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점 후 활짝 웃어보이고 있는 산토스 지난 9월 2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3 29라운드 수원 삼성과 인천 유나이티드의 경기에서 산토스(수원)가 득점을 성공시킨 뒤 활짝 웃고 있다.

▲ 득점 후 활짝 웃어보이고 있는 산토스 지난 9월 2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3 29라운드 수원 삼성과 인천 유나이티드의 경기에서 산토스(수원)가 득점을 성공시킨 뒤 활짝 웃고 있다. ⓒ 이상민


K리그 클래식 최대의 라이벌 매치인 슈퍼매치의 명성에 걸맞은 치열한 혈투였다. 승자는 홈팀 수원 삼성이었다. 수원은 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3 32라운드 FC서울과의 홈경기에서 후반 13분 산토스의 선제골에 후반 37분 정대세의 쐐기골을 더해 2-0 깔끔한 짜릿한 승리를 거두며 라이벌전에서 웃었다.

경기장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청색과 적색의 상반되는 팀 칼라를 지닌 양 팀의 서포터즈인 프렌테 트리콜로와 수호신이 경기 전부터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이들은 각자의 팀 구호와 응원가를 부르며 힘차게 목소리 대결을 펼쳐 또 다른 볼거리를 선사했다. 이날 경기장에 한글날을 맞아 치러진 양 팀의 흥미로운 경기를 보기 위해 명의 많은 관중이 운집했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4-2-3-1 포메이션을 기초로 최정예 멤버로 베스트 11을 구성했다. 최전방 공격수에 조동건이 나서고 좌우 측면에는 염기훈과 서정진 그리고 쉐도우 스트라이커 자리에는 산토스가 자리했다. 그밖에 중앙은 오장은과 이용래 콤비가 지켰고 4백 수비는 최재수·민상기·곽희주·홍철이 배치됐다. 최후방 골문은 변함없이 정성룡 골키퍼가 지켰다.

최근 리그와 아시아 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하며 지쳐있는 서울도 라이벌전을 맞아 기존 베스트 11의 대부분을 투입했다. 이번 경기를 위해 지난 31라운드에서 체력적인 안배를 취한 하대성과 차두리가 전격 선발 출전했고, 최전방 공격수 자리에는 박희성이 자리했다. 그밖에 부상 중인 아디와 한태유 그리고 대표팀에 차출된 데얀은 엔트리에서 제외되었다.

[전반전] 치열한 공격축구

경기 초반부터 두 팀의 팽팽한 흐름이 펼쳐졌다. 전반 시작과 동시에 이용래와 고명진이 각각 중거리 슈팅을 날리며 초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다. 두 팀은 전반 3분과 4분에도 서울의 윤일록과 수원의 오장은이 과감한 슈팅으로 장군과 멍군을 불렀다. 원정팀 서울이 예상외로 초반부터 맞불작전으로 나서자 경기는 점점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수원의 결정적인 득점 기회는 전반 16분 찾아왔다. 서정진이 중앙선 부근부터 폭발적인 스피드로 페널티박스 부근까지 몰고간 뒤 연결해준 볼을 염기훈이 침착하게 오른발 크로스로 문전으로 올려줬다. 이를 노마크에 놓여있던 산토스가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날려봤지만 몸을 던진 김주영의 육탄 방어에 막히고 말았다. 서정원 감독은 아쉬움에 탄식을 금치 못했다.

초반 분위기를 잡은 수원이 계속해서 매서운 공격을 몰아쳤다. 전반 21분 염기훈의 전매특허인 날카로운 왼발 프리킥이 날카로운 곡선을 그으며 서울의 골문으로 향했지만 김용대의 선방에 막히고 말았고 전반 30분과 33분 산토스가 날린 연이은 두 차례의 슈팅마저도 골포스트를 살짝 빗나가고 말았다.

연달아 이어진 수원의 공세를 무사히 막아낸 원정팀 서울이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서울은 전반 35분 고요한이 높은 수준의 개인 기량을 바탕으로 수원의 우측 측면을 돌파한 뒤 곽휘주의 파울을 이끌어내며 좋은 자리에서 프리킥을 얻었다. 이를 김치우가 왼발로 감아 올렸고 흘러나온 볼을 하대성이 슈팅으로 연결해봤지만 골문을 벗어나고 말았다.

