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방송된 SBS <현장21>의 한 장면

지난 2일 방송된 SBS <현장21>의 한 장면 ⓒ SBS


<오마이스타>는 스타는 물론 예능, 드라마 등 각종 프로그램에 대한 리뷰, 주장, 반론 그리고 인터뷰 등 시민기자들의 취재 기사까지도 폭넓게 싣고 있습니다. 언제든지 '노크'하세요. <오마이스타>는 시민기자들에게 항상 활짝 열려 있습니다. 편집자 말

지난 2일 방영된 SBS <현장21>에서 충격적인 건, 연예병사들의 호사로운 군 생활 폭로가 다가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남모르게 눈물 흘려야만 했던 어느 여성 위문 공연단원의 증언은 시청자들의 공분을 사기에 충분했다. 그녀가 증언한 내용은 연예병사에 대한 추가 폭로는 아니었다. 그럼에도 연예병사를 관리하고 위문 행사를 집행하는 조직이 여성들을 대하는 오만방자한 태도는 놀라웠다.

소영씨로 처리된 가명의 제보자의 증언에 따르면, 여성 위문 공연단원은 회식이 있는 자리에 어김없이 불려나갔다고 한다. 다 같이 회식하는 자리라면 딱히 문제될 일도 발생하지 않았겠지만, 문제는 여성 위문 공연단원이 남성에게 술을 따라주는 술시중을 해야만 했다는 증언이다.

만일 싫은 티를 내거나 거부한다면 언제 계약해지라는 불이익을 당할지도 모르기에 울며 겨자 먹기로 술시중을 들어야 했단다. 더욱 기가 막힌 건 보통의 직장이라면 성희롱에 해당할 신체적 접촉이 아무렇지도 않게 자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엉덩이를 만지는 건 보통의 사회 조직이라면 처벌이 마땅한 수위의 성희롱이다. 하지만 여성 위문 공연단원에게 불쾌한 신체 접촉이 일어나는 걸 조직이 자연스러운 관행으로 일삼았다는 데에 있어 문제의 심각성이 더해진다.

아무리 친한 친구라도 입에 넣었던 음식은 좀처럼 먹지 않는다. 하지만 조직은 여성 위문 공연단원에게 입에 넣은 고기를 먹으라는 추태를 자행하기까지 하며 러브샷까지 강요했다고 한다. 이 정도의 성희롱을 저질렀으면서도 문제가 불거지지 않았다는 건 암묵적으로 이와 같은 행동들이 관행으로 굳어졌음을 짐작 가능하게 만든다.

비단 소영씨만 이런 몰상식한 성희롱을 직간접적으로 겪었을까. 집단적으로 가해지는 이런 어이없는 성희롱에 눈물을 흘렸을 여성 위문단원이 어디 소영씨 뿐이었겠는가 하는 짐작만 할 뿐이다. 2일 방영된 <현장21>에서 공분을 불러일으키는 건 연예병사를 민간이 위탁해서 관리하는 데에서 비롯되는 허술한 관리 체계 및 일반 사병과의 위화감 조장이 다가 아니었다.

이들 여성 위문 공연단원들이 남모르게 눈물을 흘리게 만든 주범이 연예병사를 관리하는 조직에서 비롯되었다는 것 또한 공분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매스컴으로부터 이토록 문제가 불거질 때까지 국방부가 연예병사를 관리하는 시스템이 방만하게 운용되도록, 혹은 공공연한 성희롱이 가해지도록 방임하고 있었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부디 이번 일을 계기 삼아 제 2의 소영씨가 남몰래 눈물 흘리지 않기만을 바랄 따름이다.

연예병사 현장21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