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첫 방송을 시작한 KBS 2TV <우리동네 예체능>에서 MC를 맡은 강호동.

지난 9일 첫 방송을 시작한 KBS 2TV <우리동네 예체능>에서 MC를 맡은 강호동. ⓒ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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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 야생 호랑이'라는 강호동을 마치 동물원 우리에 가둬놓은 것 같았던 KBS 2TV <달빛 프린스>가 끝나고 절치부심 끝에 <우리동네 예체능>이 첫 문을 열었다.

조신하게 앉아 책을 읽던 것이 어울리지 않다던 중론을 반영하기라도 하듯, 강호동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장르를 찾아오기라도 한 것 같다. <우리동네 예체능>은 각 지역 사회 체육 동아리가 신청한 종목을 놓고 강호동을 포함한 팀이 '배틀'을 하는 방식이다.

운동신경과 친화력, 강호동의 강점이 빛나다

새롭게 문을 연 <우리동네 예체능>의 포맷은 지금까지 예능에서 시도해 보지 않았던 방식이다. 최근 활성화되어가고 있는 각 지역의 사회 체육 동아리들을 프로그램 속으로 끌어들인 것이다.

<안녕하세요>가 그간 예능에서 다루지 않았던 일반인의 사연으로 월요 예능의 강자로 대두한 것처럼, 화요일에 새롭게 단장한 <우리동네 예체능>도 연예인 위주가 아닌 일반인들의 취미 생활을 프로그램의 내용으로 끌어들였다. 그런 신선한 시도만으로, <우리동네 예체능>는 박수 받을 만하다.

 지난 9일 첫 방송된 KBS 2TV <우리동네 예체능>에서 강호동을 주축으로 한 팀은 상도동 탁구 동호회원들과 탁구 대결을 벌였다.

지난 9일 첫 방송된 KBS 2TV <우리동네 예체능>에서 강호동을 주축으로 한 팀은 상도동 탁구 동호회원들과 탁구 대결을 벌였다. ⓒ KBS


그런데 분명 새로운 시도임에도 어딘가 익숙하다. 그도 그럴 것이, 예전 <1박2일>에서 종종 제작진을 상대로 족구니, 탁구  종목으로 내기를 했던 장면이 자연스럽게 오버랩 되기 때문이다. 더구나 그때 멤버였던 이수근도 함께 하니 더더욱 그 시간들이 떠오른다. 당연히 씨름왕 출신 강호동의 각종 스포츠 분야에 대한 순발력은 말할 것도 없다. <우리 동네 예체능>은 <달빛 프린스>와 달리 강호동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인 것이다.

왜 '시베리아 야생'이라는 수식이 강호동에게 붙겠는가. <1박2일>과 <스타킹>을 통해 쌓은 경험을 무시할 수 없듯이, 일반인을 상대로 했을 때 강호동의 진행은 물 흐르듯 자연스럽고 그 특유의 순발력으로 기대 이상의 많은 재미들을 만들어 내기 때문일 것이다. 전국 어느 장터에 데려다 놓아도 특유의 친화력으로 장터 사람들과 어울렸듯이, 어느 사회 체육 동아리를 데려다 놓아도 강호동만의 재미를 뽑아낼 것이라는 건 당연지사이리라.

또한 <1박2일>에서 복불복 게임을 '전설'로 만들어냈듯이 선수 출신의 강호동은 구체적인 '배틀'에서 생존력이 강하다. 강호동만의 배짱과 승부사적인 기질이 항상 별거 아닌 게임도 손에 땀을 쥐게 만들었으니, 이를 위주로 한 프로그램에서 그의 능력이 더욱 빛을 발한 것이란 건 불을 보듯 뻔할 것이다.

'스포츠 중계' 이상의 고민이 필요해

지난 9일 첫 선을 보인 <우리동네 예체능>의 시청률은 전국 기준 6.2%를 기록했다. 이는 <달빛 프린스> 마지막 회가 기록한 시청률 3.3%보다 2.9%P 오른 수치다. 비록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차지했지만, <우리동네 예체능>의 앞길이 무조건 밝다고 속단하기는 이르다.

애초 <달빛 프린스>도 좋은 의도로 밝게 출발한 프로그램이었다. 책을 멀리하는 세태에서 예능적으로 책에 접근해 보겠다는 의도 자체는 순순하게 올바른 것에 속한다 할 것이다. 단지 그 좋은 의도에 걸맞은 형식과 내용을 채워가지 못했기 때문에 만족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슬며시 사라지게 된 것이다.

 지난 9일 첫 방송된 KBS 2TV <우리동네 예체능>에서 MC인 강호동과 최강창민의 모습.

지난 9일 첫 방송된 KBS 2TV <우리동네 예체능>에서 MC인 강호동과 최강창민의 모습. ⓒ KBS


<우리동네 예체능>은 어떨까. 첫 회에서 상도동 탁구 동아리와 탁구 배틀을 벌인 강호동 팀은 '헹가래'를 커다란 붓으로 쓰고, 상대팀을 탐색하며, 박성호·조달환·김병만·민호(샤이니) 등 새로운 멤버를 영입하고 연습하는 것으로 첫 회를 보냈다. 그 과정에서 '헹가래'의 철자를 몰라 당황하거나, 새로운 멤버와의 연습하며 많은 웃음을 유발했다. 하지만 정작 프로그램의 주가 될 상도동 팀과의 탁구 시합은 다음 주로 미뤄야 했는지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생긴다.

<1박2일>에서도 제작진과의 복불복 경기는 간간히 끼워 넣은 조미료 같은 것이었다. 하지만 이를 프로그램의 전체로 만들어 냈을 때, 특히나 운동 경기를 내용으로 했을 때, 특정 종목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아닌 대중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는 '스포츠 중계' 이상의 고민이 필요하리라 보인다.

또한 강호동 팀의 구성원 자체도 우려가 된다. 첫 대결에 앞서 구성된 강호동 팀은 박성호와 조달환을 제외하고는 모조리 강호동의 소속사 식구들이다. 김병만은 자기 몫의 웃음을 책임졌지만, 김병만-이수근의 조합이 신선한 느낌을 주진 않았으며, 최강창민은 예능감이나 운동 신경에서도 아직까지 큰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반면, 탁구를 잘 하는 연예인으로 초빙된 박성호와 조달환은 웃음보따리를 푸짐하게 풀어 놓았다.

안 그래도 다른 연예인과 달리 유독 강호동의 SM C&C행이 주목받는 가운데, '자기 소속사 챙기기'가 아직 자리 잡지 못한 <우리동네 예체능>의 발목을 잡지 않을지 우려가 된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5252-jh.tystory.com에 중복 게재 되었습니다.
우리 동네 예체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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