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무도를 부탁해' 특집에서 이예준 군이 기획했던 '한다면 한다'

<무한도전> '무도를 부탁해' 특집에서 이예준 군이 기획했던 '한다면 한다'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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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MBC <무한도전>에 대한 시청자 반응이 심상찮다. 8월 17일부터 방송된 <무한도전> 방송제 '무도를 부탁해'와 31일 방영된 시작한 '응원단' 편에 대한 시청자 반응은 냉소적이기까지 하다. 대한민국 대표 예능으로 불리는 <무한도전>에 대한 볼멘소리, 무슨 이유 때문일까?

<무한도전>은 그동안 의미 있는 도전과 참신한 기획으로 시청자의 큰 사랑을 받았다. 비인기 스포츠를 조망한 '봅슬레이특집', '레슬링특집', '조정특집', 또 시사적인 의미를 함축한 '여드름 브레이크'등이 그랬다.

이 과정에서 작가들의 힘은 컸다. 주요 특집에서 작가들이 구성한 섬세한 기획은 보는 이를 감탄시켰다. 유재석, 박명수 등 개성 강한 출연진들과 조화를 이룬 시의성 있는 기획은 <무한도전>을 특별한 프로그램으로 빛나게 했다.

대표적인 예로 '여드름 브레이크'를 들 수 있다. 서울의 노후 아파트 회현, 동대문아파트, 재개발 단지 오쇠동을 배경으로 한 '여드름 브레이크'는 보는 재미는 물론, 묵직한 메시지까지 전달했다. 수작이라고 손꼽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하지만 최근 <무한도전>의 기획에는 작가들의 땀과 노력보다는 일반인 참여에 의존한 가볍고 식상한 기획이 자리 잡고 있다. 최근 방영된 '방송제'와 '응원단' 편은 이를 실감하는 바로미터였다.

참신함보다는 식상함이 실망스러웠던 '방송제'

<무한도전> '방송제'라는 특집 프로그램의 취지는 시청자들이 공모한 참신한 기획을 바탕으로, 일반인 PD가 <무한도전>을 제작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수많은 공모작 중 뽑힌 시청자 PD의 기획안에는 특별함이 없었다. 미꾸라지 잡기, 무한도전 MT 등의 소재는 타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자주 봐온 내용이기 때문이다. 자연히 일부 시청자들은 "식상하다"는 반응을 드러냈다.

엎친 데 덮친 격, 방송에서 시청자 PD들의 실언은 불난 집에 부채질을 했다. 이예준의 "우라늄을 캐서 핵폭탄을 만들자"는 발언은 시청자를 당황시켰고, 안양예고 학생들의 일본어 자기소개는 불쾌감을 갖게 했다. 

그런데 시청자 반응에 대해 <무한도전> 제작진의 태도는 안이했다. 방송 후 시청자 PD 선정에 논란이 커지는 상황에서 김태호 PD는 자신의 SNS에 '열정을 보고 택했다'는 취지의 글을 남겼다. 하지만 이런 김 PD의 견해는 아쉬움을 줬다. 방송제' 기획의 상투성에 대해 지적하는 시청자들의 비판을 수용하기 보다는 '문제없다'는 식의 태도로 보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방송제'의 취지는 열정은 물론 신선한 아이디어를 찾는 데 있지 않았던가. 하지만 <무한도전> '방송제'는 그리 특별하지 않았다. 문제의 원인은 우선 시청자 PD의 상투적인 기획과 실언의 영향이 컸다. 하지만 이보다 앞서, '시청자 참여 기획'을 내세운 제작진의 기획안 선별 능력에도 문제가 있지 않았나 고민해 볼 일이다.

우리나라 대표팀 응원 연습한다며, 연고전 기합훈련 경험?

지난 달 31일 <무한도전>은 새로운 특집을 공개했다. 바로 '응원단' 특집이다. 이는 2014년 대한민국 선수들이 출전하는 굵직굵직한 대회의 응원을 하겠다는 장기 프로젝트라고 알려지고 있다. 그동안 <무한도전>의 다른 장기 프로젝트가 그랬듯, '응원단'에 거는 기대가 컸다.

하지만 첫 방송을 시작한 '응원단' 편은 본래 취지와는 어울리지 않아 보였다. 국가대표 응원 연습이 아닌 연세대, 고려대의 응원단에 속해 연고전 응원 연습에 매진했기 때문이다. 시청자들은 두 응원단의 자기 대학 치켜세우기와 '기합 주는 훈련' 모습을 예능 프로그램에서 봐야 했다.

과거 <무한도전>의 스포츠 특집이 빛난 이유는 비인기 스포츠를 살린다는 취지와 그에 걸맞은 도전정신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번 '응원단'에서는 그런 모습을 느낄 수 없었다. '방송제'가 시청자의 아이디어에 기댔다면, 이번 '응원단'은 연고전이란 큰 축제에 묻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무한도전>은 그 이름처럼 자신들이 중심이 돼서 어려운 과제에 도전해야 그 의미가 있지 않을까. 과거 '조정특집', '레슬링특집', '봅슬레이특집', '에어로빅특집'이 감동으로 다가왔던 것도 바로 멤버들이 중심이 되어 이뤄낸 도전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연고전 응원 코스프레는 못내 아쉬움을 느끼게 한다. 이미 전통이 된 두 대학의 라이벌 응원에 숟가락을 얹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기합식 연세대, 고려대 응원단의 훈련 모습에서 대체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을까? '응원단' 특집의 취지가 국민들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라면 좀 더 뜻있고 공감 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좋지 않았을까?

<무한도전>이 긴 시간 국민들에게 사랑받은 데에는 유재석을 비롯한 출연진의 힘과 더불어 제작진의 노력이 절대적이었다. 그에 비해 최근 초심을 잃은 듯한 <무한도전>의 안이함은 씁쓸함을 남긴다.

무한도전 무도를 부탁해 응원단 연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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