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 투게더3' 유재석, 박명수, 박미선, 신봉선 등 4명의 진행자와 찜질방 풍경은 오랜 친구 같은 안락함을 준다.

▲ '해피 투게더3' 유재석, 박명수, 박미선, 신봉선 등 4명의 진행자와 찜질방 풍경은 오랜 친구 같은 안락함을 준다. ⓒ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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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해피 투게더>는 관록의 예능이다. 수많은 예능들이 부침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3시즌을 진행 중임에도 여전히 목요예능 중 시청률 1, 2위를 다투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저 친구처럼 오래 우리 곁을 지키고 있어 그 소중함을 못 느껴서일까. 아니면 게스트와 소재의 빈곤함에서일까. 이 프로그램을 둘러싼 열기는 예전만큼 폭발적이지 않다. 시청률도 요즘 들어 자주 SBS <자기야>에 뒤지고 있기도 하다. 도대체 왜 그런 것일까.

존폐 빠른 예능들 사이, 오랜 친구처럼 편안한 예능

요즘의 예능들은 초반의 시청률이나 화제성 등에 따라 프로그램의 존폐가 쉽게 이루어지곤 한다. 신설과 폐지가 엄청나게 빠르게 이루어지다보니, 졸속이라는 비판과 외부의 반응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동시에 일어날 수밖에 없다. 

그러한 상황에 시청자들이 당혹감과 배신감(?)을 느끼는 것 또한 어찌 보면 당연하다. 제작진의 고육지책임을 양해하더라도, 미처 친해질 시간이나 재고의 여지도 주지 않고 한순간에 사라져버리는 예능의 판도에 고운 눈길이 갈리는 없다. 오랜 기간 숙성시킨 김치나 효소 등이 풍부한 감칠맛을 자랑하듯, 포맷을 꾸준히 발전시킨 무르익은 예능이 없다는 것은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렇듯 장수 예능이 점점 드물어지는 상황에서 2007년에 시작된 <해피 투게더3>의 롱런이 시사하는 바는 크다. 이 프로그램은 이른바 '스튜디오 잡담 예능'의 최고봉이라 할 수 있다. 때로는 연예인들 자신의 지나친 홍보의 장으로 흘러 비판받을 때도 많지만, 본래의 의도인 '스타들이 펼치는 재미있는 게임과 진솔한 토크'도 잘 실행하고 있는 편이다. 비록 폭발적인 반응은 아니지만 매주 야간매점 등에 대한 화제성도 꾸준하다.

아직까지 최고의 진행자의 명성을 유지하고 있는 유재석, 그리고 박명수, 박미선, 신봉선 등 진행자들의 면면도 크게 변함이 없어 정겹다. 누가 봐도 이 프로그램을 위한 곳임을 알 수 있는 찜질방 스튜디오는 진행자들과 출연자들 모두를 마실 나온 동네사람들처럼 편안하게 보이게 만든다. 한마디로 <해피 투게더3>은 오랜 친구 같은 안락한 예능이라 하겠다.

'해피 투게더3' 특출한 레시피는 야간매점에도, 프로그램에도 필요하다.

▲ '해피 투게더3' 특출한 레시피는 야간매점에도, 프로그램에도 필요하다. ⓒ KBS


'편안함'이 '지루함'이 되는 함정 조심해야  

그러나 <해피 투게더3>이 자랑하는 장점들은 그대로 뒤집으면 바로 단점이 된다. 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장점인 모든 면에서의 '편안함', '안락함' 등이 곧바로 '지루함'과 '식상함', 혹은 '재미없음'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

요즘의 예능프로그램들은 관찰과 실험, 그리고 역동성 등이 추세다. 그런 가운데서도 <해피 투게더3>은 별다른 변화 없이 전통을 이어나가고 있다. 그러나 시류에 영합하지 않는 그 '뚝심'은 칭찬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프로그램을 '구식'에서 벗어나게 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유머는 익숙한 상황과 사람들, 관습과 상식선 등에서 조금 비껴나는 것에서 나온다. 그리고 그것이 예능의 기본이라 한다면, <해피 투게더3>의 뚝심은 예능으로서의 존재감을 흐리게 하는 이유가 될 수도 있다. 포맷의 특성상 게스트의 유명세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것도 커다란 약점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대부분 수많은 예능을 거친 후의 이야기들에서 신선함을 기대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해피 투게더3>의 느린 행보는 외부의 부단한 변화에 발 빠르게 대항하기는 힘든 모양새다. 그에 대한 많은 비판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변화를 보이지 않는 모습은 시청자들의 '관성'에만 지나치게 기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게도 한다. 그러한 소극적 시청층은 시청률에는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활발한 피드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위 예능은 오랜 세월 같은 포맷으로 프로그램을 유지, 발전시켜왔으므로 그 공로를 인정하여 이 상장을 수여합니다.'. KBS <해피 투게더3>가 만일 상을 받는다면 상장에는 아마 이렇게 쓰여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위의 문구 중 '유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을지 몰라도 '발전'이라는 글귀에는 수많은 반대의견과 건의사항이 나올 수도 있을 것이다. 

<해피 투게더3>는 오랜 세월 예능계의 맏형처럼 든든하게 버티고 있지만, 그 관록이 점차 빛이 바래고 있는 것은 참으로 아쉬운 일이다. 야간매점의 각종 야식들처럼 맛깔 나는, 오래되었지만 저력과 전통은 고스란히 살아있는 <해피 투게더3>만의 특출한 레시피를 기대한다.

KBS 해피 투게더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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