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 신곡 '젠틀맨'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

싸이 신곡 '젠틀맨'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 ⓒ YG엔터테인먼트


지난 주, 가수 싸이의 신곡 '젠틀맨' 음원과 뮤직비디오가 공개된 후 연일 싸이 관련 뉴스가 포털을 도배하고 있다. 한국가수였던 싸이를 국제적인 가수로 등극시킨 '강남스타일' 이후 8개월 만에 나오는 신곡이기에 국내는 물론 전 세계의 이목도 집중되어 있던 상황이다. 

이후 4월 17일자 미국 빌보드 메인 차트인 HOT 100(싱글차트)에 '젠틀맨'이 12위로 진입했다. 이틀 동안의 미국 내 집계만으로 높은 순위에 진입하면서 한국 음악인 최초의 HOT 100 차트 1위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다. 때문에 싸이의 기록경신에만 국내외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일각에서는 '젠틀맨' 자체에 대한 진지한 담론이 오가지 않는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싸이의 빌보드 순위만이 국위선양의 척도인양 바라보는 시선을 문제 삼는 지적들도 제기되고 있다.

"'젠틀맨'의 음악성? 파급력을 높이 평가해야"

동아방송예술대학 엔터테인먼트 경영학과 심희철 학과장은 "'젠틀맨' 뮤직비디오는 '강남스타일'보다 훨씬 더 성적코드는 강화됐지만 상징성은 없다"며 "'강남스타일'은 말춤이라는 선정성의 상징으로 일관된 게 있었지만 '젠틀맨'은 성적코드 자체만을 위한 성적코드"라고 전했다.

또한 "'젠틀맨'은 일관성이나 상징성이 아닌 성적코드의 돌직구들을 다 던진 것"이라며 "상징성이나 키워드를 가지면 더 고급스러워 보이는데 '젠틀맨'이 그렇지 않은 이유는 상징성이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선탠을 하고 있는 여성의 배를 만지는가 하면 비키니 상의의 끈을 풀어버리고, 봉춤을 추는 장면, 거품이 낀 상태에서 꼬치의 어묵을 빨아 먹는 장면 등에 있어서 선정적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싸이 신곡 '젠틀맨'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

싸이 신곡 '젠틀맨'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 ⓒ YG엔터테인먼트


'젠틀맨'이라는 곡 자체에 대해 심 교수는 "한국 시장과 미국 시장을 동시에 취하려고 하는 전략"이라며 "영어 가사가 반 이상 들어간다든지, 서양 사람이 따라 부르기 쉬운 한국어 가사로 돼 있다"고 전했다.

이어 심 교수는 "언어의 유희성과 리듬이 있는 어조라서 유행어로 확산되기 쉬운 가사와 멜로디이지만, 서사적 구조가 없다"며 "'강남스타일'은 서사구조가 있었지만 이번에는 어휘만 던졌다. 서양인들이 한국적인 스토리와 언어에 지장을 받지 않고 따라 부르기 쉬운 코드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젠틀맨' 가사 중 '마더 파더 젠틀맨(mother father gentleman)'이 '마더XX'라는 욕처럼 들린다는 지적에 대해 심희철 교수는 "욕의 속성을 생각하게 하는 '마더 파더'는 성적인 코드"라며 "상업주의의 극단"이라고 전했다.

심 교수가 '젠틀맨'의 전체적인 음악적 완성도에 대해 "굉장히 단순성에 의존한 곡"이라며 "확산의 파급효과만을 키우기 위한 콘텐츠라고 본다"고 평한 반면, 강태규 대중음악평론가는 음악 하나만 놓고 싸이를 평가할 수는 없다는 의견이다. 강 평론가는 "좋은 음악들은 지천에 널려 있다"며 "음악 하나만이 아닌 싸이의 파급력에 대해 높이 평가할 만한 부분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강 평론가는 "'젠틀맨'이 이틀 만에 빌보드 12위에 올랐고, 이제 전 세계가 싸이라는 가수에 대해 체감을 할 수 있게 됐다"며 "노래뿐만 아니라 춤 등 '강남스타일' 이전부터 싸이가 음악적 자생력을 갖고 유튜브를 통해 뿌리내려 둔 여러 가지가 이제 꽃을 피우고 있다. 그의 음악과 싸이라는 가수의 파괴력이 대단하다"고 호평했다.

곡 자체에 대해서는 "일렉트로닉을 기반으로 해서 클럽음악적인 요소가 많이 들어 있다"며 "사비 부분이라든지 명확히 내리꽂는 맛이 없이 밋밋하게 들릴 수 있지만 횟수를 거듭해 들을수록 굉장히 중독성이 산재해 있다는 걸 느낀다"고 설명했다.

'강남스타일'에 비해 음악적으로 진보된 부분이 없다는 점에 대해 강 평론가는 "변화를 크게 꿈꾸지는 않아 아쉬움은 있다"며 "하지만 8개월 동안 전 세계를 돌며 새로운 창작물을 내놓는데 그 창작의 고통이 얼마나 컸을지도 염두에 두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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