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취재/이선필 기자| MBC 월화드라마 <구가의 서>엔 이승기와 수지만 있는 게 아니었다. 극 중반부터 등장해 무게감을 잡아 주는 유동근의 활약 역시 돋보이는 지점이었다. 20일 오후 경기도 일산 MBC 드림센터에서 주연 배우 이승기, 수지와 함께 유동근 역시 자리했다.

극 중 이순신 역할이라지만 그 분량은 작아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숱한 사극과 현대극에서 주연을 맡아왔던 베테랑 배우였기에 낯선 감도 없진 않았다.

"퓨전 사극 속에 이순신이 나온다고 했을 때 의아했던 게 사실입니다. 근데 대본을 보니까 이해가 가더군요. 전작으로 <무자식 상팔자>를 정신없이 했었는데 <구가의 서>가 <무자식 상팔자>를 만든 제작사에서 하는 작품이잖아요. 어느 날 제작사 대표가 와서 뜬금없이 이순신 장군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더군요.

고민도 됐지만 선뜻 응했습니다. 집필을 맡은 강은경 작가가 또 부인인 전인화씨와 친분도 있었고요. 과연 잘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되긴 했는데 연출을 맡은 신우철 감독이 제게 감동을 주더군요. 강 작가와 신 감독이 있어서 감사히 생각하며 작품에 임하고 있습니다."

"이승기·수지 연기 몰입도, 내가 봐도 부러워"


출연 배경을 설명하던 유동근은 드라마를 통해 어린 후배 연기자이자 국민적 사랑을 받고 있는 이승기와 수지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가수 출신이면서 연기에 열중하는 모습이 그의 입장에선 어떻게 보였을까.

"승기와 수지를 만난다는 게 상당히 설렜습니다. 어느 드라마나 마찬가지지만 끝없이 고생하는 스태프들, 후배들의 모습이 보기 좋아요. 특히 승기와 수지는 구김살이 없더라고요. 고생해도 현장에서 사람을 대하는 모습이 자연스럽고 천진난만하더군요. 연기 몰입도는 제가 봐도 부러울 때가 많아요.

연기에 임하는 배우들과의 만남이 뜨겁습니다. 현장이 그만큼 열기가 있어요. <구가의 서>가 세상에 던지는 메시지가 뭘까 생각하면서 연기를 합니다. 사람이지만 사람의 언행을 못하는 이들을 많이 보는데 개인적으론 사람답게 사는 게 무엇인가를 고민하게 하는 작품 같아요."

퓨전 사극의 이순신을 맡았지만 유동근은 "앞으로 정통 사극 역시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얻는 작품이 나오길 바란다"면서 정사 드라마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그동안 유동근이 사극에서 맡은 역할만 해도 조선시대 역사를 훑을 정도다. 연산군·대원군·수양대군·연개소문·이방원 등의 인물을 유동근이 연기했었다.

미모의 부인 전인화에 질투? "많이 사랑해주세요"

배우자인 배우 전인화에 대한 질문이 빠질 수 없었다. 유동근이 현재 MBC 월화드라마를 맡고 있다면 전인화는 현재 <백년의 유산>을 통해 MBC 주말드라마를 맡고 있다. 연기자 부부로서 그리고 미모의 배우자를 두고 있다는 데에 여러 질문이 쏟아졌다.

"<백년의 유산>이 참 재밌죠? (웃음) 부부가 바쁘니 같이 할 시간이 없지 않겠냐고 물어들 보시는데 그럴 시간이 있습니다. 현장이 정신없는 건 이미 익숙하니까요. 전인화씨 분량이 처음엔 별로 없었는데 지금은 분량이 많더라고요. 또 제가 <무자식 상팔자>를 할 땐 분량이 많았는데 <구가의 서>에선 분량이 적잖아요. 전인화씨가 '참 묘하네' 이러더라고요. 우리가 이런 역할을 맡게 될 줄 누가 알았겠어요. 받아들이고 감사하게 생각해야죠.

이제 전인화씨나 저나 세월의 때가 상당히 묻은 나이입니다. 그러다 보니 <백년의 유산>에서 정보석씨와 연기하는 모습이 난 좋아 보여요. 질투심이 생길 나이는 지난 거 같아요(웃음). 그 사람이 '오빠야' 하는 모습도 예쁘고요. 시청자들이 보셔도 같은 감정을 느낄 겁니다. 서로가 연기하는 모습을 방송으로 보고 좋아해요. 대본 연습할 때 서로 봐주기도 하죠. 우리 부부를 많이 사랑해주세요(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