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가수, 조용필 지난 4일 <SBS 스페셜>은 데뷔 45주년을 맞은 조용필의 음악 인생을 조명했다.

▲ 대한민국 가수, 조용필 지난 4일 은 데뷔 45주년을 맞은 조용필의 음악 인생을 조명했다. ⓒ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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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45주년을 맞는 가수가 있다. '가왕'이라 불리는 조용필이다.

이 이름 석 자에 열광하는 팬은 중장년 층이 다가 아니다. 1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의 팬들이 조용필에 열광한다. 올 봄에 싸이가 '젠틀맨'을 발표했을 때 그 열풍에 맞서며 음원차트 1, 2위를 다툰 곡이 조용필의 '바운스'였다는 점은 이를 증명한다.

조용필의 앨범을 구매한 소비자의 앨범 소비 행태도 이채롭다. 지난 4월 조용필의 19집 음반이 발매됐을 당시 구매 고객을 분석한 한 인터넷 서점의 자료에 따르면, 66.6%가 최근 6개월간 음반을 산 적이 없는 '음반 비구매층'이었다. 이는 아직까지 조용필이 얼마나 특별한 의미를 갖는가를 보여준다. 그렇다면 조용필이 여타 아이돌 가수, 심지어는 싸이마저 능가하는 저력은 무엇일까.

성공의 도식을 따르지 않고 새로운 찾았던 조용필

SBS 스페셜 '대한민국 가수, 조용필'

▲ SBS 스페셜 '대한민국 가수, 조용필' ⓒ SBS


지난 4일 방송된 <SBS 스페셜>은 조용필이 가수로서 장수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선풍적인 인기몰이를 할 수 있는 이유를 여러 각도에서 조명했다. 대개 가수들은 신곡 앨범을 발표할 때 이전보다 못하면 어떡하나 하는 '소포모어 징크스'를 갖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조용필은 소포모어 징크스에 연연하지 않는 자신감을 갖고 새로운 앨범을 발표한다. 반응이 좋으면 감사한 일이고, 설사 반응이 좋지 않더라도 다음에 더 잘 만들면 된다는 조용필의 자신감을 <SBS 스페셜>은 놓치지 않고 있었다.

자신감만으로 좋은 음악을 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명성에 연연하지 않는 도전 정신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조용필은 1986년 TV 무대를 떠났다. 대중에게 어필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TV 출연을 해서 얼굴을 알려야 하지만 조용필은 방송인의 정체성보다는 가수의 정체성을 중요시하기에 방송 출연에 연연하지 않았다.

때문에 대중은 조용필이 노래하는 장면을 콘서트장 외에는 볼 수 없다. 그는 가왕이라는 과거의 명성에만 연연하지 않고 새로움에 도전해야 하기에 항상 신인이 될 수밖에 없다. 초심을 잃지 않는다.

<SBS 스페셜>은 조용필이 성공의 도식에만 연연하지 않는 점도 짚었다. 가수가 위험부담을 최소로 줄이고 성공할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은 이전의 성공 공식을 반복하는 길이다. 하지만 조용필은 안정적인 성공 공식을 안일하게 따르기보다는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새로움을 두려워하지 않는 실험정신으로 진정성을 추구한다. 가령 A라는 패턴의 노래에 a기법을 사용하는 게 정석이라 한다면 조용필은 b나 c라는 새로운 시도를 접목하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다.

시대가 지나도 대중에게 공감받는 가사의 전달력도 조용필의 필살기 가운데 하나였다. 안기부나 국정원의 서슬이 시퍼렇던 1980년대에 광주 민주화운동이나 대통령 직선제 쟁취를 위한 가사를 가수가 부른다는 건 아무리 은유화법으로 처리한다 해도 위험천만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조용필은 이 일로 국정원에 몇 번 다녀온 일도 있었다고 담담한 심정으로 고백한다. 그럼에도 국가 권력의 보이지 않는 압력을 넘어서서, 불의에 타협하거나 굴복하지 않고 시대 정신을 가사에 오롯이 담아낼 줄 아는 용기와 담력이 있었다.

조용필이 진정으로 두려워하는 것은 인기가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실력이 떨어지는 것이라고 한다. 콘서트에서 두 시간 동안 자기 노래를 부르고 나면 다른 노래를 부르고 싶은 것이 보편적인 심리다. 하지만 조용필은 콘서트장을 나와서 노래방에 가도 자기 노래를 열창한다고 하니 노래라는 칼날이 무뎌질 새가 없음을 보여준다.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이 골프에 도전했지만 이전의 농구만큼 괄목할 실력을 보여주지는 못한다. 좋아하는 일을 한다고 모두가 성공하는 건 아니다. 자신이 잘 하는 일을 할 때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런데 조용필에게는 잘 하는 일인 노래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일이었다. 자신이 잘 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 두 가지 모두가 성공적으로 합쳐진 조용필이 가왕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예순이 지나도 새로운 노래에 대한 도전정신과 철저한 자기 관리는 조용필이 왜 '가왕'으로 남을 수밖에 없는가를 보여주고 있었다.

조용필 SBS 스페셜 바운스 가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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