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서울 순화동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JTBC 비무장정치쇼 <적과의 동침> 제작발표회에서 공동MC인 전 국회의원 유정현과 방송인 김구라가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9일 오후 서울 순화동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JTBC 비무장정치쇼 <적과의 동침> 제작발표회에서 공동MC인 전 국회의원 유정현과 방송인 김구라가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이정민


|오마이스타 ■취재/이선필 기자·사진/이정민 기자| 국회의원은 국민들에게 욕만 먹는 존재일 수밖에 없는가. 이런 물음을 안고 종합편성채널 JTBC가 여·야 의원을 예능 프로그램으로 불러들였다.

퀴즈토크쇼를 지향하는 <적과의 동침> 제작발표회가 9일 오후 서울 중구 호암아트홀에서 열렸다. 기획을 맡은 여운혁 CP와 진행자인 유정현, 김구라 그리고 김영환 민주통합당,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이 자리했다. 

여운혁 CP는 "국회의원의 먹고 사는 모습도 별 거 없다고 느꼈다"면서 "시청자들에게 국회의원의 옷을 벗기고, 이들을 무장해제시켜 날 것의 모습을 시청자들에게 보이고 싶었다"라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퀴즈쇼를 통해 국회의원과 국민 간의 거리를 좁히겠다는 게 이 프로의 주요 골자였다.

현역 국회의원들 "인간적인 모습 보이고 싶다"

 9일 오후 서울 순화동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JTBC 비무장정치쇼 <적과의 동침> 제작발표회에서 출연자인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과 김영환 민주당 의원이 포옹을 하며 웃고 있다.

9일 오후 서울 순화동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JTBC 비무장정치쇼 <적과의 동침> 제작발표회에서 출연자인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과 김영환 민주당 의원이 포옹을 하며 웃고 있다. ⓒ 이정민


진행을 맡은 방송인 유정현은 "국회의원 낙선 이후 1년 간 쉬었는데 당시 의원활동을 하면서 많은 욕을 먹었다"며 "지금 다른 분들이 일을 열심히 하지만 국민들의 마음은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것 같다. 이 프로를 통해 의원들이 열심히 한다는 말을 듣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김영환 의원은 "정치인들은 박 터지게 싸우고 있는데 국민들은 예능이나 류현진·추신수의 경기를 본다"며 "왜 우린 욕먹고 예능인은 박수를 받는지 고민했다. 이번 기회를 통해 (정치인의) 참 모습 보였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영환 의원은 "이번 기회를 통해서 '유느님'이 누군지 배웠다"며 한창 예능에 적응 중인 모습도 공개했다.

김성태 의원은 "가까이 있지만 가까이 할 수 없는 존재가 의원인데 <적과의 동침> 통해 사람다운 모습을 보이려 노력했다"며 "프로그램에서 망가질 수밖에 없었고, 정치인이기 이전에 인간 김성태를 지역 주민과 국민에게 보일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구라는 "국회의원이 부정적 이미지도 있지만 근엄함도 있다"며 "이번 방송을 통해 그들 뒤에 있던 원래의 모습을 보면서 즐거웠다"고 언급했다. 김구라는 "3회 정도 녹화를 했는데 박지원, 김무성 의원도 나왔고, 이분들이 현실 정치인으로서 하기 힘든 발언도 했다"며 "(국회의원이) 연예인과 비슷하다는 걸 느꼈다. 작정하고 이분들이 나왔겠지만 국민들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불통의 아이콘 정치인들 "예능 통해 소통 배우겠다"


 9일 오후 서울 순화동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JTBC 비무장정치쇼 <적과의 동침> 제작발표회에서 출연자인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과 김영환 민주당 의원이 아자를 외치고 있다.

9일 오후 서울 순화동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JTBC 비무장정치쇼 <적과의 동침> 제작발표회에서 출연자인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과 김영환 민주당 의원이 아자를 외치고 있다. ⓒ 이정민


나름 야심찬 각오를 전했지만 사실 최근의 정국은 국정원 대선 개입 문제와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사건 등으로 혼란 양상이다. 본업이 의원인 만큼 현실 정치와 동떨어질 수 없는 운명인데, 과연 예능 출연이 시청자들에게 달갑게 다가올까. 이에 대해 제작진과 출연 의원들은 각자의 생각을 정리했다.

여운혁 CP는 "정국에 따라 변수는 생길 것이고 그런 위험을 감수하고 만들었다"며 "그럼에도 의원들이 나오고 싶어 하는 프로그램이 됐으면 하는 게 우리 바람"이라고 설명했다. 여 CP는 "정치부 기자들이 싸움을 자꾸 붙이는 경향이 있다"며 "만나서 이들의 얘기를 들으면 정책 보단 진영 차이가 크다. (이 프로에도) 진영 논리를 탈피할 분은 나오겠고 못 피할 분은 못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여 CP는 제1 야당 및 여당 말고, 제3당 의원의 출연에 대해 "아직 고민해보지 않았다"는 입장을 덧붙였다.

김성태 의원은 "정치인의 모습만 보인다면 이 프로가 망할 것"이라며 "이 프로를 통해 새누리당 정치인이라는 걸 벗어던지고, 복잡한 정치 생각을 지울 수 있었다. 순수해지고 싶었던 마음으로 다가가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영환 의원은 "정치인들 말은 국민들에겐 통 편집 대상이었다"라며 "남을 가르치는 게 아닌 남의 얘기를 듣는 걸로 바꿔야 하지 않을까 한다. 예능을 통해 소통을 배우겠다"고 전했다.

한편 <적과의 동침>은 여야 의원 여러 명이 한데 모여 퀴즈를 풀고 서로에 대한 생각을 전하는 예능 프로다. 김무성·박지원 의원 등 현역 의원들이 출연하며, 첫 방송은 오는 16일 밤 11시다.

 9일 오후 서울 순화동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JTBC 비무장정치쇼 <적과의 동침> 제작발표회에서 여운혁 CP, MC 유정현, 김영환 민주당 의원,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 MC 김구라가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9일 오후 서울 순화동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JTBC 비무장정치쇼 <적과의 동침> 제작발표회에서 여운혁 CP, MC 유정현, 김영환 민주당 의원,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 MC 김구라가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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