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취재/이미나 기자| 주말드라마나 일일드라마 제작발표회에 가면 으레 듣게 되는 말이 있다. "저희 드라마는 따뜻한 가족의 모습을 그리는 드라마"라는 말이다. 자칫 '막장드라마'라는 오명을 쓸 수 있는 출생의 비밀이나 복잡하게 꼬인 등장인물 간의 관계 등의 등장을 경계하는 말이기도 하다.

그러나 희한하게도 흥행에 성공할 확률이 높은 것은 자극적인 소재가 뒤범벅이 된 드라마다. 그 사이에서 이른바 '착한 드라마'를 표방했던 드라마들이 길을 잃는 경우가 생긴다. 드라마의 부차적인 요소로 쓰이기로 했던 삼각관계와 같은 소재가 전면에 등장하고, 드라마의 원래 기획의도가 이 뒤에 숨게 되는 것이다.

"기획의도 흔들린 것 마음 아프지만…3남매, 성장하고 있다"

 SBS 주말극장 <원더풀마마>에 출연중인 배우 배종옥

SBS 주말극장 <원더풀마마>에 출연중인 배우 배종옥 ⓒ SBS


최근 SBS 주말극장 <원더풀마마>를 둘러싸고도 이와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는 지적이 인다. 이에 대해 27일 경기도 고양시 SBS탄현제작센터에서 만난 <원더풀마마> 출연진들도 어느 정도 아쉬움을 표했다. 좌장 격인 배우 배종옥(윤복희 분)은 "드라마가 안 좋아서라기보다 시청권을 빼앗긴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며 "그러다 보니 삼각관계와 윤복희의 숨겨진 아들을 찾는 갈등을 부각하게 됐고, 아이들과 윤복희가 재미있게 하는 부분들이 없어져서 아쉽다"고 털어놨다.

윤복희의 둘째 아들 고영수 역의 김지석 역시 "걱정이 되는 부분이 있다"며 공감을 표했다. "가족의 이야기를 다루는 드라마들에서 시청자가 점점 자극적인 것들을 기대하게 되고, 시청률에 대한 부분도 없잖아 있다 보니 처음 작가님이 원하셨던 방향대로 가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나 이들은 단지 드라마 속 이야기 전개의 순서가 바뀌었을 뿐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배종옥은 "어느 정도 시청률이 자리를 잡아 작가님이 처음부터 풀고 싶어했던 가족 간의 알콩달콩한 부분을 빨리 만나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이야기를 푸는 순서가 바뀌었을 뿐이지 없던 이야기를 끌어온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말을 받아 김지석 역시 "3남매는 어찌됐건 성장하고 있다"며 "기획의도가 처음부터 조금은 흔들렸다는 게 마음이 아프기도 하지만, 앞으로 펼쳐질 3남매의 고군분투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오늘 15부에서 16부를 녹화하고 있어요. 총 50부작이니 이제 1/3쯤 지났네요. 처음 작가님께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뚜벅뚜벅 쓰고 나가고 싶다고 하셨으니 끝날 때쯤엔 윤복희와 3남매의 고군분투와 뜨거운 가족애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 되리라 기대하고 있어요." (배종옥)

"착한 드라마의 매력, 보여드리고 싶다"

 SBS 주말극장 <원더풀마마>에 출연중인 배우 정겨운과 정유미

SBS 주말극장 <원더풀마마>에 출연중인 배우 정겨운과 정유미 ⓒ SBS


이와 함께 이들은 <원더풀마마>만이 가지고 있는 매력으로 여전히 '힐링'을 꼽았다. 장훈남 역의 정겨운은 "형(안내상 분)과 수화를 하면서 형제애가 조금 더 돈독해지는 걸 느낀다"며 "중간 정도는 가 봐야 우리 드라마의 진가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센 드라마에 지치신 분들이 많이 보시고 소문을 내 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정겨운에 이어 고영채 역의 정유미는 "캐릭터가 점점 철이 들어가면서 시청자가 점점 따뜻함과 재미를 충분히 느끼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며 "지금까지는 전초전이었다. 앞으로 풀어야 할 이야기들이 굉장히 많은데, 꼭 자극적이지만은 않으면서 다양한 재미를 안겨드릴 테니 기대해 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지금 갈아타도 안 늦었어요. (웃음) 남자에 비유하자면 나쁜 남자가 매력있어 좋고, 착한 남자는 별로라 하는데 착한 드라마가 어떤 매력이 있는지 보여드리고 싶어요. 또 착한 드라마가 가끔 나빠졌을 때도 매력이 있고요." (김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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