이후 두 팀은 결정적인 기회를 한 차례씩 주고 받았다. 수원이 먼저 전반 37분에 오장은의 패스를 받은 최재수가 강력한 왼발 슈팅을 날려봤지만 김용대의 선방에 막혔다. 그러자 전반 43분에는 반대로 서울이 차두리의 크로스를 받은 고요한이 오른발 슈팅을 날려봤지만 빗맞으며 위력이 없었다. 결국 전반전 경기는 양 팀 득점 없이 0-0으로 종료되었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두 팀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이 교체 카드를 사용했다. 수원은 전반전 다소 무거운 몸 상태를 보인 곽희주를 빼고 곽광선을 투입했고, 서울은 전반 막판 슈팅과정에서 발목에 부상을 당한 최현태 대신에 아껴두었던 몰리나 카드를 꺼내보이며 다소 공격적인 전술 변화를 감행했다.

[후반전] 수원의 파상공세... 결국 침몰한 최용수호

두 팀은 전반전과 마찬가지로 공격적인 경기 운영으로 풀어갔다. 전반전에 홈팀 수원의 매서운 공세를 막느라 평소에 비해 다소 수비 위주의 경기를 펼쳤던 서울도 물러서지 않고 전방부터 압박을 가하며 맞불 작전을 펼쳤다. 전반전에 최대한 오버래핑을 자제했던 좌·우측 풀백 김치우와 차두리도 적극적으로 공수를 넘나들며 측면 공격의 활로를 열었다.

팽팽하게 이어지던 영의 균형은 후반 13분 깨졌다. 염기훈이 올려준 날카로운 왼발 코너킥을 조동건이 백헤딩으로 연결했고 이를 이선에서 침투하던 산토스가 달려들며 그대로 오른발 슈팅으로 김용대 골키퍼의 가랑이 사이로 서울의 골네트를 흔들었다. 실점한 서울의 고명진이 후반 14분 곧바로 날카로운 왼발 슈팅으로 응수에 나섰지만 정성룡의 선방에 막혔다.

득점이 터지자 양 팀의 감독은 또 다시 두 번째 교체카드를 동시에 사용하며 전술 변화를 시도했다. 후반 16분 서정원 수원 감독이 먼저 서정진을 빼고 정대세를 투입하며 투톱 전술을 펴자, 1분 뒤에 이번에는 최용수 서울 감독이 최전방 공격수 박희성 대신 김현성을 넣으면서 최전방 원톱 공격수를 교체하는 변화를 주었다.

후반 중반으로 향할수록 경기는 더욱 뜨거워졌다. 그리고 양 팀은 또다시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한 차례씩 주고받았다. 후반 26분 수원의 이용래가 염기훈의 패스를 받아 각도가 없는 상황에서 연결한 과감한 왼발 슈팅이 크로스바를 강타하고 나오자, 후반 27분 이번에는 서울의 고명진이 날카로운 왼발 중거리 슈팅을 날렸지만 골문을 살짝 빗나가고 말았다.

경기가 막바지로 향하자 최용수 서울 감독이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후반 32분 팀의 주장이자 정신적 지주를 맞고 있는 하대성을 빼고 측면 자원인 최효진을 투입하며 마지막 교체 카드를 사용한 것. 전체적인 포메이션의 균형을 포기하면서까지 동점골을 노리겠다는 복안이었다. 하지만 최용수 감독의 전략을 잠시 뒤 추가 실점으로 이어지는 결과를 낳았다.

후반에 교체 투입된 '블루 블도저' 정대세가 후반 37분 팀의 쐐기골을 터트렸다. 정대세는 좌측에서 날라온 염기훈의 날카로운 크로스를 연결 받아 가슴으로 침착하게 볼을 잡아놓은 뒤 서울의 김주영을 등지고 절묘한 오른발 터닝 슈팅으로 서울의 골네트를 강하게 갈랐다. 시종일관 공격적인 전술로 나섰던 서정원 감독의 지략이 빛을 보는 순간이었다.

승패의 추는 사실상 수원 쪽으로 기울었지만 원정팀 서울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투지로 맞서 싸웠다. 후반 42분에는 양 팀의 주장인 오장은과 김진규가 헤딩 경합을 하던 중 머리끼리 강하게 부딪히며 눈두덩 부위에 출혈을 보이기도 했다. 이후 추가 시간까지 모두 흘러 경기는 결국 홈팀 수원의 2-0 깔끔한 승리로 막을 내렸다.

이날 승리를 거둔 수원은 스플릿 라운드 14승 8무 8패(승점 50점)의 기록으로 스플릿 라운드 무패행진(2승 4무)를 기록하며 선두권 추격의 발판을 마련하는 데 성공했다. 반면, 라이벌전에서 뼈아픈 패배를 당한 서울은 최근 13경기 연속 무패(9승 4무) 행진을 마치는 동시에 14승 9무 7패(승점 51점)으로 5위 수원에 승점 1점차 불안한 4위 자리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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