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생 트리오' 전북 정혁,이규로,케빈 전북 현대를 FA컵 결승 무대로 이끈 '이적생 트리오' 정혁과 이규로 케빈의 모습.

▲ '이적생 트리오' 전북 정혁,이규로,케빈 전북 현대를 FA컵 결승 무대로 이끈 '이적생 트리오' 정혁과 이규로 케빈의 모습. ⓒ 남궁경상

전북 현대가 FA컵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전북은 지난 15일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열린 2013 하나은행 FA컵 준결승전 부산 아이파크와의 원정경기에서 전반 10분 정혁의 선제골을 비롯해 후반 12분과 48분 터진 이규로와 레오나르도의 추가골에 힘입어 부산에 3-1 승리를 거두었다.


어려운 경기가 예상되었다. 상대인 부산이 올 시즌 극적으로 상위 스플릿 막차 티켓을 획득하며 분위기가 좋았고, 무엇보다 지휘봉을 잡고 있는 윤성효 감독이 숭실대 감독 시절을 비롯해 지난해까지 수원 사령탑을 맡으면서 유독 단기전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여기에 상대인 부산은 홈경기라는 이점을 가지고 편안하게 경기를 준비했다. 실제로 4강 대진 추첨 당시 윤성효 부산 감독은 "상대가 어디가 되었든 상관없다. 홈에서만 경기를 치렀으면 좋겠다"라고 자신감을 보인바 있다. 거기에 부산는 이번 경기를 준비하며 주중에 있었던 수원과의 리그 경기에 주전을 대거 제외하며 체력적인 부분을 완벽하게 대비했다.


반면 전북의 상황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전북은 주중에 있었던 인천과의 리그 28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정혁, 레오나르도, 티아고 정도를 제외한 주전을 대거 투입하며 배수진을 치고 나섰다. 승리를 목전에 두었지만 후반 막판 인천 김재웅에게 동점골을 허용하며 승점 1점을 챙기는데 그쳤다. 전북은 최근 2경기에서 1무 1패로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빽빽한 일정 속에 주전 선수들의 체력 문제가 걱정되었다. 거기에 평소 수비적인 경기 운영을 즐겨하는 부산이 예상외로 공격 일변도의 전술을 택하며 전북은 당황했다. 오히려 공격적인 전술을 주로 펼치는 전북이 좌·우측 풀백의 공격 가담을 최소화하며 수비 안정화에 무게를 두었다.


부산의 예상외의 전술에 당황한 전북은 안정된 수비를 바탕으로 상대 공격을 무력화했다. 그리고 전반 10분에 정혁이 이른 시간 동점골을 뽑으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케빈의 패스를 받은 정혁은 자신의 전매특허인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인정사정없이 부산의 골네트를 강하게 흔들었다.


선제골을 뽑은 전북은 전반 24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순간 집중력 부족으로 상대 이정호에게 동점골을 허용하며 전반을 1-1로 마쳤다. 그러자 최강희 감독은 김기희를 빼고 이규로를 투입하며 공격적인 전술 변화를 감행했다. 발빠른 이규로를 투입하며 측면 공격을 살리겠다는 복안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후반 12분 최강희 감독의 전략이 그대로 맞아 떨어졌다. 우측 측면에서 날라온 크로스를 케빈이 안정적으로 볼을 세워놓은 뒤 쇄도하는 이규로에게 가볍게 연결했고 이규로는 이를 정확한 오른발 슈팅으로 역전골로 연결시켰다. '강희대제' 최강희 감독의 용병술이 빛을 보는 순간이었다.


이후 동점골을 뽑기 위한 부산의 공세가 계속되었다. 하지만 정인환과 윌킨슨이 버티는 중앙 수비는 좀처럼 상대에게 틈을 주지 않았다. 미드필더 김상식과 정혁 역시 강한 압박으로 중원에서 우위를 점했고, 좌·우측 윙어인 티아고와 레오나르도 역시 몸을 던지는 적극적인 수비가담으로 수비진의 부담을 덜어주며 팀의 안정적인 수비에 한 몫 했다.


전북은 종료직전 잡은 역습 기회에서 서상민이 상대의 오프사이드 트랩을 절묘히 빠져나가는 재빠른 공간 침투로 상대 골키퍼인 이범영와의 1대 1 상황을 만들어냈다. 서상민은 재치있는 헛다리 짚기로 이범영의 파울을 이끌어내며 페널티킥을 획득했고 이를 레오나르도가 키커로 나서 침착하게 성공시키며 전북의 3-1 승리가 확정되었다.


위기 속에서도 빛난 전북의 강한 집중력을 비롯해 최강희 감독의 정확한 선수기용과 전략이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공교롭게도 선제골을 넣은 정혁과 결승골을 성공시킨 이규로 그리고 이 둘의 득점을 도우며 2도움의 맹활약을 펼친 케빈까지 모두 올 시즌을 준비하며 전북이 야심차게 영입한 이적생들이다. 결정적인 순간 이적생 트리오의 맹활약에 힘입어 결승 무대에 진출한 전북이다.


결승에 안착한 전북은 지난 2000년과 2003년, 2005년에 이어 클럽 역사상 네 번째 FA컵 우승 도전에 나서게 됐다. 현재 포항과 수원 그리고 전남과 함께 총 3차례 FA컵 정상에 올라 최다우승팀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전북은 다음달 19일 홈에서 황선홍 감독이 이끌고 잇는 포항을 상대로 대회 최다 우승팀의 영광 자리를 두고 한 판 승부를 펼치게 된다.

2013.09.15 18:25 ⓒ 2013 OhmyNews
정혁 이규로 전북 현대 케빈 최강희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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