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겨울> 속 '노희경 사단' 배종옥, 송혜교, 김태우, 김범, 서효림 등 배우들은 모두 지금까지 노희경 작가와 한 회 이상씩 호흡을 맞춘 배우들이다.

▲ <그 겨울> 속 '노희경 사단' 배종옥, 송혜교, 김태우, 김범, 서효림 등 배우들은 모두 지금까지 노희경 작가와 한 회 이상씩 호흡을 맞춘 배우들이다. ⓒ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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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수목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가 일본 드라마 <사랑 따윈 필요 없어, 여름>을 원작으로 한 것임은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원작과는 별개로 노희경 작가 특유의 필력과 김규태 PD의 연출력이 '작품성과 함께 대중성도 있는' 드라마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일본 원작에만 기댄 것이 아니라 한국 시청자들의 눈높이에 맞출 수 있는 발전적인 콘텐츠를 생산해 냈다는 것에 더욱 의미가 있다.

특히 노희경 작가는 <그들이 사는 세상>이나 <거짓말> <꽃보다 아름다워> 등 마니아 드라마를 많이 집필했다는 점에서 작품성은 그간 인정 받아왔지만 대중성이 부족한 작가가 아니냐는 평을 많이 받아왔던 바, <그 겨울>이 동 시간대 방영되는 다른 드라마들에 비해 시청률이 높다는 것도 매우 고무적이라고 할 수 있다.

 <굿바이 솔로>의 한 장면. 미리(김민희 분)와 영숙(배종옥 분)이 이야기하고 있다.

배종옥은 '노희경 사단'의 대표적인 배우다. 사진은 드라마 <굿바이 솔로> 중. ⓒ KBS


'노희경 사단', 몇몇 배우들에 국한된 것이 아쉽다 

<그 겨울>의 성공은 그간 '노희경 사단'이라고 불려온 배우들의 열연에도 그 공을 돌릴 수 있다. 오수 역의 조인성, 문희선 역의 정은지, 이명호 역의 김영훈 정도를 제외하고는 <그 겨울> 주연 배우 대부분이 '노희경 사단' 배우들이라는 점을 주목할 수 있다.

송혜교는 <그들이 사는 세상>에서 노희경 작가와 처음 호흡을 맞췄으며, 배종옥은 <꽃보다 아름다워> <그들이 사는 세상> <굿보이 솔로> 등 작품을 하며 노희경 작가와 끈끈한 우정을 과시해왔다. 김태우는 <거짓말>에서, 김범은 <빠담빠담 그와 그녀의 심장박동 소리>에서 노희경 작가와 함께 작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듯 한 차례 이상 같이 작업을 하며 연기력이 검증된 배우들이 <그 겨울>에 합류하게 된 것도 <그 겨울>의 상업적인 성공을 가져다 준 한 요인이라고 할 수 있는데, 다소 아쉬운 것은 기존에 노희경 작가와 같이 작업한 배우들이나 중견 배우들을 제외한 신인 배우들에게는 비중 있는 역할을 맡을 만한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부익부 빈익빈' 조장 않으려면 더 많은 기회 돌아가야

노희경 작가의 작품은 특유의 휴머니즘적 요소가 작품 전체를 지배하고 있다는 점에서 많은 배우들이 선호하고 있다. 특히 배종옥, 윤여정 등 오래도록 연기자 생활을 해 온 배우들이 지속적으로 출연을 원하고 있다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특히 작은 역할 하나라도 그저 주연 배우를 뒷받침하는 것이 아니라 작품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그 의미가 있다는 점에서 출연 배우들을 모두 빛나게 한다는 것이 미덕이다.

<그 겨울>에서도 지금껏 노희경 작가와 호흡을 맞춰 온 배우들의 연기와 작품 내에서의 조화가 돋보여 지금까지의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어 왔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안타까운 건, 앞으로 노희경 작가 작품에서 비중 있는 조연을 맡거나 극의 흐름을 끌고 가는 주인공이 될 수 있는 배우들이 '노희경 사단'에 국한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최근 종편 드라마의 시청률 신화를 이룩해 낸 김수현 작가의 <무자식 상팔자> 역시 정준·유동근·김해숙·이순재·하석진 등 '김수현 사단' 배우들이 주를 이뤄 극을 이끌어 갔다. '사단'이라는 말은 스타 작가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배우들 역시 몇 되지 않는다는, 또 다른 '연예계 부익부 빈익빈'의 일면을 보여준다.

노희경 작가는 지금껏 본인이 집필한 작품들에서 늘 '인간애'를 강조해 왔다. 그런 점에서 굳이 시청률이 높지 않아도 작품성은 인정을 받아 왔고 그와 더불어 팬층도 두텁게 형성되어 있는 작가 중 한 명이다.

드라마의 성격 상 상업적인 면도 무시할 수 없기에, 여태껏 작품 활동을 같이 하며 연기력이 검증된 배우들 위주로 다시 극을 만들어 가는 것도 이해는 간다. 하지만 다음 작품에서는 보다 많은 '신선한' 배우들을 기용해 '신인 발굴'을 해 나가는 것도 노희경 작가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닐까 싶다.

<그 겨울>의 '노희경 사단'이라 불리는 배종옥·김태우·김범·송혜교 등 배우들은 이미 스타성을 인정받아 왔고, 노희경 작가의 작품이 아니더라도 이들에게는 기회가 많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공중파 드라마에서 역할을 맡는 것이 '하늘에 별따기'라고 여기는 배우 지망생들은 본인에게 주어질 기회를 잡기 위해 어떠한 줄이든 동아줄이라 여기며 발버둥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신인 배우들뿐 아니라 기존에 인기를 얻었던 배우들이라도 하락세에 있는 경우 더욱 기회를 잡는 것에 목말라 하는 것이 현실이다.

물론 노희경 작가가 기회가 없는 배우들에게 역할을 만들어 줘 가며까지 집필 활동을 해야 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대중성과 작품성을 두루 갖춘 '스타 작가'가 된 입장에서 보다 많은 배우들과 함께 작업하며 '노희경 사단'의 범주를 넓혀 간다면, 그가 참여하고 있는 봉사단체 활동으로서 뿐만이 아니라 작가로서도 나눔의 사랑을 실천하는 작가가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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