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우먼 박미선과 이영자를 한 프로그램에서 볼 수 있을까?

KBS 2TV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 후속 프로그램으로 편성된 <맘마미아>에 이영자가 MC로 발탁된 이후, 현재 박미선이 합류를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 예능프로그램은 남자 MC가 주축을 이룬다. 2012년 지상파 방송 3사의 연예대상 수상자만 보더라도 신동엽(KBS), 박명수(MBC), 유재석(SBS) 등 모두 남자 MC였다. 최우수상까지 그 범위를 넓히더라도 이영자와 박미선만이 각각 KBS와 MBC에서 최우수상을 받았으며, 김승우(KBS 최우수상), 윤종신(MBC 최우수상), 김병만(SBS 최우수상), 이경규(SBS 최우수상) 등 남자 MC들이 단연 강세였다.

걸출한 여성 MC의 부재가 방송계의 아쉬움으로 남는 상황에서 박미선과 이영자의 만남은 그 자체로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두 사람이 만들어낼 '시너지'가 무척이나 궁금하다.  

여성 MC 기근 속 박미선과 이영자가 보여준 활약

 29일 저녁 서울 여의도 MBC사옥에서 열린 MBC 방송연예대상 포토월에서 <세바퀴>의 개그우먼 박미선이 입장하고 있다.

지난 2012 MBC 방송연예대상 당시 개그우먼 박미선의 모습 ⓒ 이정민


2000년대 중반 이후 불어닥친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의 유행 속에서 여성 MC의 입지는 급속도로 줄어들었다. 리얼 버라이어티의 특성상 장시간 야외 녹화가 불가피하고, 집단 MC의 상호관계에서 나오는 캐릭터가 중요해짐에 따라 자연스레 여자 MC보다는 남자 MC 위주로 프로그램이 꾸려졌다. <패밀리가 떴다>의 이효리 정도가 위기에서 살아남았지만 프로그램의 폐지와 맞물리면서 사실상 리얼 버라이어티는 남성 집단 MC 체제로 굳어져 갔다. 게다가 특별한 MC가 필요 없는 오디션 프로그램까지 범람하면서 여성 MC의 수요는 급격히 줄어들었다. 

이런 위기에서 박미선은 깔끔하고 차분한 진행스타일을 앞세워 초창기 <세바퀴>를 성공적으로 이끌며 '줌마테이너' 열풍을 주도하기도 했다. 5년 연속 MBC 쇼·버라이어티 부문 최우수상을 받은 것에서 볼 수 있듯, 꾸준히 활약해온 것이다.    

이영자 역시 <안녕하세요>에서 신동엽, 컬투와 멋진 호흡을 선보이며 2년 연속 KBS 쇼·오락 부문 최우수상을 받았다. 최근에는 tvN <SNL 코리아>에 호스트로 출연해 신동엽과 맛깔나는 '19금 코미디'를 선보이며 화제를 모았다. '제2의 전성기'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그녀는 현재 과거의 영광을 되찾고 있다.  

이처럼 여성 MC의 부재 속에서 박미선과 이영자는 시대의 변화에 발맞췄고, 프로그램과 대중이 원하는 진행스타일을 통해 시청자로부터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박미선·이영자, 라이벌 통해 성장할 수 있을까?

 24일 저녁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린 2011 KBS연예대상에서 <안녕하세요>로 쇼오락MC부문 여자최우수상을 받은 개그우먼 이영자가 눈물을 글썽이며 동료 MC인 컬투와 신동엽 및 일반인 출연자들에게 수상영광을 돌리고 있다.

지난 2011 KBS연예대상 당시 개그우먼 이영자의 모습 ⓒ 이정민


두 여성 MC의 만남은 어쩌면 예견된 일일지도 모른다. 과거 유재석과 강호동이 함께 호흡을 맞췄던 < MC 대격돌 공포의 쿵쿵따 > 이후 두 사람이 특급 MC로 발돋움했던 것을 떠올리면 이영자와 박미선 역시 지금보다 한 단계 성장하기 위해서는 '라이벌'의 존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리고 2013년 현재 두 사람은 서로 '라이벌'이 되기에 충분하다.

중년 남성을 내세웠던 <남자의 자격>과 달리 가족 버라이어티를 지향하는 <맘마미아>의 특성도 두 사람에게는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단순히 스타만 게스트로 나오는 게 아니라 가족이 함께 출연하는 프로그램이니 만큼 이들을 품어줄 배려심과 적재적소에서 웃음을 만들어낼 순발력이 필요한데, 박미선과 이영자는 역할분담을 통해 충분히 그런 능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방송을 지켜봐야겠지만, 새롭게 추가될 남자 MC의 조율 속에 두 사람이 때로는 경쟁관계이자 때로는 동지적 관계가 되어서 프로그램을 이끈다면 분명 기대 이상의 효과가 나오지 않을까 한다. 만약 두 사람이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이끈다면, 여성 MC에 대한 관심과 수요도 늘어날 테고, 그렇게 된다면 프로그램의 장르도 다양해지는 '선순환'이 가능하다.

과연 두 사람은 <맘마미아>를 통해 선의의 경쟁을 펼칠 수 있을까? 만약 두 사람이 <맘마미아>에서 만난다면 올해 연말 시상식에서 여성 MC의 이름이 대상 수상자로 호명되는 것도 꿈은 아닐 것이다. 두 사람의 조합을 기대해본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개인 블로그(이카루스의 리뷰토피아), 미디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이영자 박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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