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TV 주말드라마 <최고다 이순신>에서 박찬우 역의 배우 고주원이 23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스타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KBS2 TV 주말드라마 <최고다 이순신>에서 박찬우 역의 배우 고주원이 23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스타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오마이스타 ■취재/조경이 기자·사진/이정민 기자| "제가 데뷔했을 때만 해도 연기자들이 예능프로그램 고정을 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어요. 리얼 버라이어티도 거의 없었고요. 제가 (이미지) 노출을 많이 안 하고 연기만 보여드린 것도 있었고, 예능을 할 기회가 없었던 것도 같아요. 그러다 보니 본의 아니게 제 모습을 많이 못 보여드린 것 같다는 생각이 요즘 많이 들어요."

'배우 고주원'하면 떠오르는 것은 다수의 드라마를 통해 보인 깎은 듯 잘 생긴 얼굴에 데뷔 때부터 안정되고 탄탄한 연기력이다. 거기에 조금더 그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는 팬들이라면 서강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엄친아'라는 것까지. 

하지만 '인간 고주원'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물음표를 던진다. 실제 그가 예능 프로그램 등을 통해서 인간적인 면모를 보인 적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KBS 2TV <최고다 이순신>을 마치고 마주한 고주원에게 "당신은 누구입니까?"라는 테마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렇게 "처음 본 사람들에게는 낯을 좀 가리고 과묵한 편"이라는 고주원과의 인터뷰가 시작됐다. 

'운동 마니아' 고주원 "요가는 좋은 운동…힐링이 됩니다"


학창시절 축구·야구·농구 등 구기 종목을 너무나도 열심히 했다는 고주원. 그는 "공으로 하는 스포츠의 대부분을 좋아했다"고 회상했다.

"스포츠는 정말 다 좋아하는 것 같아요. 요즘에는 요가를 시작했어요. 시작한지 두 달 됐는데 정말 요가는 좋은 운동인 것 같아요. 사실 그동안 스트레칭 운동을 한 적이 별로 없었거든요. 그런데 요가는 단순히 스트레칭 운동을 넘어서서 힐링도 되고, 호흡법도 배우고 하면서 차분해 지는 것 같아요.

요가 외에 등산도 자주 하는 편이에요. 서울에서는 수락산과 관악산을 좋아합니다. 다양한 코스가 있지만 제가 등반하는 코스는 서울 시내가 보여요. 다른 산들도 좋지만 그런 풍경을 보면서 올라가면 좀 덜 힘든 것 같더라고요요. 정상에 올라가서 한잔 하고, 내려와서도 한잔 하는 맛은 정말 좋죠."

고주원의 '절친'? "6년 지기, 은퇴한 야구 선수 승민이 형"


고주원은 자주 보는 지인으로 지난해 은퇴한 야구 선수 박승민을 언급했다. 6년 정도 인연을 맺으며 종종 술잔도 기울이고 서로 고민도 털어 놓는 사이라고.

"승민이 형이 현역 시절 때, 지인의 소개로 만났는데 저랑 좀 비슷한 부분이 많고 잘 통해요. 승민이 형도 낚시를 좋아해서 같이 낚시도 다니고 술자리도 함께 해요. 제가 남동생만 1명 있고 형이 없어서요. 친형같이 따르는 형이에요."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고주원의 주량은 소주 3~4병에 달한다고. 주사는? '폭풍 수면'이란다.

'낚시광' 고주원 "3년 전부터 낚시에 빠져, 한 번 가면 1박 2일"


고주원이 현재 가장 사랑하는 취미 생활 중 하나는 낚시. 3년 전 빠져든 이후, 김래원·한석규·이경규·이덕화 등 낚시광 '형님'들과 함께 낚시를 한다. 한 번 가면 주로 1박 2일 정도는 머물며 낚시를 한다고. 

"이덕화 선배님과 이경규 선배님은 바다낚시도 하는데 저는 민물낚시를 해요. 낚시터에 가서 생각을 정리하러 간다고 하는데 사실 막상 낚시터에 앉아 있으면 찌만 보고 있어요. 생각을 정리하는 게 아니라, 아예 아무런 생각이 안 나는 거죠.

맨 처음에는 잡는 재미가 있고 기다림의 재미가 있는데 민물낚시의 경우는 자기만의 밑밥을 만드는 배합이 달라 재미있어요. '떡밥을 낀다'고 하는데 본인만의 방법으로 해서 똑같은 재료라고 하더라도 어떤 사람은 많이 잡고 어떤 사람은 못 잡고 그러거든요."

'올드보이' 고주원 "김광석·유재하와 김현식의 노래 다 좋아"


고주원은 헤비메탈을 빼고는 대부분의 노래를 좋아하는 편이라고 했다. 

"예전 노래를 여전히 좋아해요. 김광석 선배님 노래 다 좋아하고요. 유재하, 김현식의 노래도 좋아합니다. 조용필 선배님의 노래도 좋고요. 제가 00학번인데요, 제가 중고등학교 때는 다 아날로그였어요. 마이마이 아시죠? 그때 카세트테이프 듣고, 그런 때를 겪어서 그런지 옛날 노래를 지금도 들으면 좋고 마음이 편안해 집니다. 옛날 생각도 많이 나고요.

