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미스터 고>시사회에서 김용화 감독이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허영만 화백의 만화 '제7구단'을 원작으로 한 <미스터 고>는 야구하는 고릴라 링링과 15세 매니저 소녀 웨이웨이가 한국 프로야구단에 입단하여 슈퍼스타로 거듭나는 이야기를 유쾌하게 그린 작품으로 3D 디지털 캐릭터를 통해 탄생한 고릴라가 등장하는 장면이 1,000컷에 달하는 입체 3D 영화다. ⓒ 이정민
|오마이스타 ■취재/이언혁 기자·사진/이정민 기자|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고릴라를 표현하기 위해 제작사 덱스터스튜디오를 만든 김용화 감독. <미스터 고>는 그곳에서 기획됐고, 3D 영상으로 만들어졌으며, VFX(시각효과)를 모두 갖췄다. 200명 넘는 이들과 3년 넘게 <미스터 고>에 빠져 살았던 김용화 감독은 이 영화가 처음으로 선보이던 날 "속편의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언급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8일 오후 서울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영화 <미스터 고>의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어진 기자간담회에는 연출을 맡은 김용화 감독과 배우 성동일, 서교가 참석했다.
3년 반 가까이 <미스터 고>에 매달렸던 김용화 감독은 "감개무량하다"고 운을 뗐다. 김 감독은 "열심히 했다"면서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게 균형감각을 지키려고 노력했다"고 벅찬 감정을 털어놨다. <국가대표>(2009)에서 스키점프를 소재로 내세웠고, <미스터 고>에서 야구를 소재로 했지만 김 감독은 "한 번도 스포츠 영화라고 생각지 않았다"고 말했다.
"스포츠가 좋은 소재임은 분명하지만, 이야기나 감정 외에 스포츠로만 2시간을 이끌어간다고 해도 관객이 재밌게 볼 수가 없습니다. 스포츠는 드라마틱한 순간이 너무나 많은, 매혹적인 소재이지만 야구 중계를 보듯 만드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죠. 고릴라를 영화로 만들겠다는 저의 발상과 마찬가지입니다.(웃음) 드라마틱한 순간이 있는 모든 것들은 제 영화의 소재가 아닌가 싶습니다." (김용화)<미스터 고>에는 프로야구의 두 구단인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가 중심으로 등장한다. 두산 베어스에는 타자 링링이, NC 다이노스에는 투수 레이팅이 있다. "실제 구단이었으면 하는 바람에 협조를 구한 구단을 모두 등장시켰다"고 설명한 김용화 감독은 극 중 등장하는 추신수, 류현진 선수에 대해 "개인적인 친분이 있다"고 했다. 오다기리 죠 역시 김용화 감독과의 친분으로 <미스터 고>에 함께하게 됐다.
▲ 8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미스터 고>시사회에서 베테랑 에이전트 성충수 역의 배우 성동일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이정민
'실존하지 않는' 고릴라와 연기한 성동일 "연습실서 연습했다"성동일은 에이전트 성충수 역을 맡았다. "흥분되고 기분이 좋다"고 밝힌 성동일은 "내일 가족들이 다 볼 텐데 이 영화를 보고 '집에 링링을 데리고 오라'고 할까 봐 걱정"이라고 전했다. 김용호 감독과 <미녀는 괴로워>(2006), <국가대표>에 이어 <미스터 고>까지 함께하게 된 성동일은 "촬영 전, 모든 장면을 애니메이션화해서 연습했다"면서 "현장에서 불필요한 컷을 찍을 필요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촬영 전, 연극 연습실을 빌려서 서교, 감독님 등과 연습을 많이 했습니다. 동선까지 다 맞춰서 연습했기 때문에 현장에서 당황하지 않았습니다. 서교는 저보다 나이가 어리고, 머리가 좋은 친구입니다. 아이큐가 2.5배는 높은 것 같습니다. 링링의 대역을 맡은 친구가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링링이 없었지만, 없어도 있는 것처럼 연습했습니다." (성동일)
▲ 8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미스터 고>시사회에서 세상에 맞서는 당찬 15세 소녀 웨이웨이 역의 배우 서교가 입장하고 있다. ⓒ 이정민
링링의 가족과도 같은 웨이웨이 역을 맡은 서교는 "김용화 감독님이 '꼭 눈물을 흘려야만 슬픈 연기가 아니다'고 조언했다"면서 "<미스터 고>를 통해 기존과는 다른 연기를 배운 것 같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성동일은 서교, 링링과 난관에 봉착한 장면을 촬영할 당시 눈물을 펑펑 쏟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성동일은 "나름 감정이입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내 영화 망하게 할 일 있느냐'는 소리를 듣기도 했다"고 미소 지었다.
"한국에서 촬영할 때마다 밥차가 있었습니다. 따뜻한 밥을 맛있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전 한국 요리를 좋아하고, 한국을 좋아합니다. 한국에서의 활동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지금으로서는 미국으로 유학을 갈 예정입니다. 아직은 활발하게 활동하는 것보다 공부하는 게 더 좋습니다. 배우에게는 내면의 공부도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서교)<미스터 고>는 오는 17일 개봉한다. 이후 중국과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인도네시아, 대만, 홍콩, 필리핀, 베트남, 몽골, 인도, 중동 등지에서 순차적으로 개봉할 예정이다. 김 감독은 "현재 미국과 일본만 움직이지 않고 있다"면서 "할리우드의 큰 스튜디오 부사장과 프라이빗 스크린이 예정되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