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해피투게더3>의 양념 같은 존재인 허경환이 자신의 야욕(?)을 드러냈다. 다름 아닌, 고정게스트라 할 수 있는 G4에 머무르지 않고, 유재석의 옆자리를 탐내고 있다는 사실을 고백한 것이다.

'살림하는 남자' 특집으로 방송된 12일 게스트로 출연한 정태호는 허경환이 <인간의 조건> 촬영 때 시도 때도 없이 MC를 본다고 폭로했다. 그 이유에 대해 정태호는 허경환이 '"열심히 해야 돼. <해피투게더> 1년만 하면 명수 형 자리 들어갈 수 있어"라고 했다며, 호시탐탐 보조자리 MC를 노리는 허경환의 야망을 고발했다.

정태호의 폭로에 허경환은 얼굴을 붉혔고, 분위기는 농담처럼 흘러갔지만, 박명수와 박미선, 그리고 신봉선으로 구성된 3명의 보조 MC가운데 왜 하필 허경환이 박명수의 자리를 노리고 있는지는 한번 짚어 볼 문제라고 생각한다.

 박명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MC 연습을 한다는 허경환. 12일 방영 <해피투게더3> 중 한 장면.

박명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MC 연습을 한다는 허경환. 12일 방영 <해피투게더3> 중 한 장면. ⓒ KBS


허경환은 왜 박명수 자리를 노렸을까?

사실 <해피투게더3>는 유재석이 메인 MC로 나서는 원탑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유재석, 박명수, 박미선, 신봉선 등 4명의 공동MC를 내세우고 있지만, 각자가 맡은 역할과 활약도를 놓고 봤을 때, 4명을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하기엔 무리가 따른다.

전반적인 진행과 함께 게스트에게 캐릭터를 만들어주고, 필요하면 애드리브를 통해 분위기를 띄우는 유재석을 제외하고 나면, 박명수와 박미선, 그리고 신봉선은 존재감이 미약하다. 오히려 게스트의 토크에 자신의 경험을 덧붙여 웃음을 만들어 내는 G4 허경환의 공헌도가 더 크게 느껴질 정도다.

특히 유재석과 함께 야간매점을 이끌고, 사우나 토크에서도 유재석의 옆자리에 앉아 상대적으로 분량이 더 많을 수밖에 없는 박명수는 상황과 맞지 않는 애드리브로 분위기를 썰렁하게 만들거나, 우격다짐식 질문으로 게스트를 당황하게 만들곤 한다는 점에서 그의 진행능력에 '물음표'를 던지게 만든다.

대본에 적힌 질문은 최대한 자연스럽게 던지는 게 기본이거만, 박명수는 마치 과제를 해치우듯 질문하고, 심지어 분위기와 상관없이 맥을 끊는 경우도 자주 눈에 띈다. 때문에 비록 농담이긴 하지만, 허경환이 다른 사람이 아닌 박명수의 자리를 탐낸다고 밝힌 이유는 그간 박명수가 보여준 진행 능력 부족 때문이지 않을까 풀이된다.

유재석의 매끄러운 진행이 있다면, 박명수의 거친 진행도 있어야 프로그램이 더 역동적으로 흘러간다. 하지만 그것은 두 사람의 진행 방식이 서로 조화를 이룰 때에 가능한 일이다. 그런데 박명수의 게스트를 당황시키는 질문과 뜬금없는 상황극, 그리고 콩트식 진행은 오히려 유재석의 진행을 방해하기 일쑤고, 프로그램 안에서도 홀로 튀어 보이는 경우가 많다.

최근 <세바퀴>에서 하차한 박명수는 스튜디오 프로그램에서는 취약한 면모를 자주 보이고 있다. 상황극을 주도하는 등 개인기를 통해 스스로 빛날 수는 있지만 게스트를 이끌면서 프로그램 전체를 아우르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비록, 박명수만큼 방송경험이 많지는 않으나 게스트를 위해 자신을 낮추고, 적재적소에서 에피소드를 꺼내 분위기를 띄울 줄 아는 허경환이 어쩌면 <해피투게더3>와 더 궁합이 맞지 않을까 싶다.

어쩌면 박명수 입장에서는 후배에게 그런 농담을 듣는다는 것 자체가 자존심 구기는 일일지도 모른다. 애드리브와 상황극을 통해 스스로 웃겨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내려놓고, 조금 더 프로그램에 녹아드는 그런 박명수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개인블로그(saintpcw.tistory.com), 미디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해피투게더3 허경환 박명수 해투 인간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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