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자유로 가요제가 열리는 17일 오전 일산 MBC드림센터에서 무한도전 멤버들이 아자를 외치고 있다.

무한도전 자유로 가요제가 열리는 17일 오전 일산 MBC드림센터에서 무한도전 멤버들이 아자를 외치고 있다. ⓒ 이정민


|오마이스타 ■취재/이선필 기자·사진 이정민 기자| 2005년 4월 <무모한 도전>으로 시작한 MBC <무한도전>이 어느덧 8년을 맞았다. 그간 숱하게 특집을 내놓으며 환희와 감동을 시청자들과 함께 했던 <무한도전> 팀이 17일 오전 경기도 일산 MBC 드림센터에서 공식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자유로 가요제' 관련 행사였지만 모든 멤버들이 함께 언론 앞에 선 것은 프로그램 시작 이후 처음이었다.

"많은 분들의 박수와 응원을 받았던 회도 있었지만, 반대로 굉장히 아쉬움을 준 특집도 많았습니다. 그럴 때마다 따끔한 질책과 비판이 있었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실패를 하려고 특집을 기획하진 않았겠지만 박수를 받든 혼이 나든 매회 혼신을 다했습니다.

사실 방송이 되면 시청자의 반응은 예상할 순 없죠. 박수의 힘을 믿고 비판에 기가 죽거나 하진 않았습니다. 그래도 늘 매회 뭘 하면 웃길 수 있나, 재밌나, 이것만 생각합니다. 앞으로 얼마나 할 수 있을 진 모르겠지만 일희일비하지 않으며 최선을 다해 한 회씩 준비하겠습니다" (유재석)

변함없는 자세로 멤버들을 이끌고 있는 유재석의 말이 어쩌면 <무한도전> 장수의 비결일지 모른다. 이날 공식적으로 멤버들이 모인 자리만큼 8년 동안 존재해 온 <무한도전>에 대한 멤버들의 속내를 들을 수 있었다.

"시간 거꾸로 돌려도 더 최선을 다할 순 없었다"

  무한도전 자유로 가요제가 열리는 17일 오전 일산 MBC드림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선글라스를 벗어달라는 기자의 요청을 받은 박명수가 선글라스를 벗은채 취재진을 바라보고 있다.

무한도전 자유로 가요제가 열리는 17일 오전 일산 MBC드림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선글라스를 벗어달라는 기자의 요청을 받은 박명수가 선글라스를 벗은채 취재진을 바라보고 있다. ⓒ 이정민


마이크를 잡은 각 멤버들은 저마다 속내를 털어놨다. 공통적으로 이들은 "모두가 같은 마음일 것"이라는 말을 머리에 덧붙였다. 그만큼 생각이 서로 통하고 한뜻이라는 말일 것이다.

노홍철은 "이 프로가 우리에게 준 영향은 엄청나다"며 "과거로 다시 돌아간다면 다른 프로그램은 더 잘해볼 수 있겠지만 <무한도전>만큼은 이만큼 못할 거 같다. 그 정도로 최선을 다했다"고 운을 뗐다. 노홍철은 "형돈과 하하를 보면서 많이 배우고 있다"며 "즐거운 분위기에서 아름다운 가정교육을 받는 느낌"이라고 밝혔다.

하하 역시 "<무한도전>은 내게 로또와도 같다"라며 "처음엔 그저 목요일을 일하는 날로 생각했는데 이젠 내 삶에서 뺄 수 없는 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군대에 다녀오고 변한 시스템에 적응을 못했을 때의 심정은 말로 표현 못한다"며 "언제 <무한도전>이 끝날지 모르겠지만, 그걸 상상하기 싫지만 그 시간까지 미친듯이 웃고 울고 싶다"고 마음을 드러냈다.

정준하는 <무한도전>을 자신에게 채찍질 해주는 프로로 정의했다. 정준하는 "유재석씨가 처음에 제안을 해 시작했지만 원망도 했고, 힘든 부분도 많았다"면서 "그런데 어느 순간 이것을 하고 있다는 게 얼마나 큰 기쁨이고 행운인지 깨달았다"고 말했다. 정준하는 "동생들에게 뒤처지지 않게 최선을 다할 것이고 더 밝고 긍정적으로 임하겠다"라고 덧붙였다.

