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가 22일 오후 경기도의 한 부대에서 진행 중인 tvN 군디컬드라마 <푸른거탑> 촬영현장을 방문했다. 야외찰영에 나선 배우 송영재와 이장훈이 리허설을 하고 있다.

오마이스타가 22일 오후 경기도의 한 부대에서 진행 중인 tvN 군디컬드라마 <푸른거탑> 촬영현장을 방문했다. 야외찰영에 나선 배우 송영재와 이장훈이 리허설을 하고 있다. ⓒ 이정민


말년 최종훈부터 신병 이용주까지, 군대에서 있을 법한 다양한 인간 군상을 담은 tvN <푸른거탑>에서 매 에피소드마다 빠지지 않고 담기는 인물이 있다.

바로 행보관(행정보급관의 준말) 김봉남과 대대장 이장훈. 이들은 장병들 간의 에피소드에 등장해 극중 긴장감을 높이는 감초 연기를 펼치며 톡톡히 활약하고 있다. 이들이 등장할 때 벼락이 치는 듯한 BGM과 함께 "대대장님, 큰일났심더!" "뭐야?"라는 대화를 주고받으면, 꼭 이 내무반에는 무슨 큰 일이 생기는 것이다. 이러한 활약에 힘입어 지난 2월 방송된 에피소드 '무간도'에서는 두 사람이 에피소드 전반에 등장하기도 했다.

지난 22일 찾아간 <푸른거탑> 촬영장에서 이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인사를 건네니, 함께 있던 배우 송영재(김봉남 역)와 이장훈(이장훈 역)은 환한 웃음으로 화답했다. 브라운관에서 툭 튀어나온 것만 같은 모습에 배우의 실명보단 "행보관님" "대대장님"이라고 부르는 게 자연스러울 정도였다.

 오마이스타가 22일 오후 경기도의 한 부대에서 진행 중인 tvN 군디컬드라마 <푸른거탑> 촬영현장을 방문했다. 촬영 전 배우 송영재가 분장을 받고 있다.

오마이스타가 22일 오후 경기도의 한 부대에서 진행 중인 tvN 군디컬드라마 <푸른거탑> 촬영현장을 방문했다. 촬영 전 배우 송영재가 분장을 받고 있다. ⓒ 이정민


'최강 노안' 행보관 "내가 유일하게 '가명'쓰는 인물"

"원래는 고향이 전라도 광주예요. 행보관들은 대개 전라도 출신 반, 경상도 출신 반이라 아무런 생각 없이 들어왔는데 처음부터 (김봉남은) 경상도 출신으로 설정되어 있더라고요. 결국 공부해서 (연기)하게 됐죠." (송영재)

그렇다면 그토록 자연스러운 사투리 연기는 무엇이었단 말인가. 알고 보니 '네이티브'가 아니었다는 사실에 잠시 혼란에 빠질 무렵, 송영재는 능숙한 경상도 사투리를 선보였다. 그가 얼마나 <푸른거탑>을 위해 공을 들였는지, 그리고 그가 얼마나 깊은 연기 내공을 가졌는지 짐작할 정도였다.

경력을 듣고 보니 수긍이 갔다. 그는 연극판에서 연기를 시작한 베테랑 중의 베테랑. 송영재는 "1984년 연극을 시작했다"며 "쭉 연극만 해 오다가, 몇 년 전부터 영화와 방송에도 출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던 중 민진기 PD의 눈에 들었고, <푸른거탑> 캐스팅으로 이어졌다. 당시 민진기 PD는 주말마다 대학로를 순회하며 연극을 보고, 극에 어울릴 법한 인물들을 찾고 있던 중이었다.

