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그룹 2PM이 20일과 21일 일본 도쿄돔 공연을 가졌다. 21일 마지막날 공연 전 기자간담회 당시 모습.

2PM ⓒ JYP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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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정상 보이그룹 중 하나인 2PM이 사면초가에 빠졌다. 정규 3집 앨범 '그론(Grown)'으로 컴백한지 열흘이나 지났지만, 국내 대중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하고 분위기도 좀처럼 달아오르지 않고 있다.

빅뱅과 쌍두마차를 이뤘을 정도로 막강한 대중성을 과시했던 과거와 비교해보면 분명 초라한 성적이다. 2013년 JYP의 야심작 중 하나였던 2PM은 왜 지지부진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일까.

화려한 컴백에 비해 초라한 음원 성적

2PM은 그 어느 때보다 화려하게 컴백했다. 지난 11일 MBC에서 인기가수만 편성 받을 수 있다는 컴백쇼 <2PM 리턴즈>를 확정해 내보내며 분위기를 한껏 끌어 올렸다. 이 프로그램에서 그들은 화려한 퍼포먼스와 부드러운 발라드를 동시에 소화하며 변화된 모습을 보여줬고, 기존의 히트곡과 신곡을 적절히 섞어 '볼거리'가 있는 컴백쇼를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2PM 리턴즈>를 통해 처음으로 공개한 더블 타이틀곡 '이 노래를 듣고 돌아와'와 '하.니.뿐'이 음원 시장에서 그리 좋은 반응을 얻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초반 기대감으로 선두를 마크하기도 했지만 곧 순위가 떨어졌고, 현재 실시간 차트 20~30위권에 머무르고 있는 곳도 있다. 대대적인 컴백쇼까지 벌인 것치고는 대단히 충격적인 성적표다.

사실 이번 활동은 2PM에게 있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었다. 일련의 좋지 못한 사건으로 인해 그룹의 이미지가 추락한데다가 전작이 기대만큼의 성공을 거두지 못했고, 멤버들의 개인 활동 또한 괄목할만한 성과가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소속사인 JYP가 미국 진출 실패와 원더걸스의 활동 중단 등 악재를 겪은 것 역시 위기의식을 부채질하는데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음원시장에서 20~30위권으로 떨어졌다는 것은 이미 인기세가 하락하고 있다는 지표로 봐도 무방하다. 약 2년 만에 '사활을 걸고' 출시한 음악이 대중의 폭발적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2PM 뿐만 아니라 소속사인 JYP까지 난감한 상황이 됐다.

한 가지 위안 삼을 만한 사실은 오프라인에서만큼은 막강한 팬덤을 과시하며 차트 1위를 차지했다는 것이다. 이는 여전히 2PM을 지지하는 팬층이 살아있다는 증거이기에 희망의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대중적 인기를 판가름하는 음원에서만큼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지만, 공고한 팬층이 여전한 이상 아주 절망적인 상황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렇기에 더더욱 이번에 왜 음원에서 '죽'을 쒔는지 찬찬히 복기해 볼 필요가 있다.

'기대 이하' 2PM, 도대체 왜?

 지금 2PM에게 필요한 것은 현실을 냉철히 바라보는 객관적 시선이다.

지금 2PM에게 필요한 것은 현실을 냉철히 바라보는 객관적 시선이다. ⓒ JYP


그렇다면 2PM은 도대체 왜 대중성 상실이라는 위기에 봉착하게 된 것일까. 가장 큰 이유는 음악 자체에 있다. 가수가 사랑받을 수 있는 방법은 의외로 단순하다. 노래가 좋으면 대중이 알아서 찾아 듣게 되어있다. 그런데 이번 2PM의 더블 타이틀곡 '이 노래를 듣고 돌아와'와 '하.니.뿐'은 대중의 귀를 자극하는 '한 방'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과거만큼의 임팩트가 있거나 감성을 제대로 자극하지 못한다. 한 마디로 밋밋한 느낌이다.

음원 시장에서 롱런하기 위해서는 대중의 마음을 확실히 붙들어 놓는 포인트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2PM이 내놓은 두 곡은 지금껏 익히 들어온, 나쁘게 말하자면 지겹게 들어온 JYP 음악의 연장선에 서 있다. 색다른 변화나 트렌디함을 발견하기 힘든 그들의 음악에 대중이 열광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팬덤은 움직일 수 있을지 몰라도 그 외의 계층을 매료시키기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대진운이 좋지 않았던 이유도 있다. 2PM이 컴백하는 그 날, 하필이면 이효리가 선공개곡 '미스코리아'를 발표하며 사람들의 시선을 분산시켰기 때문이다. 파격적인 변신을 감행한 자작곡으로 승부를 본 이효리에게 2PM은 속절없이 밀릴 수밖에 없었고, 초반 흥행몰이에 가장 중요한 음원 실시간 차트 1위 또한 뺏기고 말았다. 기세를 높이기 위한 상승 동력이 처음부터 꺾여버린 셈이다.

여기에 조용필·싸이·로이킴·포미닛·시크릿·바이브·포맨 등 신구 세대를 대표하는 전통적인 음원 강자들이 연달아 등장해 차트 경쟁을 펼친 것 또한 부담이 됐다.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진 것이다. 이 속에서 2PM이 차지할 수 있는 지분이란 것은 분명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밑에는 B1A4와 틴탑이, 위에는 신화가 버티고 있는 마당에 보이그룹으로서 자기 영역을 마련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팀 내 에이스의 부재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박재범이 일련의 사건으로 탈퇴한 이 후, 2PM의 에이스는 명실 공히 '태국왕자' 닉쿤이었다. 잘생긴 외모와 뛰어난 운동신경, 성실하고 순박한 이미지와 철저한 자기 관리로 큰 사랑을 받았던 닉쿤은 2PM의 얼굴로 활약하며 막강한 인기세를 과시했다. 여러 예능 프로그램을 종횡무진하며 대활약을 펼친 닉쿤으로 인해 2PM은 나름의 대중성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작년 7월, 닉쿤의 음주운전 사건은 이 모든 것들을 단번에 무너뜨렸다. 닉쿤 스스로 "팬들을 배신하는 일이었다"고 고백할 만큼 그의 소년 같은 이미지를 좋아했던 대중에게 이 사건은 용납하기 힘든 커다란 실수였던 것이다. 일거에 팀 내 에이스가 사라져 버리게 되자 옥택연·장우영·황찬성·준케이·준호 등이 차례로 개인 활동에 나서 닉쿤의 빈자리를 채우려 했지만 큰 호응을 얻지는 못했다.

이처럼 2PM은 올드한 스타일의 타이틀곡 선정, 좋지 않은 대진운, 팀 내 에이스의 부재, 멤버 개인 활동의 실패 등 여러 가지 악재 속에 2년만의 컴백에서 '쓴 맛'을 보고 있다. 냉정히 말하자면 현재의 음원 성적 패턴으로 봤을 때, 이번 신곡의 순위가 더 떨어지면 떨어졌지 올라가기는 힘들어 보인다.

지금 필요한 것은 음원 성적을 끌어올리려는 무리한 시도가 아니라 떨어진 대중성을 어떻게 끌어 올릴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 그리고 이번 음원이 왜 실패했는지에 대한 자기 성찰이다. 과연 2PM은 이번 실패를 타산지석 삼아 과거의 영광을 다시 한 번 재현할 수 있을까. 위기를 맞은 5년차 그룹 2PM의 다음 행보가 자못 궁금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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