 30분에 전북의 홈인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지며 이 경기는 지상파 채널 MBC에서 전국에 생방송 될 예정이다. 과연 어느 팀이 우승컵을 들고 기쁨의 눈물을 흘릴 것인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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