올해로 마흔 아홉이 됐지만, 극중 행보관은 30대 중후반으로 설정되어 있다. 이를 두고 송영재는 "최강 노안이라는 콘셉트"라며 "실제로 행보관들을 보면 나이가 들어 보이는 경우가 많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또 실제 그와 <푸른거탑> 속 행보관이 다른 것은 바로 이름. 모든 배우들이 실명을 사용하지만, 그만은 '김봉남'이라는 가짜 이름을 쓴다. "웃기려고 그랬다"는 송영재는 "'송영재'보다는 '김봉남'이 친근해 보이지 않나"라고 설명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로 '무간도'를 꼽았던 그는 첫 대사였던 "꼭 이래야 되겠심니꺼"를 재연해 보이며 여운이 남은 듯 턱을 쓸었다. 앞으로도 <푸른거탑>을 통해 계속해서 활약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한 그는 "누군가가 인터뷰에서도 말했던데, 출연진 모두 정말 '오늘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촬영하고 있다"고 굳은 각오를 전했다.

 오마이스타가 22일 오후 경기도의 한 부대에서 진행 중인 tvN 군디컬드라마 <푸른거탑> 촬영현장을 방문했다. 스태프들과 야외촬영 준비를 하고 있다.

오마이스타가 22일 오후 경기도의 한 부대에서 진행 중인 tvN 군디컬드라마 <푸른거탑> 촬영현장을 방문했다. 스태프들과 야외촬영 준비를 하고 있다. ⓒ 이정민


'고생의 아이콘' 대대장 "이젠 요령이 생겼어요"

그런가 하면 대대장 역의 배우 이장훈은 '고생의 아이콘'으로 통한다. 매회 '군인정신'을 강조하며 과장된 행동을 하지만, 결국 픽픽 쓰러지고 마는 탓이다. 그를 두고 정진욱은 "불운을 불러오는 '허당' 캐릭터"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하나 더 덧붙이자면, '최강 노안'인 행보관과는 정반대로 극중 마흔 둘로 설정된 대대장은 '최강 동안'이라는 콘셉트라고.

이 배역을 소화하느라 이장훈도 촬영장에서 온갖 고생을 하고 있다. 실제로 반창고를 붙인 이마를 내보이며 "어제도 곡괭이에 맞고 쓰러지는 신을 찍었다"는 그는 "한 번에 찍어야 그나마 고생이 덜 해서, 내가 직접 세게 찍고 쓰러졌다"며 웃어 보였다. 이 뿐만이 아니다. 혹한기 훈련 에피소드 때도, 태권도 단증 심사 에피소드 때도, 이장훈의 고생은 줄을 이었다.

"혹한기 땐 정말 고통스러웠어요. 눈밭에 누워 장병들에게 제 몸을 눈으로 덮게 하는 신이 있었는데, 그걸 촬영하던 중에 배우들이 눈을 잘못 퍼서 눈과 흙이 입에 들어간 거예요. 기도가 막히는 것 같은 기분에 벌떡 일어났죠. 그리고 1분간 기침만 했어요. (웃음) 태권도 신을 찍을 땐 눈이 쌓인 단상을 맨발로 올라갔거든요. 그 곳이 쇠로 되어 있어서 더 차갑더라고요. 감독님이 '컷!' 하면 바로 발 떼고 '아야야야~' 하면서 찍었어요." (이장훈)

"러브라인은 행보관이 다 찍고, 나는 액션신만 찍는다"고 우스갯소리를 하지만, 이장훈에게도 <푸른거탑>은 소중한 작품이다. 올해 마흔 둘인 그는 연극과 영화·방송에 출연해 오다가 tvN <롤러코스터>와 연이 닿았고, 그 곳에서 민진기 PD를 만나 지금에 이르렀다. 이장훈은 "행보관이나 나나 둘 다 연극을 오래 했다"며 "연극을 오래한 사람들끼리 대사와 호흡을 갖고 노는 재미가 팍팍 나오는 것 같다"며 송영재와의 찰떡 호흡을 이루는 비결을 꼽았다.

"팀워크가 좋고 편해서 짧은 시간에도 잘 찍고 있어요. 방송으로 받는 관심 덕에 고생도 고생 같지 않고요. 이제는 요령도 생겨서 빡세게 한 번 딱 찍고 끝내니까, 너무 걱정 안하셔도 될 것 같아요. 긴장을 하면 오히려 안 다쳐요.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촬영하고 있습니다." (이장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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