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드라마 <내 연애의 모든 것> 이민정과 손정현 PD

SBS 드라마 <내 연애의 모든 것> 이민정과 손정현 PD ⓒ SBS


|오마이스타 ■취재/이미나 기자| SBS 수목드라마 <내 연애의 모든 것> 종방연이 열린 29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의 한 식당.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돌아가며 종영 소감을 전하는 순서였다. 손정현 PD가 마이크를 받아들고는 외쳤다. "짧게 영어로 하겠습니다. 레이디스 앤 젠틀맨, 아이 러브 유 쏘 머치! '내연모' 포에버!"

이후 취재진과 만난 손정현 PD는 "'불우한 환경에서도 사랑받았다'는 평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굉장히 실험적인 드라마였고, 방송 전에는 화제작이었는데 '잊혀진 드라마'가 돼서 조금 아쉽다"고 털어놨다. 짧고 굵은 종영 소감 역시, 그런 안타까움 때문이었다. 그런 그를 위해 동료 연출가인 <돈의 화신> 유인식 PD, <뿌리 깊은 나무> 장태유 PD 등은 종방연 현장을 찾아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결과만 놓고 보았을 땐 아쉬운 작품이 됐지만, 손정현 PD는 <내 연애의 모든 것>을 촬영하며 즐거웠다고 했다. 기억에 남는 장면을 묻자 "1부와 2부에서 방송됐던 국회 법안 날치기 신은 찍으면서도 통쾌했고, 벚꽃 아래에서 김수영(신하균 분)과 노민영(이민정 분)이 처음 무장해제됐던 신도 기억난다"며 "15부에서 두 사람이 이별한 후 서로를 그리워하는 신에서는 현장의 스태프들도 많이 울었다"고 말했다.

15회 말미 등장한 노동절 기념 노래인 '인터내셔널가'도 손 PD의 연출의 묘가 담긴 '한 수'다. 과거 자신이 연출했던 단막극에도 이 노래를 삽입한 적이 있다는 손정현 PD는 "일단 음악적으로만 봐도 아름다운 노래"라며 "이념의 문제는 아니고, 그저 '깨어 있는 시민'이라는 느낌을 주고 싶어 사용한 노래"라고 설명했다.

함께한 배우들은 손 PD에게는 특히 고마운 사람들이다. "시청률이 안 나오면 배우들이 꼬장을 부리기 시작하는데, <내 연애의 모든 것>에서는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었다"며 "신하균과 박희순의 인성이 좋은 것은 물론이고, 이민정도 워낙 털털한 데다 공주병도 없는 사람이다"고 추어올렸다. 특히 이민정의 경우 초반 우려와 달리 너무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줘 "왜 대중이 이민정을 과소평가하는지" 생각하게 됐다고.

<내 연애의 모든 것>은 마니아층도 두터웠다. 손 PD는 그들을 찾아 글을 남기고, 댓글을 달며 여러 번 고마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들을 두고도 손정현 PD는 "너무나 고마운 사람들"이라며 "시청률이 좋지 못해도 사랑해 주는 이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며 다시 한 번 두터운 애정을 드러냈다.

권기영 작가 "다른 건 나쁜 게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다"

 SBS 드라마 <내 연애의 모든 것> 신하균 이민정 박희순 한채아

SBS 드라마 <내 연애의 모든 것> 신하균 이민정 박희순 한채아 ⓒ SBS


그런가 하면 권기영 작가는 "그냥 감사드린다. 이 말밖에는 드릴 말씀이 없다"며 스태프들과 배우들의 노고에 깊이 고개를 숙였다. "마지막 회 대본을 탈고하고 '드디어 끝났다'싶었다"는 그는 "사실 시청률이 안 좋았을 때 배우들이 앞에서 화살을 받았는데, 죄책감이 들기도 했다"며 미안해 했다.

"그래도 현장 분위기가 좋아서 다행이었어요. 또 소수였지만 드라마를 정말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있다는 게 너무 고마웠고요."

권기영 작가가 <내 연애의 모든 것>을 집필하면서 생각했던 것은 '사랑'이었다. "정치와 연애라는 게 같다는 생각을 했다"는 그는 "대본을 쓰면서도 보는 이들이 다른 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다"고 털어놨다. 또 '열혈' 의원 김수영과 노민영의 대립을 통해 "다른 건 나쁜 게 아니다. 다만 다양성의 문제일 뿐이다"라는 것도 말하고 싶었다는 그다.

"<보스를 지켜라> 때와 같아요. <보스를 지켜라>에 '내가 변할 수 있었던 건 좋아하는 사람에게 부끄럽지 않고 싶기 때문'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그 말처럼 서로 다른 사람들이 연대하고 화해했으면 싶었어요. 앞으로 김수영과 노민영이 살아갈 세상도 서로에게 부끄럽지 않은 세상이었으면 좋겠어요."

특히 오로지 민생을 위하고, 구태 정치에 분노하는 노민영 캐릭터는 많은 이들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정치인의 모습이었다. 그를 두고도 권기영 작가는 "정말 사람에 대한 생각만 하는 정치인을 그리고 싶었다"며 "또 멜로적으로는 수동적으로 보호받기만 하는 여성이 아니라 동등하고 당당한 인물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런 노민영을 연기한 이민정에 대한 생각은 어떨까. 권기영 작가는 단번에 "너무 잘해줘서 좋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신하균이야 원래 잘 할 줄 알고 있었고, 그 외에 현장에 계셨던 배우분들이 모두 너무 잘 해주셔서 그냥 고맙다"며 "이것 역시 드라마의 복이라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권기영 작가는 차기작에 대한 구상도 살짝 공개했다. "원래 <내 연애의 모든 것>을 준비하기 전에 무작정 장르물을 하고 싶었다"는 권 작가는 "어떻게 될 지는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해왔던 장르와는 다른 것을 할 생각이다. 장르물도 좋고, 사람들의 욕망을 다룬 작품도 해 보고 싶다"고 말해 기대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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