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로 올림픽 구기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낸 것이 핸드볼이란 것을 아시나요? 한 번도 어려운데 2회 연속으로 올림픽 금메달을 따낸 핸드볼을 기억하시나요? 올림픽 결승전에서 흘린 눈물이 영화로 만들어진 '우생순(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을 보셨나요?

올림픽 때만 되면 국민과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는 핸드볼이 지금 한창 리그를 진행 중이다.

 2013 핸드볼코리아리그가 펼쳐지고 있는 올림픽공원 핸드볼 전용경기장

2013 핸드볼코리아리그가 펼쳐지고 있는 올림픽공원 핸드볼 전용경기장 ⓒ 서용준


'2013 SK 핸드볼코리아리그' 라는 명칭으로 지난 3월 7일 개막해 현재 1라운드 4차대회가 펼쳐지고 있다. 2013 핸드볼코리아리그는 남자부 5개팀, 여자부 8개팀이 참가하여 각각 남자부는 팀별 5차례씩, 여자부는 팀별 3차례씩 대결을 펼치는 정규리그를 갖는다. 이후 정규리그 성적을 기준으로 단판 승부의 준 플레이오프(여자부)와 플레이오프를 거쳐 3전 2선승제의 챔피언결정전으로 올해의 챔피언이 결정된다.

우리나라 핸드볼은 아직 프로가 아니고 지역 연고가 정착되지 않은 탓인지, 몇 군데의 장소를 정해 일정 기간 몰아서 경기를 치른다. 1일부터 시작된 1라운드 4차대회는 서울 올림픽공원에 위치한 SK핸드볼전용경기장에서 오는 6일까지 펼쳐질 예정이다.

 경남개발공사의 김경은이 컬러풀 대구의 김진이를 밀착마크하고 있다.

경남개발공사의 김경은이 컬러풀 대구의 김진이를 밀착마크하고 있다. ⓒ 서용준


2일 오후 5시에는 여자부 경남개발공사와 컬러풀 대구의 경기가 열렸다. 핸드볼 전용경기장은 선수들의 숨소리까지 들릴 정도로 관중석과 코트의 거리가 가까워 경기에 집중하기 좋았으나, 관중석이 너무 비어 선수들의 함성 소리만이 경기장을 울리고 있었다. 경기는 끝까지 팽팽하게 가다가 막판 힘을 발휘한 경남개발공사가 23대 21로 승리하여 양 팀이 똑같이 2승 4패를 기록하게 되었다.

이 경기에서 눈길을 끈 장면은 컬러풀 대구의 한 선수가 2분간 퇴장을 당해 수적 열세에 놓이자 경남개발공사의 17번 김경은 선수가 대구의 14번 김진이 선수를 일대일 마크한 부분이다. 핸드볼 경기에서는 한 팀에서 2분간 퇴장 선수가 발생했을 때 상대팀에서는 1명 여유가 생기기 때문에 상대의 주득점원 선수를 공과 상관없이 일대일로 막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그럼에도 이 장면이 재밌게 보인 것은 김경은 선수와 김진이 선수의 체격차이가 꽤 나기 때문이다. 프로필 상으로 10cm, 20kg 이상의 차이가 나는 선수가 졸졸 따라다니며 공을 못잡게 하는 모습이 왠지 안쓰러우면서도 웃음을 자아냈다.

 2일 5시에 경남개발공사와 컬러풀 대구의 경기가 열렸다.

2일 5시에 경남개발공사와 컬러풀 대구의 경기가 열렸다. ⓒ 서용준


 2일 6시 30분, 원더풀 삼척과 서울시청의 경기가 열렸다.

2일 6시 30분, 원더풀 삼척과 서울시청의 경기가 열렸다. ⓒ 서용준


오후 6시 30분부터는 원더풀 삼척과 서울시청의 경기가 이어졌다. 양 팀은 현재 상위권을 기록하고 있고, 국가대표 선수들도 포함되어 있어 좀 더 박진감 넘치는 경기가 펼쳐졌다. 그만큼 관중들도 많아져 각 팀을 응원하는 소리가 경기에 흥을 더했다.

경기는 원더풀 삼척이 시작부터 리드를 잡아 전반을 3점차로 앞서면서 쉽게 승리하는 듯 했으나, 서울시청이 막판 끈질긴 추격을 하며 한 때 동점까지 만들었다. 결국 원더풀 삼척이 마지막 20여초 간 서울시청의 공격을 잘 막아내며 26대 25, 한 점차의 승리를 따냈다. 이로써 원더풀 삼척은 5승 1패를 기록해 리그 1위에 올랐다.

 슛을 던지는 서울시청의 권한나 선수

슛을 던지는 서울시청의 권한나 선수 ⓒ 서용준


모든 스포츠가 그렇듯이 핸드볼도 직접 경기장을 찾아보면 선수들의 움직임 하나하나를 함께 느끼며 즐길 수 있다. 비록 TV중계에서 소외되고 스포츠 신문에서조차 경기 결과를 찾아보기 힘든 핸드볼이지만, 다음 올림픽이 다가오면 또다시 핸드볼 선수들에게 메달을 바라게 될 것이다. 4년에 한 번씩만 그들의 이름을 불러주지 말고 지금 이 순간에도 그들을 응원해주자. 선수들이 흘리는 땀방울이 눈물이 되지 않도록, 선수들이 서있는 코트가 외롭지 않도록.

 골문을 지키는 원더풀 삼척의 골키퍼 박미라 선수

골문을 지키는 원더풀 삼척의 골키퍼 박미라 선수 ⓒ 서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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