요즘 노래의 가사는 트렌드가 바뀌어서 그런지 노래 가사가 직설적인 것 같아요. 과거에는 은유적인 가사들이 많이 있었고 아련한 감성이 더 좋았던 것 같아요."

'경제학도' 고주원 "연영과 흔하다고요? 전 한번 가보고 싶은 걸요"


보통 어렸을 때부터 배우의 길을 생각했다면 연극영화학과나 방송연예과에 진학할 것이다. 그러나 고주원은 서강대 경제학과에 입학, 학교를 다니던 중 뒤늦게 연예계에 뛰어들었다. 다수의 배우들이 연영과를 졸업해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데, 그에 대한 아쉬움은 없을지 궁금했다.

"이 일을 하겠다는 꿈이 어렸을 때부터 없어서 연극영화과를 생각하지 못했어요. 일찍 그런 꿈을 꿨다면 연극영화과를 갔을 것 같아요. 같은 꿈을 친구들이 모이니까 서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진지한 고민들을 나누면서 같은 공간 안에서 좋은 동기들도 많이 만났겠죠.

저는 어릴 때는 아예 이쪽 일을 생각을 못 했고, 대학교 때도 이 일을 평생 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어요. 어느 순간 제 직업이 됐고 오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러면서 '연극영화과를 지원해서 다녔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고주원의 '연기 스승'? "손병호 선배님, 작품 같이 하고 싶어요"


고주원은 신인시절 연기파 배우 손병호에게 연기를 배웠다.  

"손병호 선배님이 제가 신인이었을 때 연기를 가르쳐 주셨어요. 엄격해 보이시지만 정말 성품도 좋고 너무 유쾌한 분이세요. 마음대로 연기를 하라고 우선 풀어주시고 지켜봐주시는 스타일이시죠. 다만, 진지한 자세로 연기에 임하지 않는 것을 가장 싫어하세요. 연기에 대해서는 장난치지 말고 진지하게 임하라고 하셨죠. 그게 11년 전이었는데, 신기한 게 한 작품에서 한번 뵐 법도 한데 아직까지 같은 작품을 한 적이 한 번도 없었어요. 나중에 꼭 선배님과 함께 작품을 하고 싶어요."

고주원의 '사랑'…"생각하면 늘 그립고 따뜻한 나의 어머니"

고주원은 가장 사랑하고 존경하는 인물로 자신의 어머니를 꼽았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가족을 위해서 매일 아침마다 새 밥을 지어주셨다는 말과 함께였다.   

"어머니는 중학교 선생님이셨어요. 나중에는 대학원에서 특수교육으로 석사 과정을 밟고 지체장애인들을 가르치셨어요. 누구를 가르치는 일이 쉬운 일이 아닌 것 같은데, 어머니는 스스로 공부에 대한 열정도 크셨고 가르치는 일도 정말 사랑하셨습니다. 

어머니는 음식 솜씨가 좋은 편인데요, 아침마다 새 밥을 지으셨죠. 스물한 살 때 대학교 때문에 서울에 올라왔는데, 자취할 때 아랫집이 하숙집이었어요. 하숙집에서 아침마다 밥 냄새가 올라 오면 어머니 생각이 나면서 향수병이 나기도 했어요. 생각하면 늘 그립고 따뜻한 어머니입니다." 

고주원의 '꿈'…"송강호·황정민 선배님과 한 작품에서 연기하고파"


고주원은 올해 군 제대 후 복귀작으로 KBS 2TV 주말드라마 <최고다 이순신>을 선택, 최근 종영을 맞이했다. 이제 고주원도 33살. 남자 배우로서 더욱 다양한 역할을 맡기에 좋은 나이다.

"주변에서도 지금의 저를 보면서 이전보다 더 남자 냄새가 난다고 하더라고요. 뭔가 이제 인생을 조금은 알 것 같은 나이가 된 것 같아요. 이런 저런 경험도 해 온 것 같고요. 복귀작으로는 기존에 제가 해 왔던 캐릭터와 비슷한 역할을 만나서 좋은 작품을 한 것 같고요. 다음 작품은 이전의 이미지와는 다른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영화나 예능 등에서 저의 솔직한 모습도, 또 다른 반전되는 모습도 보여드리고 싶어요."

2003년 데뷔한 드라마 <때려>를 비롯해 총 10편의 드라마에 출연한 고주원. 데뷔 이후 쉼 없이 달려 왔던 그이지만 아직 본격적으로 영화 진출을 하지는 못 했다.

"작은 역할이라도 캐릭터가 살아 있고 배움이 있는 선배님, 감독님과 함께라면 하고 싶어요. 지금의 마음으로는 송강호·황정민 선배님들의 연기를 현장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정말 너무 많은 배움이 있을 것 같아요. 그 분들과 함께 연기를 하고 싶고 그 분들이랑 술 한 잔 하면 좋을 것 같아요."

고주원 최고다 이순신 손병호 송강호 황정민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