가장 최근에 합류한 길은 "파업까지 포함하면 4년째인데, 그 사이에 하차 및 소송 논란이 있었다. 멤버들 중 가장 사고뭉치였다"며 "매번 목숨을 걸었다고 생각했는데 많이 모자라 괴로웠다. 그럴수록 힘이 돼준 멤버들에게 고맙다"고 표현했다. 길은 "요즘 들어 조금 웃긴다는 말이 있는데 자만하지 않겠다"며 "더욱 나아지고 있으니 다시는 사고 안치겠다"고 다짐을 전했다.

"멤버들끼리 싸우며 만든 흑역사 있기에 지금 자리에..."

 무한도전 자유로 가요제가 열리는 17일 오전 일산 MBC드림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유재석과 박명수가 소회를 밝히는 노홍철의 말을 들으며 진지한 모습을 하고 있다.

무한도전 자유로 가요제가 열리는 17일 오전 일산 MBC드림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유재석과 박명수가 소회를 밝히는 노홍철의 말을 들으며 진지한 모습을 하고 있다. ⓒ 이정민


말이 나온 김에 지난 일 중 지우고 싶은 '흑역사'(어두운 과거)에 대한 질문이 있었다. <무한도전> 멤버들 사이에서 "명수 형 결혼 무르고 싶다며?"라는 장난기 섞인 말이 나왔지만 이들은 저마다 진지한 사연을 전했다.

가장 먼저 마이크를 잡은 길은 "굉장히 지우고픈 게 많다"며 "그 중 딱하나만 꼽자면 나와 게리가 저지른 하차 문제다. 인터넷에 뜬 글을 다 지워버리고 싶다. 그때 우리가 미쳤었다"고 말했다. 리쌍으로 활동 중인 두 사람은 지난해 9월 '슈퍼7콘서트' 갈등과 관련해 "무도를 떠나겠다"고 SNS에 올려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여러 질문에 '노코멘트'로 일관하던 박명수는 멤버들의 결혼 무름 발언에 "결혼한 건 좋다"고 반박했다. 박명수이 지우고픈 과거는 SS501의 팬들이 운집했던 장소에서 정준하의 바지를 벗겼던 사건이었다. 박명수는 "그게 아직도 미안하다"며 "팬들이 200명이나 왔었고 그때 몇 분은 사진까지 찍어갔더라"고 설명했다.

말을 받은 정준하는 "그땐 그 사건이 큰 충격이긴 했다. 근데 그 일이 요즘 벌어졌다면 다를 거란 생각이 든다"며 "예전엔 몰랐는데 내가 사건에 임하는 자세나 태도가 밝지 못했다. 지금 그런 일이 있으면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을 거 같다"고 답했다. 이어 "방송에서도 말했지만 예전엔 왜 그렇게 대처를 했을까 생각이 든다"며 "지금도 예전에 내가 나온 방송을 잘 못보겠다"고 덧붙였다.

 무한도전 자유로 가요제가 열리는 17일 오전 일산 MBC드림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노홍철이 록커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무한도전 자유로 가요제가 열리는 17일 오전 일산 MBC드림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노홍철이 록커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 이정민


노홍철은 "다른 방송을 해보면 늘 당연하게 웃고 헤어지는 게 많지만 우린 멤버들끼리 싸우고 누구에게 혼나기도 한다"며 "그런 느낌을 지우고 싶기도 하지만 그런 게 있기에 지금이 있는 거 같다"고 말했다. 정형돈은 "흑역사를 지운다는 건 300회 이상의 분량 중 한 회를 지워야하는 것이기에 지우고 싶지 않다"며 "흑역사도 죽을 때까지 가져가고 싶다"고 단호한 입장을 전했다.

유재석 역시 "가끔 우리가 다툰 게 방송에 나가기도 한다. 프로그램 초반엔 어느 두 사람이 싸우고 화해하고, 또 안 그럴 거 같은 사람이 싸우기도 한다"며 "서로를 싸움과 다툼을 통해 이해하는 거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멤버들의 불화가 있어도) 제작진이 개입을 안 한다"며 "그 모습이 방송을 타면 시청자들이 바로 질책한다. 시청자들의 질책이 가장 따끔해 우린 화해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무한도전> '자유로 가요제'는 유재석-유희열(하우두유둘), 하하-장기하와 얼굴들(세븐틴 핑거스), 길-보아(G.A.B), 정준하-김C(더블 플레이), 노홍철-장미여관(장미하관), 정형돈-지드래곤(형용돈죵), 박명수-프라이머리(거머리)가 참여한다. 17일 오후 7시부터 임진각 평화누리 공원에서 녹화가 시작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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