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스페셜 지난 19일 방송된 < MBC 다큐스페셜 > '나는 지금 김광석을 부른다' 편의 한 장면.

▲ MBC 스페셜 지난 19일 방송된 < MBC 다큐스페셜 > '나는 지금 김광석을 부른다' 편의 한 장면.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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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 좋게 예상이 빗나갔다. 지난 19일 방송된 < MBC 다큐스페셜 > '나는 지금 김광석을 부른다' 편은 김광석이라는 가수가 떠난 지 20년이 지난 지금까지 인기몰이를 할 수 있는 요인에만 집중하지 않고, <그날들> <바람이 불어오는 곳> 등 뮤지컬에 그의 노래가 접목된 사례를 빼놓지 않았다.

기사를 통해 이 뮤지컬들을 소개한 적이 있지만, 김광석의 노래가 풍미하는 감성적인 저력이 얼마나 대단한지는 감지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 김광석의 정서를 오롯이 되새기기 위해 저 멀리 중동 두바이로부터 찾아온 관람객이 있으리라고는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타향살이하는 한국 교포가 가수의 라이브 공연도 아니고 그를 추억하는 공연 한 편을 관람하기 위해 조국을 찾아올 정도로 김광석의 노래는 파급력이 컸다.

그의 음악적 애잔함은 한국인에게만 머물지 않았다. 그룹 빅마마의 멤버 신연아와 결혼한 프랑스인 알렉스는 김광석의 노래 속 가사가 어떤 뜻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른 채 김광석의 노래에 빠져들었다. 가사를 전혀 모르는 외국인이 매료될 만큼 김광석의 노래가 가지는 매력은 무엇일까.

김광석의 진정한 무기는 대중과의 '소통'

ⓒ MBC


요즘은 오디션의 시대다.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가장 많이 손꼽히는 분야는 노래다. 오디션 참가자들 중 노래를 잘 부르는 이들은 많다. 그럼에도 대중과 음악적인 감성으로 소통할 줄 아는 참가자는 많지 않다.

김광석의 진정한 무기는 대중과의 음악적인 소통이다. '내가 이만큼 노래를 잘 부른다'고 과시할 수 있는 가창력의 가수보다 적은 게 음악적 소통의 능력을 아는 가수다. 한데 김광석의 노래에는 음악적인 소통의 힘이 있다.

뮤지컬 <그날들>을 연출한 장유정 연출가가 김광석의 노래를 통해 위로받은 젊은 날에 대한 채무자의 심정으로 뮤지컬을 만들었다는 점에 공감 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김광석이 활동하던 시대에는 민주화의 열망이 거세게 불었다. 현실에 좌절하고 낙망하는 1990년대 당시의 청춘에게 음악으로 다독이고 힘을 북돋워줄 줄 알던 가수가 김광석이다.

대중과의 소통을 중요시할 줄 알던 그의 음악은 90년대라는 시대에만 유효한 게 아니었다. 90년대 당시의 청춘들이 중장년이 되어서도 혹은 김광석이 활동하던 당시에 태어난 요즘 젊은이에게도 그의 음악적 호소력은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원소스 멀티유즈라고, 뮤지컬뿐만 아니라 < JSA 공동경비구역 >과 같은 영화에서도 김광석의 노래는 사랑받고 있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배우의 대사를 김광석의 노래가 대체할 정도로 음률이 있는 대사 그 자체가 김광석의 노래였기 때문이다.

'나는 지금 김광석을 부른다'는 김광석이라는 가수를 분석하는 일상적인 다큐멘터리의 접근 방식에서 벗어난다. 대신에 지금까지 대중에게 김광석의 노래가 사랑받을 수 있는 영향력에 주목하고 제작한 다큐멘터리다. 그의 음악이 지금까지 생명력을 잃지 않고 저 멀리 두바이의 교포, 푸른 눈의 프랑스 사람, 김광석이 활동하던 시기에 태어난 요즘 젊은이에게까지 사랑받을 수 있는 요인은 김광석이 대중과 음악으로 소통할 줄 알았던 힘이 있었기에 가능하다는 걸 말이다.

하지만 이 한 줄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다큐멘터리는 사방팔방 곁가지를 두루 거친 느낌이 든다. 한 줄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산 넘고 바다까지 건넌 느낌이 드는 다소 산만한 구성은 아쉬움이 남는다. 하나 더, 존박이라는 블루칩을 적절하게 살리지 못한 것 역시 옥에 티였다.

김광석 MBC 스페셜 존박 그날들 바람이 불어오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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